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랄프로렌, 당신 쫌 멋진데…

[BRAND] 전지적 반려관점으로 ‘랄프로렌’을 파헤치다

by Eugene2022.06.17

‘랄프로렌(Ralph Laulen)’은 우리에겐 ‘폴로(Polo)’로 더 친숙한 브랜드다.

랄프로렌은 ‘브룩스 브라더스’ ‘제이크루’ ‘갭’ 등과 더불어 미국 패션의 자존심을 상징하는 브랜드 중 하나다. 미국 대통령 취임식에서 대통령은 브룩스 브라더스, 영부인은 랄프로렌을 입는 게 오랜 관례일 정도이니.

우리나라에서는 1990년대부터 2000년대 초까지 왼쪽 가슴팍에 말 한 마리씩 달고 있으면 어깨가 으쓱하던 시절도 있었다.

그렇게 뜨거웠던 폴로 열풍이 사그라들고 오랫동안 잠잠했지만, 요즘 들어 다시 슬금슬금 거리에서 포니 로고가 심심치 않게 눈에 띄기 시작했다.

트렌드는 늘 돌고 도는 거니까.

랄프로렌, 알고 보면 개천용

폴로 랄프로렌의 설립자인 랄프로렌은 1939년 가난한 유태인 집안에서 태어났다. 당시 미국 사회에서 유태인에 대한 이미지는 상상 이상으로 부정적이고 적대적이었다.

그런 환경에서 자란 어린 랄프로렌의 꿈은 백만장자였고, 대학 진학을 포기하고 고등학교를 졸업하자 마자 넥타이 회사에서 일을 시작한다.

디자인과 유통 구조를 익힌 랄프로렌은 독립해서 처음으로 영국 귀족을 모티브로 한 넥타이를 만들었는데, 그 이름이 바로 ‘폴로’였다.

당시 트렌드보다 훨씬 폭이 넓은 이 넥타이는 대박이 터졌고, 이후 브랜드 명을 ‘폴로 랄프로렌’으로 변경하고 본격적인 패션 사업을 시작한다.

폴로 랄프로렌은 1972년, 일명 ‘폴로 티’로 불리는 피케 셔츠를 출시하면서 어엿한 글로벌 패션 브랜드로 올라섰고, 시그니처인 럭비 셔츠, 옥스포드 셔츠, 니트 풀오버, 치노 팬츠 등을 줄줄이 선보이면서 미국 프레피룩(preppy look)*의 대명사가 되었다.

가난한 유태인 소년, 랄프로렌의 아메리칸 드림은 그렇게 현실이 됐다.

*프레피룩 Preppy Look
미국 아이비리그와 사립학교 복식을 기본으로 한 캐주얼 패션 스타일.

동물은 랄프로렌의 또 다른 페르소나

성공한 사업가 랄프로렌에게는 두 가지 애호의 대상이 있다. 하나는 ‘패션’, 두번째는 ‘동물’이었다.

특히 말과 더불어 반려견은 랄프로렌의 또 다른 페르소나라고 할 만큼 화보 속에 자주 등장했다. 미국에서는 개가 등장한 최고의 랄프로렌 화보를 뽑는 콘텐츠가 매년 발행되었고, 선호도가 높은 인기 콘텐츠였다.

뿐만 아니라 랄프로렌은 반려인과 함께 시밀러룩으로 믹스매치할 수 있는 ‘펫 라인(Pet line)’ 컬렉션을 폴로의 시그니처 아이템을 재해석해 꾸준히 선보이고 있다.



2013년에는 미국 유기견 보호 단체인 ASPCA(The American Society for the Prevention of Cruelty to Animals)와 ‘The Dog Walk’라는 캠페인을 한 달간 진행했다.

랄프로렌은 캠페인 기간 동안 ‘The Dog Walk’ 관련 상품 매출의 10%를 유기견의 입양을 지원하기 위해 ASPCA에 기부했다. 요즘에는 이미지 제고를 위한 동물관련 브랜드 캠페인이 흔해 “이게 뭐가 새롭냐”고 반문할 수 있지만, 10년 전에는 꽤 특별했다.

랄프로렌의 퍼스트독 ‘럭비’

그 동안 여러 품종의 멋들어진 개들이 랄프로렌의 화보에 등장했지만, 정작 랄프로렌의 마음을 사로잡은 퍼스트독(First Dog)은 누가 뭐래도 믹스 유기견, ‘럭비(Rugby)’였다.

럭비는 10여년 전 랄프로렌 소유의 16,000 에이커(여의도의 22배 크기) 규모 목장이 있는 콜로라도에서 랄프로렌 부부가 입양한 떠돌이 개다. 럭비는 랄프로렌의 베프가 된 이후로 뉴욕 본사 사무실과 레스토랑 ‘The Polo Bar’에서 회장님의 옆에 앉을 수 있는 유일한 지구 생명체가 되었다.

맨하탄 미드타운에 있는 ‘폴로 바(The Polo Bar)’는 세계 여러 도시에 레스토랑과 카페를 소유하고 있는 미식가 랄프로렌이 가장 즐겨 찾는 핫플레이스인데, 여기서 럭비는 셰프가 직접 자신만을 위해 준비한 버거를 즐긴다고 알려져 있다.

아무튼 우리가 랄프로렌의 피케셔츠를 한 장 살 때마다, 럭비가 먹는 햄버거 패티의 두께가 0.000001mm 두툼해질 지도 모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