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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6_박수인 님과 오레오즈가 답하다
[問101] 반려인 101명에게 묻다
by Bean2022.05.20
우리는…함께라면 뭐든 해낼 수 있는 소심이 삼총사! 같이 태어난 동배들 중 가장 겁이 많았던 오레오와, 이전 주인에게 파양이 되어 거처가 몇 차례 바뀌었던 오즈, 그리고 독서와 영화감상을 취미로 삼던 전형적인 집순이 언니가 만나 캠핑과 패들보드, 등산과 여행을 즐기는 용감한 삼총사로 거듭났어. 혼자라면 선뜻 하지 않았을 일도 함께하면 즐거워지는, 우리는 그렇게 서로 의지하는 관계가 아닐까 해.
내가 보는 오레오&오즈는… 더럽(The Love). 사랑이지. 처음 오레오를 데려온 건 그저 강아지가 좋아서였지만 각자의 이야기로 오레오와 오즈가 내 삶에 들어온 이후로는 오레오즈라는 대상을 향한 사랑으로 바뀐 것 같아.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에서 오는 행복감, 서로의 언어를 알아가는 과정에서 오는 친밀감, 무슨 일이 있어도 끝까지 함께하겠다는 책임감까지. 오레오즈를 가만히 바라보고 있으면 보이는 건 사랑이야. 그 책임감의 표현으로 나는 늘 출근할 때 오레오즈에게 이렇게 인사해. “언니 사료값 벌러 다녀올게!”
오레오&오즈가 보는 나는… 호칭상 ‘언니’라고 하고 있기는 하지만, 엄마에 가까운 존재가 아닐까 싶어. 밥 주는 사람, 아플 때 챙겨주는 사람, 놀아주는 사람.
우리의 일상은…오레오즈는 아침밥을 오전 6시에 먹는데, 오즈는 5시부터 배가 고픈가 봐. 5시부터 온 방을 기웃거리며 아침밥 줄 사람을 깨우는 오즈알람이 되지. 다행히 오즈 알람엔 스누즈 기능이 있어서 얼굴에 바람을 후 불어주면 랜덤시간으로 잠깐 더 잘 수 있어져.
그렇게 아침밥을 먹고 나면 다시 늘어지게 자다 오전산책을 나가. 산책할 땐 그냥 차분히 걷기도 하고, 원반이나 공으로 놀기도 해. 보더콜리답게 어렸을 때부터 꾸준히 맞춰 온 호흡으로 멋들어지게 원반을 할 때면 종종 구경하는 사람들에게 멋있다고 칭찬을 듣기도 해.
오레오즈는 칭찬받는 건 귀신같이 알아서 다른 사람들에게도 같이 놀자고 손에 나뭇가지나 원반, 공을 쥐여주며 권유하기도 하는데 그 모습이 참 웃겨. 혹시 오레오즈의 놀이 권유를 받는 사람들은 조심해야 해. 시작은 자유지만 한 번 시작하면 쉽사리 끝나지 않거든.
오전 산책을 마치면 낮잠을 실컷 자다 저녁을 먹고 저녁산책을 나가. 이렇게 매일 산책하고 놀다 오면 아주 만족스럽게 잠을 청하는 오레오즈를 볼 수 있어.
우리가 좋아하는 것과 싫어하는 건... 좋아하는 건, 시원한 날씨, 넓은 잔디밭, 함께 수영할 수 있는 바다, 매일 걷는 산책길, 소고기, 원반, 공놀이, 그리고 우리 집 인간 보더콜리 아빠. 싫어하는 건, 모기, 목욕. 똑같이 물 닿는 건데 수영은 정말 좋아하면서 목욕은 아주 싫어해. ‘목욕할까?’ 한 마디면 잘 놀고 있던 오레오즈가 어느샌가 켄넬 안으로 흔적도 없이 쏙 사라져.
우리가 꿈꾸는 건…오레오즈와 해외여행을 해보고 싶어. 특히 스위스. 인터라켄 산악열차를 타고 올라가며 펼쳐진 푸르른 들판을 보는데 오레오즈 생각밖에 나지 않더라고. 넓은 풀밭에서 혀를 펄럭이며 뛰노는 오레오즈를 보면 나까지 같이 행복해져. 다만 너무 긴 비행시간이 염려되어 오레오즈와 비행기 객실에 함께 탈 수 있는 그날이 오길 기대하고 있어! 그리고 전원생활. 목가적인 삶은 내 인생계획에는 없던 일이었는데, 오레오즈를 만나고 마음이 바뀌었어. 우리가 맘껏 누릴 수 있는 넓은 자연과 함께하는 전원생활은 언제나 내 버킷리스트야.
오레오&오즈가 내 말을 알아 들을 수 있다면…사실 지금도 혹시 오레오즈는 한국말을 할 줄 아는 거 아닌가 의심할 정도로 거의 대부분의 말을 이해하고 있는 듯 해.
쉿! 이건 비밀인데… 오레오는 더럽이야. ‘사랑’아니고 진짜 더러워. 오레오는 냄새가 고약한 것들을 좋아해서 길을 가다 고양이 똥이라도 발견하면 눈을 반짝이며 온 몸을 비벼대는 통에 원치 않는 목욕을 하곤 해. 오즈는 든든한 우리 집 아들내미이지만 사실 지독한 겁쟁이야. 어느 날은 창문에 비친 나뭇가지 그림자에 겁을 잔뜩 먹었고, 또 다른 날은 TV 화면 속 백숙영상에 겁에 질렸어.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