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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피 덕분에 ‘타피’가 생겼어요
[PEOPLE] 브랜드 타피의 대표 윤성곤 님을 만나다
by Bean2022.06.07
인산인해(人山人海)였다.
고루한 표현이지만, 지난 5월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펫페어가 딱 그랬다.
부지런한 꿀벌처럼 양손 가득히 쇼핑백을 들고 분주히 부스를 찾아 다니는 반려인들. 리드줄을 따라 혹은 개모차에 앉아 그런 집사와 함께 쇼핑을 즐기고 있는 털뭉치들.
그 중 눈길을 나를 사로잡은 건 바로 개모차 위로 시크하게 불쑥 튀어나온 사랑스런 캐릭터 방석이었다. 꽤나 많은 개모차가 브랜드는 달랐지만, 강아지인지 토끼인지 모를 같은 캐릭터 방석을 안에 넣고 있는 게 아닌가.
“저 캐릭터를 어디서 봤더라… 눈에 익은데…”
한동안 생각의 꼬리를 따라간 후에야 떠올랐다. 이탈리안 그레이하운드와 반려인의 스냅 사진 속 풉백에서 본 바로 그 캐릭터!
부랴부랴 포블스 어플을 열어 인스타그램 링크를 타고 들어가보니 이 사랑스런 방석은 반려동물 전문 브랜드 ‘타피(Taaffe)’의 시그니처 아이템이었고, 스냅의 주인공인 윤성곤 님은 타피의 대표였다.
한국은 좁고 좁아, 한 다리 건너고 두 다리 건너면 다 아는 사람이라더니.
그렇게 초록 위로 햇살이 뜨거운 초여름 날 이태원 타피 쇼룸에서 성곤 님과 마주 앉았다.
초록 위로 햇볕이 뜨거운 초여름이었다.
Q. 타피 브랜드는 어떻게 시작하게 되었나요?
타피(Taaffe)는 미국 유학 시절 독특해서 눈여겨본 브루클린 거리 이름이었어요. 타피를 입양하면서 그 이름을 지어주었죠. 그때만 해도 국내 반려동물 브랜드가 다양하지 않았어요. 그래서 용품을 주로 해외에서 구입했었죠. 해외니까 배송료도 비싸고, 제가 원하는 느낌은 국내에서 찾기도 힘들어서 ‘이럴거면 내가 직접 만들자’고 생각했어요. 마침 제 전공이 산업 디자인이거든요. 그게 타피의 시작이었습니다.
Q. 현재는 비비드한 패브릭과 사랑스런 캐릭터가 브랜드의 아이덴티티지만, 초기엔 오브제도 가죽이 메인이었고, 색감도 좀 더 무거웠던 것같아요. 브랜드의 방향이 바뀐 계기가 있나요?
오~ 날카로운 질문인데요. 사실 타피의 로고가 중간에 한 번 바뀌었어요. 프랑스 일러스트 작가에게 의뢰를 했습니다. 그 작가의 작품들을 보고 한 눈에 꽂혔거든요. 그렇게 새로운 로고타입과 캐릭터를 받았고, 거기에 맞춰 귀엽고 깔끔한 디자인을 추구하다 보니 지금의 타피가 나온 거 같아요. 타피 아이템 중에 가장 인기가 많은 게 베개예요. 그래서인지 베개 또한 컬러풀한 느낌으로 나오게 된 거 같아요.
Q. 프랑스 작가를 만난 게 타피에게 큰 터닝 포인트였군요.
휴베라는 이름의 작가인데요. 국내 리빙 브랜드에서 행사에서 우연히 만났죠. 너무 그림이 예뻐서 의뢰를 했습니다. 심플하지만, 어디에 적용해도 잘 어울리는 디자인이 진짜 어렵거든요. 결과물이 그렇게 잘 나왔습니다. 특히 전 모든 제품에 달려 있는 타피 캐릭터가 들어가 있는 노랑색 텍(tag)이 제일 마음에 들어요. 거기에 옛날 강아지 목걸이에 있던 방울을 달았는데, 손님들이 엄청 좋아하시더라고요. 들고 다닐 때 딸랑딸랑 소리가 나서 저희 시그니처가 되었죠.
Q. 타피는 컬러 플레이를 잘 하는 브랜드 같아요.
맞아요. 거기에 시간이 제일 많이 들이고 있습니다. ㅎㅎ 컬러 같은 경우, 인스타그램을 찾아보거나 패션 브랜드나, 해외 사이트를 보며 많은 자료를 얻고 있어요. 마음에 드는 색감이 있으면 거기에 맞는 조합을 찾아가는 거 같아요. 타피는 많은 제품을 제안하기보다 숫자가 적더라도 완성도를 높이는데 집중하려고 합니다. 회사의 역량도 그렇게 맞춰져 있고요. 새로운 아이템을 출시하는데 텀이 긴만큼 고객들이 질리지 않는 상품을 만들려고 고민을 많이 합니다.
Q. 바게트 빵 가방을 보며 미니멀한 것도 잘 하는 브랜드라고 느꼈어요.
타피가 이런 것도 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어요. 거기에 우리만의 위트가 들어갔으면 해서 블랑캣을 바게트 형태로 만들었어요. 요즘 예쁜 빵집을 많이 찾아가서 저런 형태의 가방이 나온 거 같아요.
Q. 비 반려인도 쓸 수 있을 정도로 너무 예뻐요.
맞아요. 이번 여름에 나오는 원더백은 아기자기하고 컬러풀한 걸 좋아하는 분들에게 제격이죠.
Q. 외국 여행을 좋아하는 거 같아요. 국내에서 볼 수 없는 낯 설음 때문일까요?
그들만이 할 수 있는 것들이 있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저도 그런 감성에 끌리는 거 같아요. 그렇지만 외국 것만 받아들이면 우리나라 사람들이 이질감을 느낄 수 있으니, 그걸 뻔하지 않게 우리 정서에 맞춰 잘 녹여 내는 게 관건이죠.
Q. 코로나 때문에 여행을 못 가서 좀 한가했겠는데요.
코로나 때 오히려 더 바빴어요. 정신없이 지나간 느낌이에요. 코로나 기간 동안 국내에 반려동물을 입양한 분들도 많아 졌지만, 해외에서도 반응이 좋아서요. 특히 중국사람들이 타피를 많이 좋아 하더라고요.
Q. 용품같은 경우에는 사이즈 이슈가 없어 글로벌 진출이 수월하겠어요.
용품부터 해서 반려동물 시장에서는 우리나라가 글로벌 경쟁력이 있다고 생각해요. 다들 워낙 잘 하니까요.
Q. 로고에 강아지랑 고양이가 있어서 그런데, 고양이용 쿠션도 출시할 예정인가요?
제가 아직 고양이를 키우고 있지 않아서. 고양이에 습성에 대해 잘 파악을 하지 못했어요. 제가 잘 알지 못하는데, 잘 만들 수 있을까라는 우려가 있어요. 그래서 고양이 쿠션은 아직도 고민 중입니다.
Q. 타피가 쓰는 패턴 중 체크가 눈에 띄는데요.
제가 심정적으로 디자인에 허용할 수 있는 맥시멈이 체크입니다.ㅎㅎ 다른 반려동물 용품들이 이미 화려하고 귀여운 패턴들을 많이 사용하잖아요. 변별력도 없을 것 같고요. 저희가 지금 캐릭터 얼굴을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여기에 따른 패턴이 추가되면 너무 과할 수 있겠다 싶어 체크까지만 제작하고어요.
Q. 타피 제품들은 집안 인테리어와 잘 융화되어 더 인기가 많은 거 같아요.
그래서 그런지 오트밀 컬러가 제일 인기가 많습니다. 예전에 제가 가구 디자인을 해서 기획 단계부터 전체적인 분위기에 잘 녹아날 수 있는 제품들을 만들려고도 하는 거 같아요. 스너글은 베개와 믹스매치 할 수 있는 재미도 있어요. 선택의 폭을 많이 두자는 생각으로 컬러도 네 가지 이상 구성하고요. 풉백도 마찬가지이고요.
Q. 타피 중 제일 잘 뽑았다 생각하는 제품이 있나요?
스너글 제품이 제가 했지만 제일 잘 나온 것같아요. 다른 쿠션들은 중국에서 카피도 많이 하는데 이건 제작 방법이 어려워서 따라하지 못하더라고요. 이게 원래 개모차용이 아닌데, 어느 순간부터 많이 사용하더라고요. 베개랑 세트로도 많이 사기고도 하시더라고요.
Q. 타피가 꿈꾸는 지향점도 궁금합니다.
지금처럼 ‘타피 없으면 안 돼’ 같은 느낌으로 트랜드를 리드하는 이미지였으면 좋겠어요. 원가 비율 신경 쓰지 않고 만들고 있거든요. 좋은 퀄리티를 뽑아 내기 위해서요. 그 목표를 향해 더 노력해야죠.
Q. 타피 때문에 생긴 브랜드여서 그런지 타피와의 반려생활이 궁금해요.
타피와의 생활은 너무나도 완벽해요. 아이들을 보면 사람의 삶 속에 스며드는 것 같아요. 살아가며 사람과 개가 서로 맞춰가는 듯하지만 개가 가족에게 더 맞춰주는 듯한 느낌을 받기도 해요. 그래서 인지 언제나 더 잘해주지 못해 미안한 마음과 함께 늘 옆에 있어줘서 고마운 존재예요.
Q. 마지막으로 성곤 님이 생각하는 이상적인 반려생활은 어떤 모습인가요?
이상적인 반려생활은 아이와 부모의 관계가 아닌가 싶어요. 각각의 부모가 자기 아이 키우는 방식, 사랑을 주는 방식은 조금씩 다르겠지만 함께 하는 동안 끝까지 책임 지는 것. 반려동물과 함께하는 시간이 본인의 삶에 녹아 드는 것이 가장 이상적인 반려생활이 아닐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