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분 읽기

“유기동물 돌봄도 공부예요”

[PEOPLE] 윤미덕 선생님과 네 털뭉치를 만나다

by Eugene2024.03.13

교육이란 무엇일까? 왜 하는 것이고, 어떻게 해야 하는 걸까?

참으로 거창하고 제대로 답하기 어려운 물음이다. 우리 모두의 교육 철학이 정합성을 갖기는 어렵지만,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교육의 대명제는 ‘육체적, 정신적으로 바른 사회 구성원을 키워내는 일’일 것이다.

SALT 국제학교의 윤미덕 선생님은 바른 어른으로 키우기 위해 ‘책임감’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동물을 입양하고 사랑하는 일도 그 중 하나다.





Q. 우선 자기소개부터 해주세요.
안녕하세요. 저는 경기도 성남에 위치한 SALT(Students Around Loving Teachers) 국제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는 윤미덕입니다. 망고, 애플, 럭키, 앙리 네 마리 강아지와 복작복작 지내고 있어요.

Q. 어휴~ 정신이 하나도 없을 것 겉아요.?
원래는 고양이 두 마리랑 강아지 세 마리가 더 있었는데, 새로운 가족을 찾아서 입양을 보냈어요. 모두 거리에서 주어 오거나 버림받은 아이들이에요.

Q. 그럼 여기 있는 네 녀석들도 버림받은 친구들인가요?
제일 예쁘게 생긴 ‘망고’는 조카가 키우던 아이고, 나머지 아이들은 제 각각 버림받은 사연이 있어요. 망고가 그래도 제대로 자란 티가 나죠.ㅎㅎ

Q. 유기견을 입양하고 돌보게 된 계기가 있나요?
원래 시츄를 오래 키웠어요. 스무살 넘게 함께 살다가 무지개 다리를 건너 마당에 묻었죠. 그런데 저희 시츄랑 비슷한 아이가 유기견으로 등록이 되어 있는 거에요. 바로 연락했더니, 이미 입양이 됐다고 하더라고요. 그때 센터에서 다른 아이 입양을 권하셔서… 제일 나이 많고, 아프고, 입양가기 어려운 아이로 추천해달라고 한 게 바로 ‘앙리(말티즈)’였어요.



Q. (미덕 님을 독차지하려는 모습을 보며) 앙리가 엄마 욕심이 많은 것 같아요.
네~ 맞아요. 뜬장에서 2년을 있었고, 제가 안락사 전날 데려온 건데요. 그래서 그런지 사람이 좋아해주면 너무너무 집착을 해요. 처음에는 이빨도 빠지고, 큰 상처도 있는데다 눈은 사시에 다리도 심하게 절었는데… 지금은 정말 많이 좋아진 거에요.

Q. 진도 믹스처럼 보이는데, 럭키는 어떻게 가족이 되었나요?
조카가 망고를 데리고 산책을 나갔는데…. 애가 갑자기 줄을 당기면서 수풀로 막 뛰어가더래요. 따라 가봤더니 그 속에 버려진 새끼 강아지 한 마리가 오들도들 떨고 있던 거에요. 그 아이가 바로 럭키에요.

Q. 집 밖에 혼자 있는 애플이에겐 무슨 사연이 있나요?
시댁 근처에 있는 펫샵을 지나는데 샤페이가 여러 마리 있는 거예요. 그 중에 엄청 큰 아이 하나가 따로 장에 넣어져 있더라고요. 그래서 들어가 물어봤더니 “너무 커서 아무도 안 데려간다”는 거에요. 그때가 GD 때문에 샤페이 인기가 많을 때였거든요. 거기 계속 있으면 얼마 안 가서 안락사 당할 것 같더라고요. 그래서 당장 데려왔어요. 그런데 남자를 너무 무서워하는 거에요. 손만 들어도 오줌을 지리고. 펫샵 직원한테 많이 맞은 것 같아요. 한 달 정도 지나서 많이 좋아지긴 했지만 다른 동물에 대한 공격성은 고쳐지지 않더라고요. 그래서 미안하게도 혼자 밖에서 지내고 있어요.

Q. 아이들 산책은 어떻게 시키세요?
모든 아이들이 보폭도 다르고, 체력도 다르고, 성격도 달라서 따로따로 세번에 나눠서 해요.

Q. 우와~ 너무 힘드시겠는 걸요. 국제학교 선생님으로 일하고 계신 걸로 아는데요.
힘 들죠. 학교 끝나고 밤 늦게 퇴근해서 아이들 산책 시키고, 함께 놀아주고, 때때로 미용실이나병원도 데려가야 하고요. 몇 년 동안 하루에 2~3시간 밖에 못 잔 것 같아요. 사실 포블스 인터뷰에 흔쾌히 오케이한 건 이렇게 유기견 여러 마리 키우는 사람도 바쁘게 자기 생활을 하면서도 집도 이쁘게 꾸미고 잘 지낼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은 마음이 컸어요.





Q. 학교 이름이 톡특해요. SALT는 대안 학교인가요?
비인가 국제학교에요. 여러 국제학교에서 교편을 잡고 계시던 여러 선생님들이 모여 입시를 위한 주입식 교육이 아니라 진짜 교육을 목표로 5년전에 설립해 1학년부터 12학년까지 40명 학생으로 시작했어요. 지금까지 5회 졸업생을 배출했고요. 저도 설립 준비부터 함께 했어요. 교장 선생님이 37살이세요. 제가 제일 나이 많은 멤버랍니다.?

Q. SALT 국제학교 교육의 특징은 무엇인가요?
저희는 단순히 교과 수업만 하는 게 아니라 SDG(Sustainable Development Goals)라고 UN이 국제사회와 공동목표로 삼은 17가지 목표를 학생들과 실천하고 있어요. 유기견이나 유기묘, 식물들을 돌보는 일도 그 중에 하나랍니다. 아이들한테 달팽이나 지렁이를 일주일 동안 키워오기 같은 미션을 주기도 해요.

SALT 둘러보기 @saltinternational

Q. 학부모님들 항의가 심했을 것 같아요.
신생 학교인데다 낯선 교육법이잖아요. 처음엔 학부모님들과 마찰이 심했어요. 특히 시험 때가 다가오면 항의가 정말 많았어요. 그런데 첫 해 졸업한 아이들이 대학교를 말도 안 되게 잘 갔어요. 그 때부터 부모님들이 인정을 하게 되었어요. 학교가 중심을 잘 잡아야 해요.

Q. SALT 학생들이 진학을 잘 하는 비결이 무언가요?
전 세계에 토플이나 SAT 성적이 좋은 학생은 너무 많아요. 명문대는 오히려 너희가 그동안 무얼 하고 살았는지, 타인을 얼마나 이해하고 배려하는지, 사회에 공헌할 준비가 되어 있는지, 그리고 세계인과 편견 없이 어울릴 수 있는지를 봐요. 저희는 그냥 흉내만 내고 쌓는 그저그런 스펙이 아니라 진짜 몇 년 동안 진정성있게 실천하고, 행동하고, 참여해야만 해요.

Q. 일반 교과 과정과 가장 큰 차이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세요?
‘책임감’인 것 같아요. 공부뿐 아니라 동물이나 식물을 돌보든, 운동을 하든 학기초에 아이들이 직접 뭔가를 정해서 주도적으로 활동을 해야 해요. 성적표나 학생기록부에 기록이 올라가려면 약속을 반드시 지켜야 해요. 반려동물을 입양할 때도 책임감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하거든요.

Q. 그런 노력이 있어서 SALT가 인정을 받는 모양이네요.
네~ 영국에서 하는 국제학교 어워드가 있는데요. 거기에 비인가 학교로는 유일하게 저희 학교가 4년 연속 후보에 오르고 있어요. 기적을 만들고 있죠.





Q. 네 아이들과 미덕 님의 일상은 어떻게 시작하세요?
아침에 일어나서 제일 먼저 애플이 밥이랑 물 챙기고, 쓰담쓰담 해줘요. 혼자 밖에 있으니까 마음이 쓰이거든요. 그리고 들어와서 애들 비스켓 하나씩 주고, 커피를 한 잔 마시는 걸로 하루를 시작합니다.

Q. 아이들과 꼭 해보고 싶은 버킷리스트가 있나요?
일단 작은 애들은 어디든 데려갈 수 있는데… 큰 아이들은 힘들어요. 특히 진도 믹스인 럭키는 거부당하는 곳이 대부분이예요.? 그래서 럭키랑 애플이 데리고 바닷가를 시원하게 뛰어보고 싶어요. 둘이 한 차에 탈 수는 없어서 불가능하겠지만.

Q. 애플이는 좀 안타깝네요.
그러니까요. 모두 다 애플이한테 한 번씩은 물렸어요. 럭키랑 애플이가 싸운 적이 있는데, 제가 말리다가 손을 물려서 피가 철철 난 적도 있어요. 여기 앞에 유리 온실도 밖에 있는 애플이를 위해서 만든 거에요.

Q. 애플이가 밖에 있어서 생긴 에피소드도 있을 것같아요.
제가 마당에서 “애플아~” 부르면 산이 울려요. 매일 아침에 애플이랑 뽀뽀를 하는데… 한 번은 애플이 입이 새빨간 거예요. 가까이 와서 봤더니 큰 쥐를 두 동강 내서 입에 물고 자랑하러 온 거예요. 그때 “꺅~” 소리를 질렀더니 메아리가 “꺄아꺄아꺄아~ㄱ” 동네에 울리더라고요. 너무 놀랐어요. 새도 잡아오고…

Q. 버림받은 동물들을 보면 그냥 지나치지 못하나봐요. 그게 가능하려면 배우자의 동의가 필요할 텐데요.
남편은 저 때문에 동물을 좋아하게 되었어요. 저는 부드럽고 길게 얘기해요. 가스라이팅을 잘해요.ㅎㅎ 조카가 같이 사는데… 그 조카는 저보다 동물에 더 진심이에요.

Q. 아이들 키우면서 사용한 제품 중에 추천하고 싶은 아이템이 있나요?
브랜드는 아니고, 시골 할미 스타일 누빔옷을 좋아해요. 쿠팡에서 산 건데요. 겨울에 따뜻하고 편해서 좋아요.

Q. 반려생활을 하면서 지키는 나만의 원칙이 있다면요.
사람 먹는 음식은 절 대 안 줘요. 제 인생의 첫 번째 강아지가 치와와였어요. 이모가 키우던 아이였는데, 이모가 외국에 나가셨을 때 데리고 있는 시간이 많았어요. 제가 모르고 사람 음식을 많이 나눠줬는데, 신장이 안 좋아서 일찍 죽었어요. 그래서 동물을 키우기 전에 공부를 꼭 해야 해요.

Q. 마지막 공식 질문인데요. 네 아이들과 미덕님의 투게더를 정의해주세요.
저는 다른 건 몰라도 아이들이 먹는 걸 정말 중요하게 생각해요. 잘 먹고, 잘 싸고, 잘 사는 게 최우선이거든요. 그래서 우리는 ‘웰빙 투게더’입니다.

윤미덕

어메이징한 국제학교 SALT에서
진짜 교육을 실천하고 있는 미덕 님은
네 마리 털뭉치들과 반려생활 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