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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없으면 우린 모두 유령

[CULTURE] 그래픽노블 ‘유령집사’를 리뷰하다

by Chloe2023.11.01

물청소를 한 것처럼 말간 가을 하늘, 거실까지 성큼 들어온 볕은 금방 샤워를 마친 듯 속살까지 뽀얗다.

바삭바삭 뽀샤시한 오후 가을볕을 온 몸으로 받으며, 나른하게 낮잠에 빠진 네게서 달큰한 향기가 난다. 나도 모르게 빛나는 폭신한 네 몸에 코를 묻는다.

가슴 한 가운데 큰 구멍이 난 채로 온통 회색인 현실을 살아내던, 유령과 다름없던 내게 가을을 선물한 친구.

이 책을 받아 들자마자 든 생각.

“그래, 우린 모두 유령집사일지도 몰라.”

만화와 소설, 그 중간 어디쯤에 있을 그래픽 노블(Graphic Novel)의 형식으로 출간된 ‘유령집사’는 김수완, 김수빈 자매 작가의 세 번째 작품이다.

네 마리 고양이의 집사인 두 작가는 둘째 냥이 ‘베이’(?)로부터 영감 받아 따뜻하면서 따끔한 이야기를 짓고, 그림으로 구현해 냈단다.

그래서 비현실의 캐릭터인 유령이지만, 나도 모르게 더 몰입했을지도 모를 일이다. 아마 반려동물과 함께 살고 있는 이라면 누구라도 예외 없을 게다, 분명.

어느 비바람 치던 날 밤, 허름한 유령의 집으로 한 마리 고양이가 찾아 오고, 유령은 마지못해 ‘비바람’이라고 이름 붙인 고양이와 동거를 시작한다.

처음에는 좌충우돌 마음에 들지 않아 다투기도 하지만, 조금씩 비바람의 거부할 수 없는 매력에 스며들어 간다. 그리고 마침내 사랑의 고백으로 집사를 인증하기에 이르게 된 유령.

“벙어리장갑 같은 네 발로 걷는 모습을 봐. 누군가 너를 본다면 사랑에 빠질 거야. 모두 너를 본다면 사랑하게 될 거야. 바로 나처럼.”

하지만 우연히 비바람의 사정을 알게 된 유령은 아픈 이별을 준비하기 시작한다.

유령집사는 온통 무채색이다. 컬러로 표현된 사람들의 현실 세계와 달리 감정이 배제된 흑백 세상. 게다가 샴고양이처럼 팔, 다리와 얼굴이 검정색인 유령은 이목구비가 없어 표정 조차 확인할 길이 없다.

코와 발바닥이 분홍색인 비바람은 이렇게 두 세상의 상반된 컬러 경계를 허물고 연결하는 매개 역할을 한다.

독특한 컬러 설정도 재밌지만, 무엇보다 이국적이면서 묘하게 동양적인 그림들 속에 빠지는 재미도 쏠쏠하다.

유령집사는 비단 냥집사뿐 아니라 반려동물을 키우는 모든 집사들을 위한 책이다.

동물을 가족으로 맞았던 처음의 ‘미숙함’과 관계의 밀도가 깊어질수록 충만해지는 ‘행복감’ 그리고 한정된 시간에 대한 깊어지는 ‘아쉬움’이 모두 녹아 들어있기 때문이다.

쉽게 공감할 수 있고, 울림이 깊은 이유다.

특히 이렇게 깊어가는 가을엔.

* 유령집사(2023)
저자 : 김수완, 김수빈
출판 : 옐로스톤
쪽수 : 152쪽
가격 : 22,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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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우연히 유령을 만나 집사의 세계로 인도한 고양이의 이름은 무엇일까요?
① 바지락
② 비빔밥
③ 비바람
④ 피바다

기간 : 2023.11.01(수) ~ 11.08(수)
발표 : 11.09(목) 오후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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