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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로 색칠한 초록빛 캔버스
[CULTURE] 김보희 개인전 ‘Towards’를 소개하다
by Eunju2023.06.16
제주섬 여행은 많은 반려인의 버킷리스트다. 반려동물 교통편이 녹록치 않아 자주 좌절되는 꿈이지만… ?
제주의 매력은 경이로운 자연 경관이다. 풍경을 사색하는 화가, 김보희 작가는 제주도에 살면서 매일 바다와 하늘을 보지만 “자연을 대면하는 순간은 여전히 감격스럽다”고 말한다.
그의 시선은 어디를 향하고 있을까? 한남동 갤러리바톤에서는 그의 개인전 ‘Towards’가 7월 1일까지 열린다. 화가의 손끝에서 새롭게 해석된 푸르른 제주를 감상하며 초록 에너지를 충전할 좋은 기회다.
제주로 떠난 화가
김보희 작가의 제주 사랑은 남달랐다. 신혼여행을 다녀오고나서부터 제주에 푹 빠졌고, 대학에서 교편을 잡고 있을 2004년 무렵에는 서귀포 근처에 집을 지어 쉬는 날이면 수시로 내려가곤 했다.
그렇게 제주섬에 연을 쌓아온 지는 20년이 지나, 2017년 정년을 맞은 후에는 아예 입도를 결심했다. 바다로 둘러싸인 환경에 영향을 받았던 것인지, 제주에 살면서 그의 작품 속에는 청색의 자연이 자주 등장하기 시작했다.
집을 둘러싼 다양한 열대 식물과 야자수 사이로 보이는 하늘, 그리고 수평선 등 그의 캔버스에는 제주다운 풍경과 아름다운 자연물이 담겼다.
한남동 갤러리바톤
갤러리바톤에서 진행하는 이번 개인전 ‘Towards’는 초록빛이 만연한 제주의 풍경, 그리고 그 안에서 작가가 바라본 일상적인 시선을 주제로 한다.
제주 바다의 풍경, 달 그림, 그리고 반려견 레오 등 고요하면서도 생명력이 느껴지는 신작 17여 점을 만나볼 수 있다.
산수병풍 속 레오
전시장 중앙에 자리한 4점의 연작에는 검은 래브라도 리트리버 레오가 등장한다. 이국적인 야자수 아래에 앉은 레오는 그림을 그리는 화가를 재촉하듯 뒤를 돌아보기도 하고 편히 누워 휴식을 취하거나 멀리서 화가를 기다리는 모습으로 나타난다.
4개의 작품들은 동일한 공간에서 시점과 각도만 다르다. 그래서 개별적인 서사로 구분됨과 동시에 하나의 배경으로 조화롭다. 동양화의 정수, 산수병풍의 멋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느낌이다.
어떤 마음으로 레오를 그렸을까? 그림을 바라보고 있으면 유유하게 흘러가는 시간과 안정적인 사랑이 느껴진다.
화가의 일상
김보희 작가의 일상은 규칙적이다. 잠에서 깨어나 남편과 아침을 먹은 후 커피를 한 잔씩 들고 레오와 마당을 한 바퀴 돈다. 가벼운 산책이 끝나면 세수를 하고 각자의 일터로 향한다.
차근차근 화가의 길을 걸어온 지 40년이 흐른 만큼 이제 그에게 작업이란 끼니를 챙기는 것처럼 지극히 평범한 일상일 테다. 하루를 여러 조각으로 쪼개 영감을 모으고, 그림을 그리고, 나머지 시간으로 생활을 꾸리고.
이렇게 패턴화된 삶 속에서 반려견 레오는 안정감을 주는 존재이지 않을까 싶다. 묵묵하게 그리고 성실히 쌓아온 평화는 작가의 화폭에 고스란히 담겼다.
진심으로 그린 그림
“나이 70에 꿈이 있다. 내가 그림 속에서 표현하고자 하는 자연의 경이로움, 생명의 기운, 평화 같은 것들을 다른 사람들과 공유하고 싶다. … 내 그림이 누군가의 삶에 도움이 된다면 좋겠다. 그런 꿈을 간직하고 오늘도 캔버스를 마주한다.” _김보희 산문집, 평온한 날
그의 그림은 긴 말을 하지 않는다. 단순하게 집 앞에 야자수가 있어서 나무를 그린 것일 뿐이라고 담백하게 이야기하는 것 같다. 자연을 향한 보편적인 사랑 고백은 담백해서 알아듣기 편하다.
작가의 그런 감정이 고스란히 담겨 그런지, 그림을 바라보고 있으면 자연스레 자연이 그리워진다. 지난한 의미 부여 대신 온 마음을 다해 감동을 나누고자 했던 진심의 결과물이다.
김보희 개인전 ‘Towards’
일정 : 2023.05.30 ~ 07.01
시간 : 10:00 ~ 18:00 (일, 월 휴관)
장소 : 갤러리바톤 (서울시 용산구 독서당로 116)
입장료 : 무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