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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의 뷰파인더로 반려를 보다

[PEOPLE] PAWPAL의 젊은 대표, 백경연 님을 만나다

by Eugene2022.07.20

“세상은 자극으로 넘쳐나요. 그게 너무 힘들었어요.”

담담한 자기 고백이었지만… 목소리는 카랑하고, 눈은 형형하게 빛나고 있었다.

나이와 성별에 관계없이 윤이 나는 사람이 있다. 스스로 인생을 결정하고, 그 길을 만들어 가는 사람들에게서만 보이는 반짝임.

미국 FIT(Fashion Institute of Technology)에서 패션 디자인을 전공하고, 뉴욕 기반의 하이엔드 브랜드 ‘샌디리앙(Sandy Liang)’에서 일하다 2년 전부터 홀로 반려동물 브랜드 ‘퍼팔(Pawpal)’을 준비 중인 백경연 님이 바로 그런 사람이었다.

Q. 우선 경연 님 소개부터 해주세요.
안녕하세요. 반려동물 브랜드 퍼팔을 전개 중인 백경연입니다. 중학교를 마치고 미국으로 건너가 패션을 전공했고, 2년 전에 한국으로 돌아와서 브랜드 기획과 제품 디자인, 생산 등을 혼자 준비했어요. 이제 출시를 앞두고 있습니다.

Q. 귀국하기 전에는 뉴욕의 하이엔드 디자이너 브랜드에서 일했다고 들었어요.
‘샌디리앙(SANDY LIANG)’이라는 브랜드에서 디자이너로 일했어요. 현지에서는 젊은 하이엔드 브랜드로 인기가 많아요. 한국에서는 반스 콜라보레이션으로 꽤 알려졌더라고요.

Q. 그런데 갑자기 반려동물 브랜드를 시작한 계기가 있나요?
갑자기는 아니고, 샌디리앙에서 일할 때부터 준비를 시작했어요. 샌디리앙은 수입 고급 소재를 주로 사용했는데, 자투리 원단이 회사에 구석구석 쌓여 있었어요. 처치곤란인 그 원단을 직원들이 사용하게끔 해줬어요. 그 원단으로 반려견 옷을 만들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죠. FIT에서 주말에 반려동물 옷 패턴 메이킹 수업을 들으면서 제품들을 만들기 시작했어요. 그때부터 반려동물 브랜드를 구상하기 시작했습니다.

Q. 그래도 패션을 포기하는 건 쉽지 않았을 것 같아요.
패션이 좋아서 전공도 하고 일도 했지만, 수 많은 자극에 지쳐 있었어요. 현대 사회는 자극으로 넘쳐 나잖아요. 소리, 냄새, 더위, 정보, 코로나19까지… 제겐 트렌드 또한 자극이었어요. 본질보다는 감각적으로만 빠르게 소구하고 버려지는 과정 속에서 제가 소모되는 게 느껴졌거든요. 그래서 자극 없이 일상에 스며드는 그런 브랜드를 만들고 싶었어요. 그리고 동물을 사랑하는 마음이 깊다 보니 굳이 패션을 고집할 이유도 없었어요.

Q. 한국에서 브랜드를 혼자 준비하는데 어려움은 없었나요?
10년 넘게 미국에서 생활하다 보니 온전히 미국인도 아닌, 그렇다고 한국인도 아닌 경계선에 제가 서있더라고요. 자연스럽게 ‘혼자’를 선택했고, 힘들기는 했지만 혼자라서 생각할 시간이 많아 좋았어요. 1년 넘게 브랜드에 대해서만 고민했거든요. 내 선택에 대해서 내가 책임을 져야 하는 부담은 있지만 기꺼이 즐겨야죠.

Q. 그 시간 동안 요 녀석(고양이)이 큰 도움이 되었겠는데요.
네~ 이름이 ‘퍼들스(Puddles)’에요. 친구가 1년 전에 동대문에서 구조했는데, 처음에는 끈끈이 쥐덫에 걸린 작고 가냘픈 아기 고양이였죠. 애를 보고 안 키울 수가 없었어요. 제가 원래 개를 좋아하는데, 고양이만의 매력이 어마어마 하더라고요.ㅎㅎ 그래서 고양이 알러지가 있는데도, 함께 행복하게 지내고 있어요.

Q. 그렇게 2년만에 세상에 내 놓은 브랜드 퍼팔은 어떤 브랜드인가요?
퍼팔은 아름다운 일상에 조화와 영감을 주는 디자인으로 반려인과 반려동물을 연결하는 라이프스타일 브랜드가 콘셉트입니다. 많은 이들이 아름다운 일상 속에 퍼팔이 어느 샌가 스며들어있는 모습을 발견하길 바라요. 그래서 심플하지만 어떤 TPO에도 자연스럽게 녹아나는 그런 아이템을 좋은 소재로 완성도 있게 제안하려고 해요.

Q. 그런데 퍼팔의 첫 아이템이 옷이 아니라 용품이에요.
제가 더 잘 할 수 있고, 관심있는 분야가 뭘까.. 생각했을 때 옷보다는 스몰 레더(Small Leather) 아이템이었어요. 작은 잡화가 스타일의 연결과 균형을 잡아주는 역할을 한다고 생각했거든요. 착장이 심플하면 이런 액세서리로 포인트를 줄 수도 있고요.

Q. 화보가 컨템포러리 패션 브랜드를 연상시킬 만큼 멋져요. 특히 토스트 위에 올려서 촬영한 칼라(Collar)가 인상적인데요. 어떻게 촬영 아이디어를 얻었는지 궁금합니다.
제품을 기획하면서 컬러 웨이(color way)가 애플파이 같다고 혼자 상상하며 좋아했었어요. 그때 떠올렸던 게 빵 위에 잼처럼 연출하면 어떨까였죠. 반려동물과 함께 나른한 주말 오후 늦은 브런치를 먹는 것처럼 평화로운 일상이 그려지지 않나요? ㅎㅎ 일상 속 자극에서 벗어나 온전한 나만의 시간을 퍼팔만의 편안한 아름다움으로 표현하고 싶었습니다.

Q. 제품의 퀄리티와 완성도가 매우 높습니다.
정부 지원자금을 제품 제작에 아낌없이 투자했어요. 좋은 가죽을 고르고 골라 사용했고, 제품에 들어가는 부자재도 금형을 직접 떠서 만들었습니다. 절개도 많아서 마감도 꼼꼼하게 처리했어요. 일부는 수작업으로 봉제를 해야 할 만큼 공정도 난이도가 있어서 공장들이 고생을 많이 했어요.

Q. 칼라, 리쉬, 목걸이 이외에 다른 아이템도 준비 중인가요?
하드 캔버스 이동가방은 현재 샘플 작업 중이에요. 반려동물을 위한 제품이지만, 여행이나 일상에서도 멀티 백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만들고 있습니다. 그리고 작년에 서울의 한 자치구와 공동으로 고양이 숨숨집을 제작하려고 준비했던 프로젝트가 있어요. 고강도 하드폼으로 조립할 수 있도록 만든 제품인데요. 재원 문제로 보류됐었는데, 상업화시켜볼 예정이에요. 이외에도 하이엔드 제품군과 별개로 다양한 협업을 통해 퍼팔의 디자인 감성을 담은 중가 제품들도 선보일 계획입니다.

Q. 런칭은 했지만, 아직 공식적인 판매는 시작하지 않은 걸로 아는데요. 언제쯤 시장에서 만나볼 수 있을까요?
우선 8월에 뉴욕에서 열리는 ‘뉴욕 나우’라는 라이프스타일 전시회에 참가해요. 거기서 여러 쇼핑몰과 부티크의 세일즈 담당자들과 현지 입점 관련해서 미팅을 할 예정이에요. 퍼팔에 대한 바이어들의 반응을 확인하고 싶어요. 그리고 전시회 마친 후 2달 정도 미국에 머물면서 백화점, 편집숍 등에 입점 영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하려고 합니다. 국내에서는 오프라인을 통해 먼저 선보일 것 같아요. 조금만 기다려주세요.ㅎㅎ

백경연

하이엔드 반려동물 브랜드 퍼팔(PAWPAL)의
창업자이자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인 경연 님은
코리안숏헤어 퍼들스와 반려생활 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