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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감님 어서오세요~ 멍멍
[CULTURE] 디자이너의 숨은 털뭉치 뮤즈를 소개하다
by Chloe2023.05.09
크리에이티브에 꼭 필요한 건 뭐다? ‘영감(靈感)’이다. 소설가, 화가, 작곡가 등 모든 창작 노동자들(?)이 늘 영감에 목말라 있는 이유다.
그 중에서 패션 디자이너들는 ‘뮤즈(Muse)’라고 부르는 인물을 통해 나만의 디자인을 완성하기도 한다. 뮤즈의 대상은 대부분 이성이지만, 때론 다른 종의 생명체가 영감을 불어 넣기도 한다. 특히 사랑스런 털뭉치들 말이다.
물론 그들의 입을 통해 들은 바는 없지만, 반려인으로서 심증은 확실하다. 99%.
SAINT LAURENT (feat.무지크)
이브 생 로랑(Yves Saint Laurent)은 1955년 19살의 나이에 크리스챤 디올의 조수로 디자이너의 커리어를 시작해 천재성을 인정받았다. 그리고 1961년 브랜드 이브 생 로랑을 론칭하고, 아트와 패션을 접목한 ‘몬드리안 룩’과 남성의 클래식 수트인 턱시도를 여성의 이브닝 웨어로 만든 ‘르 스모킹’으로 세상을 뒤집어 놓았다.
이브 생 로랑의 파격의 뒤에는 반려견 무지크(Moujik)가 있었다. 프렌치 불독인 무지크는 그의 작업실은 물론 침대까지 오를 수 있는 유일한 생명체였다. 둘은 한 시도 떨어져 있지 않았다. 무지크와 함께 한 시간 동안 이브 생 로랑은 크리에이티브의 천상계를 누볐다.
VALENTINO (feat.올리버)
디자이너 발렌티노 가라바니(Valentino Garavani)는 1959년 로마 콘도티 거리에 맞춤복 아틀리에를 오픈했다. 그리고 전통적인 여성성을 파괴한 이브 생 로랑과 달리 여성미를 강조한 우아하게 섬세한 디자인으로 주목을 받았다. 특히 버건디 컬러의 화려한 원피스는 그의 시그니처이다.
우아한 발렌티노의 무드와 달리 그의 영감을 자극한 것은 우스꽝스럽게 귀여운 퍼그였다. 그의 첫 사랑은 올리버(Oliver)였다. 올리버는 1980년대 론칭한 서브 브랜드명으로도 사용하기도 했다.
올리버 이후로도 발렌티노 가라바니는 은퇴할 때까지 여섯 마리의 퍼그와 모든 일정을 동행하며 함께 생활했다.
THOM BROWNE (feat.헥터)
톰 브라운(Thom Brwone)은 대학에서 경영학을 전공했고, 10년간 배우로 활동하다가 1997년 서른이 넘어 ‘조르지오 아르마니’ 회계 담당자로 취직하면서 패션 디자인에 눈을 떴고, 늦깎이로 ‘클럽 모나코’에서 디자이너의 경력을 시작했다. 그리고 2001년 본인의 이름을 건 톰브라운을 론칭했다.
사업 초기에는 맞춤 수트를 만들었지만, 2004년 기성복으로 사업의 영역을 확장하면서 승승장구하기 시작했다.
그의 사랑스러운 뮤즈 헥터(Hector)는 2015년 톰브라운의 가족이 되었다. 헥터 역시 다른 디자이너들과 마찬가지로 모든 순간을 톰브라운과 함께 하며, 스트레스 지수는 낮추고 창작 지수는 올리는 역할을 톡톡해 해내고 있다.
POLO RALPH LAUREN (feat.럭비)
랄프로렌(Ralph Lauren)은 패션 불모지 미국을 대표하는 디자이너 중 하나이다. 1939년 가난한 유태인 집에서 태어난 그는 고등학교를 졸업하자 마자 넥타이 회사에서 일을 시작했다. 거기서 처음 영국 귀족 가문을 모티브로 넥타이를 만들어 존재감을 알렸고, 1972년 드디어 ‘폴로 티’로 불리는 피케셔츠로 세계적인 브랜드로 발돋움했다.
랄프로렌의 곁을 지키는 반려견은 럭비(Rugby)이다. 럭비는 랄프로렌 소유의 거대한 목장이 있는 콜로라도의 유기견 출신이다. 불우했던 떠돌이 개에서 견생역전에 성공한 럭비는 랄프로렌과 뉴욕 본사와 콜로라도 목장 어디든 함께 하는 든든한 파트너가 되었다.
TOM FORD (feat.존)
파슨스 디자인 스쿨에서 실내 인테리어를 전공한 톰 포드(Tom Ford)는 밀라노로 이주해 1994년 구찌 여성복 디자이너로 발탁됐다. 이후 다 죽어가는 구찌에 젊고 섹시한 이미지를 불어넣으며 세계적인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인정받았다.
이후 루이비통에서는 전설의 3초백을 유행시키는 등 압도적인 세계 최정상 디자이너로 군림했다.
그의 쉼 없는 창작열에 기꺼이 땔감이 되어 준 것은 스무스 폭스테리어 존(John)이었다. 존은 13년간 톰포드의 전성기를 곁에서 조력했다. 존이 톰포드를 떠난 후에는 ‘앵거스(Angus)’와 인디아(India)’라는 동종의 털뭉치 친구가 자리를 대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