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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3_ 진선미 님과 조아인이 답하다
[問101] 반려인 101명에게 묻다
by Eunju2023.08.07
우리는… ‘아인이네’. 너와 함께 갈 수 있는 여행 숙소가 많지 않아 시작하게 된 캠핑. 그 캠핑 덕에 알게 된 캠핑 유튜버의 유튜브에 출연하면서 영상을 ‘아인이네였습니다~’로 마무리 했거든. 그래서 그 유튜브를 본 사람들은 우리를 아인이네로 기억해주시고, 나는 우리를 그렇게 불러주는 게 너무 좋아. 우리는 너가 없으면 아무것도 아니거든. 언제까지 우리가 ‘아인이네’로 불릴 수 있을지 생각하다가 펑펑 운 날도 있어. 나를 엄마로, 브라이언을 아빠로 받아들여줘서 너무 고마워.
내가 보는 아인이는… ‘내 인생을 망치러 온 나의 구원자’ 너를 만나기 전 나는 낯도 많이 가리고 집에 들어가면 절대 집 밖을 나가지 않았는데. 너가 내게 온 후로 내 삶은 달라졌어. 동네 구석구석의 아름다움을 알게 되었고, 자연을 좋아하지 않았던 나를 산으로 들로 바다로 이끌게 했어. 네 덕에 내 세상은 더 넓어졌고 더 많은 관계를 맺게 된 것 같아. 나의 구원자 조아인. 내 인생이 얼마든지 망가져도 좋으니 오래오래 부탁해.
아인이가 보는 나는… 엄마. ‘엄마 어딨어?’라고 물으면 나를 찾아 내 눈을 딱 바라보잖아. 마치 ‘우리 엄마 여깄지!’ 하는 것처럼. 말하는 것도, 생김새도, 먹는 것도, 모든 게 다른 나를 엄마로 받아들이고 잠잘 때면 내 옆에 누워 내 팔을 부둥켜안고 자는 너를 보면, 너에게서 진짜 엄마를 빼앗은 것 같은 미안함이 들기도 해.
우리의 일상은… 평일은 매번 미안할 뿐이야. 출근 전과 퇴근 후에 하는 산책이 전부이니까. 그래도 우리 휴일의 일상은 완벽하잖아? 아침 일찍 일어나 산책도 하고 펫프랜들리한 카페나 식당을 찾아가고. 우리가 좋아하는 한남, 서촌, 성수로 나들이를 가기도 하지. 또 어떤 휴일엔 캠핑도 가고 등산도 가고 여행을 떠나. 휴일 만큼은 온전히 너와 함께하고 너를 위한 시간으로 쓰려고 하는데, 그래도 부족하겠지? 미안.
우리가 좋아하는 것과 싫어하는 건… 우리가 좋아하는 건 너의 짧은 다리가 푹 박힐 만큼 깊게 쌓인 눈, 풀과 나무가 가득한 숲속, 캠핑장에서 먹는 고구마, 시원한 가을의 모래사장, 산 꼭대기에서 바라보는 풍경, 그리고 우리의 브라이언! 우리가 싫어하는 건 바퀴벌레(바퀴벌레 나온 날 내 뒤로 숨었던 너 나 아직도 기억해…), 그리고 시도 때도 쿵쾅거려 우리의 휴식을 방해하는 윗집 아이.
우리가 꿈꾸는 건… ‘세계 최장수견’과 그의 가족으로 함께 기네스북에 올라가는 거야. 각 종 매거진과 언론사에서 장수 비결을 묻는 인터뷰와 화보 촬영 의뢰가 쏟아지겠지. 바쁜 인터뷰 일정으로 고단하겠지만 동시에 꽤 흥분되고 신나는 일이 될 것 같아. 화보촬영 때 좀 더 멋지게 나오려면 우리 같이 지금부터 열심히 관리하자구!
아인이가 내 말을 알아 들을 수 있다면… 나는 분명 네가 나의 말을 알아듣고 있다고 생각해. 너의 콧등에 입을 맞추고 사랑한다고 말하는 나를 지그시 바라봐 줄 때면 분명 너는 그 말을 알아듣고 내게 대답해주고 있는 거 같거든. 한 가지 더 알아들어줬으면 하는 말이 있다면, 내가 혹시 아픈데 있어? 라고 묻거든 고개를 끄덕여줄래? (알겠지? 알았으면, 끄덕여.)
쉿! 이건 비밀인데… 미안한 이야기인데, 이젠 고백해야 할 것 같아. 나는 ‘고구마’라는 말 대신 아인이는 모르는 비밀 단어로 이야기해 ‘스윗포테이토’, ‘갈색달달이'처럼. 왜냐면 평생 다이어터인 아인이게 고구마는 절대적 적이라서 고구마 단어 들으면 먹는 줄 알고 기대할까봐 그래. 미안한 마음에 항상 아인이에게 다음 생엔 사람 아들로 태어나라고 말해. 내가 맛있는 거 많이 해주고 사주겠다고. 그래서 말인데, 다음 생엔 고구마 밭을 할까 해. 고구마 농장 아들 어때, 아인아? 그땐 그거 다 조아인꺼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