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분 읽기
“인간은 동물의 감시를 받고 있어”
[PEOPLE] ULPO 지구 동물 담당 ‘달리’를 만나다
by GGondae2023.02.15
달리(DALI)는 포블스에서 전속 모델 겸 웹툰 ‘포믹스(POMICS)’ 주인공으로 활동하고 있지만, 포블스 핵심 관계자 누구도 달리와 친구들을 직접 만나거나 본 적이 없다.
달리와의 첫 만남은 신비로웠다. 포블스 오픈을 몇 달 앞두고 있던 어느 날, ‘모델 원함’이라는 짧은 제목의 이메일이 한 통 도착했다. 그렇게 달리와 최저임금으로 10년 전속 계약을 맺었다.
하지만 얼마 후 우연히 알게 됐다. 달리가 ULPO(Universe Life Protection Organization, 우주생명보호기구)라는 우주 단체에서 지구로 파견된 외계인이라는 걸.
그래서 포블스는 사실 확인을 위해 달리에게 급히 화상 미팅을 요청했다.
이 인터뷰는 지난 2022년 12월에 진행했으며, 포블스 운영진은 오랜 고민 끝에 달리의 충격적인 고백을 공개하기로 결정했다.
지구의 모든 반려인들을 위해…
Q. 달리야~ 안녕. 자기소개 먼저 부탁할게.
한국말로 하면 되나? 안녕~ 포블리언들. 난 달리라고해. 다들 알다시피 포블스에서 모델로 활동하고 있고, 포믹스라는 반려 리얼리티 웹툰에도 출연하고 있어.
Q. 며칠 전에 회사로 네가 외계인이라는 제보가 왔어. 사실이야?
맞아. 내 고향은 여기서 한 1500광년 정도 떨어진 살바돌 행성이야. 지구 계산법으로 하면 올해 825살이야. 이제 막 우주 활동을 시작한 은하 초년생이지. 800살에 우주 생명보호 기구인 ULPO에 입사했는데, 우리 행성 역사상 최연소 입사라서 신동 났다고 난리가 났었어.

Q. 그럼 지구에는 왜 오게 된 거야?
25년 동안 ULPO 수습기간을 마치고 정규직이 되어 지구 부서에 개 담당으로 발령을 받았어. 그리고 2021년 3월에 처음 지구에 도착했지. 그리고 지시받은 대로 남산에서 유기견 시루를 찾아서 조사를 했어. 그런데 시루가 비상탈출 버튼에 오줌을 싸는 바람에 우주선이 고장 나버린 거야.
Q. 고장난 우주선은 지금 어디에 있는데.
서울 남산에 가면 엄청 큰 나무가 한 그루 있어. 그 아래 묻어뒀어. 지금 내가 화상 미팅하고 있는 곳이 바로 비글호 안이야. 인스타그램 보니까 다들 차박이 유행이더라고. 난 여기서 가끔 시루랑 차박 대신 (우주)선박을 즐기고 있어.
Q. ULPO에선 너희들을 데려갈 구조대가 오지 않아?
지구에 조난됐다고 본부에 보고했더니, 10년 후에 다음 현장 파견팀이 도착한다고 해서 기다리고 있어. 그래도 천만 다행이야 금방 온다고 해서. 한 120년쯤 걸릴 줄 알았는데.. 그래서 잠깐 알바도 할 겸 포블스에 연락한거야.
Q. ULPO는 정확히 무슨 일을 하는 곳이야?
ULPO의 풀네임은 ‘범우주 생명 보호기구’야. 영어로는 Universe Life Protection Organization. 우주의 모든 생명체들을 보호하고 보존하는 우주연합 단체야. 그 이상은 대외비라 말 못해. 미안!
Q. 어! 뒤에 아몬이랑 나나도 보이네. 얘들의 역할은 뭐야?
아몬은 ULPO 입사는 나보다 먼저했지만, 수습은 1년 늦게 마쳤어. 지구 고양이 담당을 맡고 있고, 나보다 21살 많은데… 우리 은하계에서는 위아래 100살 까지는 다 친구야. 게으른 귀차니스트지만, 똑똑하고 현명해.
인간들은 나나는 장난감인줄 알지만, 사실 최신형 통신 로봇이야. 우린 나나를 통해 ULPO 본부에서 미션을 받고, 보고서도 우주로 전송해.
Q. 포블스에서 모델 일하는 게 힘들지는 않아?
힘들어. 포블스 넘들 돈은 코딱지만큼 주면서 시키는 게 넘 많아. 그래도 어쩌겠어 해야지. 월세도 내야하고, 외식도 해야하고, 시루 사료도 사야하고, 은행가서 10원짜리도 바꿔야 하고.
Q. 요즘에 누가 10원 짜리를 쓴다고 환전을 해?
아!! 나나의 에너지원이 구리이거든. 그런데 서울에서는 구리를 사는 거보다 10원짜리가 더 싸더라고. 그래서 나나는 매달 10원짜리 동전을 5만원 어치씩 사다가 먹여. 가끔 안 보이면 동네 자판기 옆에 가있어. 떨어지는 동전 주워 먹으려고.
Q. 어~ 뒤에 시루가 뛰어다닌다~ 조심해. 그런데 서울에서 시루를 데리고 사는 건 어때?
시루는 엄청 고급스럽게 생겼잖아. 색깔도 시꺼멓고, 쪼꼬맣게 말려있는 귀랑 꼬리도 도도하잖아. 그래서 그런가 인간들이 시루가 너무 귀티가 나서 부담스러운가 봐. 다른 개들은 잘 예뻐해주는데, 시루한테는 선듯 접근을 못하더라고. 그래서 산책을 가면 아주 편해. 우리 근처에 얼씬도 안하니까.

Q. 시루랑 산책하면서 신기한 건 없었어?
인간들은 개똥을 되게 귀하게 여기나봐. 개들이 응가를 눌 때만 기다렸다가, 나오기라도 하면 누가 훔쳐가기라도 할까봐 곧 바로 비닐 봉지에 담아서 꽁꽁 챙기더라고. 나도 인간들 따라서 귀한 시루 응가를 꼭 집에 챙겨오고 있는데, 아직 어디에 쓰는지 몰라서 안방에 쌓아두고만 있어. 혹시 너 필요하면 말해. 10봉지 정도 사무실로 보내줄게. (아... 아니 괜찮아...)
Q. 10년 동안 지구에 있어야 한다고 했잖아. 그 동안 ULPO의 다른 미션도 있는 거야?
이건 비밀인데 지구에는 아주 많은 ULPO 비밀 요원들이 활동하고 있어. 다들 개, 고양이, 고슴도치, 금붕어, 햄스터, 도마뱀, 앵무새 같은 동물로 위장하고 인간 세계로 잠입해 활동 중이지. 나랑 아몬은 전 세계에서 활동하고 있는 비밀 요원들에게 ULPO의 지령을 전달하고, 요원의 인간 감시 보고서를 본부로 전송하는 일을 하고 있어.
Q. 와~ 대박. 그런데 왜 인간을 감시하는 건데.
ULPO의 인공지능 생명 보호 시스템에서 지구를 적색 행성으로 분류했거든. 적색 행성은 생명체들의 행복이 심대하게 침해받는 위험 지역이라는 뜻이거든. 적색 행성인 지구의 여러 생명체 중에서도 인간의 평점이 가장 낮았어. 그래서 ULPO는 30년전 부터 인간에 대한 실태조사를 시작했어.

Q. 지구에서 인간을 감시 중인 비밀 요원들이 많아?
어..어... 시루야 화면 가리잖아. 방해하지 말고 쫌 나와봐봐. 미안~ 무슨 질문했더라.. 어! 정확한 숫자는 파일을 확인해봐야 하는데… 인간과 친한 동물들 위주로 대략 2만5000마리 정도가 현장직으로 파견되서 현재 활동 중이야.
Q. 그럼 비밀요원들이 전송한 인간 감시 보고서는 ULPO에서 어떻게 사용돼?
아마 인간에 대한 심층 연구 데이터로 활용될 거야. 우린 중간 관리자라서 ULPO에서 지시한 것만 전달할 뿐이라 자세한 건 잘 몰라.
Q. 너무 놀라운 사실이라 조금 당황스럽긴 하네.
쉿!! 이건 우리만 아는 비밀이야~ 알지? 그래도 다행인 건 인간에 대한 ULPO 생명 보호 평점이 많이 올라가고 있데. 조금만 더 노력하면 적색 행성 지정도 해제될 수 있을거야. 그러니까 앞으로 포블스 역할이 더 중요해. 지구의 안녕과 우주의 평화를 위해서.
Q. 그래도 인간에 대한 평가가 나아지고 있다니 마음이 좀 놓인다.
어허~ 긴장해. 우리 비밀 요원들이 아직 너희들을 24시간 빈틈없이 감시하고 있으니까. 매일 옆에서 쿨쿨 잠만 자고 있는 것 같아도, 고도의 위장술일 뿐이야.
Q. 어.. 어!! 구럼 구럼. 좋은 정보 알려줘서 고마워. 아몬과 시루, 나나도 반가웠고.
우린 오늘 우주선에서 자고 갈거니까. 혹시 더 궁금한 거 있으면 연락해.
Q. 그럼 마지막으로 질문 하나만 더. 혹시 포블스에서 일하고 있는 라떼랑 리보도 ULPO 비밀 요원이야?
... 호스트가 회의에서 나갔습니다. (화면 안내 문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