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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는 옳고, 개는 그른 세계
[CULTURE] 이슬람의 반려문화를 알아보다
by Chloe2022.05.17
대략 지구 육지의 5분의 1은 이슬람 문화권에 속해 있다. 하지만 이 거대한 종교와 문화에 대해 우리는 백지에 가깝다.
지난 수십년간 서양이라는 필터로 이슬람을 바라보며 빌런의 이미지를 차곡차곡 쌓아온 건 부정할 수 없지만, 사실 그리 간단한 문제는 아니다. 복잡하고 모호한 모든 세상사와 마찬가지로.
그 역사와 비하인드 스토리는 차치하고, 개와 고양이에 대해서만 살펴보자.
이슬람 문화권은 개와 고양이에 대한 흥미로운 이야기를 품고 있다. 우리와 정반대로 개는 부정적으로, 고양이는 길한 동물의 상징으로 받아들여왔다. 그 기원은 이슬람의 창시자인 무함마드(Muhammad)로부터 시작된다.
1400년 전 무함마드가 지금의 사우디아라비아의 영토인 메카(Mecca)에서 종교박해를 피해 예언자의 도시라는 의미인 메디나(Medina)로 이주한 역사적 사건이 바로 헤지라(Hegira)이다.
그 과정에서 모든 선지자가 그렇듯 무함마드도 기득권자들에 온갖 수모를 겪는다.
한 번은 메카의 귀족들에게 쫓겨 숨어든 동굴까지 사냥개들이 끈질기게 냄새를 추적해와 절체절명의 위기로 내몰리지만, 때마침 거미가 동굴 입구를 거미줄로 막아 위장을 해준다. 무함마드를 쫓은 사냥개들은 냄새를 따라 동굴을 향해 맹렬히 짖어댔지만, 이유를 알 턱이 없는 추적자들은 개들을 데리고 발길을 돌린다.
덕분에 무함마드는 추적자들을 따돌리고 무사히 메디나로 피신할 수 있었다.
그때부터 이슬람 문화권에서 개는 신성한 마호메트를 위기에 몰아 넣었다는 억울한 원죄를 뒤집어 쓰고 ‘배신’을 상징하는 부정한 동물로 낙인이 찍히고 말았다.
실제 필자가 10여년 전 이슬람권 국가들을 여행하며 만난 개들의 모습은 눈치를 보며 거리를 어슬렁거리거나 주인도 따로 없는 듯 비루해 보였다. 다행히 최근에는 동물 보호에 대한 개념이 확산되며 처우가 크게 개선됐다고 한다.
이처럼 척박한 이슬람의 애견문화 속에서도 예외적으로 대접받는 개가 있었으니, 바로 사막의 사냥꾼 ‘살루키(Saluki)’였다. 중동 사막지대의 베두인족이 길렀던 살루키는 이슬람 사냥꾼들 사이에서 ‘알라신의 신성한 선물’로 불리었고, 녀석들이 잡은 사냥감은 아무리 부정한 것이라도 먹는 것이 허용되었다.
반면 고양이는 이슬람 국가라면 어디서도 대접받는 VIP로 통한다. 길냥이들 조차도 끼니 걱정은 안 해도 될 정도이니.
이유는 순전히 무함마드의 개인적인 선호에 기인한다.
어느 날 무함마드가 동굴에서 홀로 기도를 하고 있을 때였다. 독사 한 마리가 슬금슬금 그를 향해 다가갈 때,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고양이 무애자(Muezza)가 나타나 뱀의 머리를 물어 뜯어 무함마드를 보호했다고 알려져 있다.
이후 무함마드는 고양이 특유의 도도함에 매료되어 지극한 사랑을 주었다. 옷깃 속에서 잠든 무애자를 깨우지 않기 위해 비단옷을 가위로 살그머니 잘라내고 기도에 참석했다는 일화는 널리 알려져 있다.
뿐만 아니라 무함마드는 고양이의 지속적인 복지와 안녕을 보장하기 위해 ‘고양이를 묶어서 굶겨 죽이면 지옥으로 떨어지고, 바닥에 기어 다니는 더러운 벌레도 먹여선 안 된다’고 그의 언행록인 하디스(Hadith)에 못 박았다. 이로써 이슬람 문화권에 속한 고양이는 대대손손 영구한 ‘무료 시식권’을 선물받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