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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가 사는 그집 - 011

[니사집] 김마정 님과 열 마리 고양이를 만나다

by Eunju2023.07.03



마정 님과 남편은 식사 중에 느닷없이 씩~ 미소를 짓곤 한다. 식탁 밑에서 집사의 다리를 훑고 지나가는 보드란 촉감 때문이다.

“하루하루 웃음이 많아지면서 내 한 몸 감당치 못하던 칠칠이가 책임감 있는 집사가 되었죠. 고양이들은 제가 스스로 더 좋은 사람이 되도록 만들어 주었어요.”

웃음과 고양이, 그리고 부드러운 털로 가득한 11번째 집으로 당신을 초대한다.

묘(猫)한 입주 이야기

① 레옹(7살) ② 벼리(7살) ③ 설기(6살) ④ 모모(5살) ⑤ 타노(5살) ⑥ 쿠로(5살) ⑦ 시로(5살) ⑧ 루시(12살) ⑨ 미호(3살) ⑩ 트리(2살)

Q. 아이들과는 어떻게 만났나요?
우리집 첫 고양이, 레옹은 원래 다른 대학생이 키우던 고양이로 저희가 1살 때 데려왔어요. 목욕, 양치, 약 먹이기가 모두 쉽고 말썽도 일으킨 적 없어서 세상 모든 고양이는 다 이렇게 키우기 쉬운 줄 알았어요. 지금 이렇게 다묘 집사가 될 수 있었던 건 레옹이 탓도 조금 있죠.

레옹이를 반려하면서 길에도 고양이가 살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어요. 삐쩍 마른 몸으로 아기 고양이들을 키우는 어미 고양이를 보고 안쓰러운 마음에 레옹이 사료를 조금씩 나눠 주던 걸 인연으로, 둘째 벼리를 키우게 되었어요.

그 어미의 아기 중에 몸이 약했던 설기는 저희 집 셋째가 되었고, 그 사이 1년이 지나고 그곳에는 모모만 남았어요. 모모는 엄마 벼리처럼 혼자 새끼를 낳았어요. 그게 자꾸 마음이 가서 세 마리 아기 고양이들과 모모를 집에 데려왔답니다. 넷째 모모의 아기들 이름은 타노, 쿠로, 시로에요.

루시는 지인이 키울 수 없어 부탁한 고양이로 10살이 넘은 나이에 저희 집 여덟째가 되었고, 아홉째 미호는 집 근처 산책로에서 눈이 다친 채로 서성거리는 걸 제가 구조한 후로 같이 살게 되었어요. 막내 트리는 동네 초등학생 아이들이 고양이가 아프다며 저에게 데려온 후로 임시 보호하다가 가족이 되었고요.

사실 다섯째부터는 입양을 보낼 생각이었는데... 가족을 찾아주는 게 마음처럼 쉽지 않다보니 자연스럽게 다묘 가족이 되었네요.

Q. 아이들은 집에서 어떤 공간을 제일 좋아하나요?
그나마 제일 냥글냥글한 곳은 저희가 직접 만든 거실의 윈도우시트와 작은 방 창가에 놓아둔 책상 위의 방석이에요. 열 마리의 고양이를 보면 사람 성격 다 틀리듯이 비슷한 성향은 한 마리도 없어요. 높은 곳을 좋아하는 아이가 있는가 하면 낮고 구석진 자리를 선호하는 아이가 있고, 창가 햇빛 아래에서 자는 고양이와 암막 커튼을 친 방에서 혼자 자는 고양이도 있답니다.

Q. 아이들이 가장 좋아하는 물건은 무엇인가요?
캣닢 향이 나는 쿠션을 가장 좋아해요 저희 집 거실에는 캣닢 쿠션을 모아둔 콘솔장이 있는데 한 마리씩 들어가서 궁디를 씰룩거리며 향을 즐기는 모습이 너무 귀여워요. 그리고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단호한 표정으로 나오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으면 저절로 웃음이 터집니다.

1. 트리가 좋아하는 티어라움 숨숨집
2. 미호가 좋아하는 투명해먹
3. 벼리가 좋아하는 두잇베드
4. 요기쏘 터널 숨숨집
5. 설기가 좋아하는 헤이메이트 창틀선반







Q. 고양이를 만나고 집사님의 생활에는 변화가 있었나요?
정말 웃음도 많아지고 행복하다는 생각을 자주하게 되었어요. 자는 모습만 봐도 절로 미소가 피어나요. 세상 불편한 자세로 쌀알 같이 하찮은 앞니를 보이며 자는 모습도 정말 웃겨요. 한번은 남편이 큰맘 먹고 산 새 모니터를 둘째 벼리가 앙하고 깨물어서 쩍하고 금을 냈어요. 어쩌겠어요! 그때도 저희는 아주 호탕하게 웃고 말았답니다.

Q. 열 마리 고양이들은 서로 잘 지내나요?
고양이 합사는 지금도 진행형이에요. 사이가 좋다가도 어느 순간 틀어지기도 하고 집사가 한눈 파는 사이 싸워서 다치기도 하거든요. 고양이는 본능적으로 무리 생활을 하지 않기 때문에 많은 고양이가 함께 살아가는 저희 집에서는 스트레스를 더 받을 수 있어요. 그래서 고양이들 간의 관계 개선, 적절한 영역 분배 등 늘 신경 써야 하는 부분이 다른 집보다 더 많아요.

Q. 고양이를 키울 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무엇인가요?
고양이와 함께 살기 위해서는 돈, 나의 시간과 노력 등 생각보다 많은 것들이 필요해요. 시간을 두고 객관적인 시선에서 고민하고 결정을 했다면 필요한 물품과 환경을 준비하고 고양이 관련 책도 찾아서 읽은 다음 함께해도 늦지 않아요. 그리고 가장 중요한 건, 가족이 되었다면 끝까지 생명에 대한 책임을 다해야 한다는 점이에요.

집사의 공간 철학

Q. 집사님에게 집은 어떤 의미인가요?
내 인생에서 기억에 남는 순간, 행복한 순간, 가장 편한 휴식의 순간 등 많은 기분 좋은 순간들이 집에서 이루어졌어요. 우리 부부와 고양이들의 취향을 그대로 담고 있는 가장 우리에게 잘 맞는 안식처에요.

Q. 인테리어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에 대해서 알려주세요.
아무래도 파괴 냥이들과 함께 살고 있어서 집에 남아 나는게 없어요. 소파도 3번이나 바꿨고 자잘한 것도 수없이 많아요. 그래서 얼마나 튼튼한지, 중심이 잘 넘어가거나 깨지는 소재가 아닌지, 관리는 쉬운지 등의 내구성과 쉽게 관리 할 수 있는지를 가장 중요하게 따져요.

Q. 한 공간에서 고양이들과 잘 지내는 집사님만의 꿀팁을 알려주세요.
저는 행동도 느리고 말도 느리고 차분한 편이에요. 고양이는 조용하고 정적인 사람을 좋아하는데 아마 그런 저의 습관이 고양이들과 잘 지내는 팁이 아닐까 생각해요. 그리고 우리집에서는 사람이 조금 불편하더라도 고양이를 좀 더 배려하려고 노력하는 편이에요. 모든 방에는 하나 이상의 화장실과 물그릇, 밥그릇, 방석, 숨숨집, 스크래쳐, 수직공간을 기본적으로 배치하고 있어요.

니가 사는 그집

01 LIVING ROOM

집사는 혼자 있을 때 거실 알파룸의 폴딩도어를 반쯤 닫고 시간을 보내는 걸 즐긴다. 가끔 집사를 찾아온 고양이가 있으면 다른 아이들 몰래 뒷주머니에서 간식을 꺼내 주곤 한다.

거실에서 고양이들은 각자의 취향에 맞는 공간에서 편히 쉰다. 고양이 용품이 거실 곳곳에 배치되어 있는 건 집사의 세심한 배려다. 다묘가정 고양이들은 서로 부딪히며 쉽게 스트레스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창문과 맞닿은 윈도우 시트와 아치형 콘솔장은 집사 부부가 고양이를 위해 직접 만든 가구다. 올해부터 고양이들이 줄줄이 노묘 대열에 들어서기 때문에 안정적인 높이를 고려하며 만들었다.

① 윈도우 시트 / 핸드메이드
② 반트 / 푸딩소파 / 1,350,000원
③ 상도가구 / 케렌시아 화이트 3단 선반 / 76,900원
④ 데코뷰 / 베리플라워 타일 러그 / 56,000원
⑤ 일룸 / 벤쿠버 3인용 소파 / 1,490,000원
⑥ 오케이펫코리아 / 소파형 스크래처 / 35,000원
⑦ jj시스템 / 폴딩도어

02 KITCHEN

시원한 블루톤으로 깔끔하게 정돈한 집사의 주방은 아기자기한 소품으로 가득하다. 거실과 맞닿은 벽면에 캣폴을 두어 아이들이 자유롭게 돌아다닐 수 있게 했지만, 가끔 고양이들은 높고 비좁은 틈을 찾아 부엌을 탐험하곤 한다.

식사 시작 1시간 전부터 밥을 달라고 보채는 고양이들은 집사가 사료를 꺼내면 능수능란하게 자기 자리에 가서 기다린다. 주방, 창가, 소파, 또는 캣타워 등등... 밥 먹는 곳은 각양각색이다. 각자 영역이 정해져 있어 집사는 누가 잘 먹고 누가 잘 안 먹는지 편하게 확인한다.

① 데스커 / 타원형 테이블 콘센트형 / 359,000원
② 하츠 / 로빈 후드 / 350,000원
③ 소소린 / 마카롱 벽시계 / 34,000원
④ 보만 / 에어프라이어 / 129,000원
⑤ 브리스캣 / 캣폴 / 40만원대


03 BEDROOM

집사는 붙박이장 가운데에 서랍장을 제거하고 고양이들이 숨숨 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게 출입구를 만들었다. 안에는 스크래처를 넣었고 밖은 다른 가구들과 어우러지도록 화이트로 페인팅했다.

유독 눈에 띄는 건 길게 배치한 침대 헤드다. 역시 손수 리폼한 것으로, 분위기에 맞춰 소품을 장식할 수 있고 고양이들이 통로로 쓰고 있어 매우 유용하다.

침실 구석을 커튼으로 둘러 만든 프라이빗한 아지트는 집사의 센스가 돋보이는 장소다. 파우더룸도 가벼운 쉬폰 커튼으로 분리했다. 이거야말로 고양이와 집사가 조화를 이루는 삶이 아닐까?

① 하비앤데코 / 구름 등쿠션 / 50,000원
② 리바트 / 침대 프레임 / 리폼
③ 에이스 / 매트리스 / 100만원대
④ 뉴욕펫 / 여행가방 스크래처
⑤ 붙박이장 / 숨숨공간으로 리폼
⑥ 뽀떼 / 캣휠 / 320,000원

김마정

사부작 거리며 만드는 걸 좋아하는
순도 99% 집순이, 김마정 집사님은
열 마리 고양이들을 모시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