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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음, 음! 망설임을 설렘으로
PEOPLE] 음음음 대표 임소영 님과 보를 만나다
by Eunju2023.05.24
삶은 고민으로 가득하다. 출근을 준비하는 30분, 그 짧은 시간만 해도 어떤 옷을 입을지, 어떤 가방을 들지, 아침으로는 무얼 먹을지 망설인다.
특히 취향의 범위가 넓은 사람일수록 선택은 어렵다. 좋아하는 게 많은 만큼 고민하는 시간 역시 오래 걸린다.
망설이기만 하고 끝끝내 고르지 못하는 걸 '선택 장애'라는 단어로 치부하곤 하지만 고민하는 순간을 설렘으로 바꾸어 본다면 어떨까?
주얼리 브랜드 '음음음(umumum)'의 대표 임소영 님은 자신의 반지가 고민 끝에 행복을 가져다 주길 바라는 긍정의 마음으로 액세서리를 디자인한다.
Q. 반갑습니다. 자기소개 해주세요.
안녕하세요. 음음음(umumum)의 임소영입니다. 곧 남편이 될 남자친구와 함께 강아지 보(Beau)를 키우고 있어요.
Q. ‘음음음’은 무슨 뜻인가요?
브랜드 슬로건이 ‘망설임을 행복으로 바꿔라(Turn your hesitation into happiness)’에요. 그래서 우리가 고민할 때 내는 소리 ‘음…’이라는 단어를 브랜드명으로 정했어요. 고민 끝에 음음음의 액세사리를 구매한 누군가가 아주 행복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제품을 만들고 있어요.
Q. 어쩌다 반지를 만들기 시작했나요?
제가 새벽에 무언가 하는 걸 좋아해요. 그래서 남는 시간에 비즈로 반지를 만들어 인스타에 올렸는데 생각 외로 반응이 좋더라고요. 소소하게 용돈을 벌다가 세공에 눈을 떴죠. 제가 직접 만들어서 파는 ‘진짜 내 것’을 하고 싶었어요. 그래서 세공 기술을 배우기 시작했는데 어렵더라고요. 결국 기술인 부분을 메꿀 방법을 찾았고 저는 지금 디자인만 집중하고 있어요.

Q. 디자인 작업할 때 제일 중요하게 생각하는 디테일은 무엇인가요?
착용감이요. 반지 안쪽을 얼마나 깎는지에 따라서 손가락에 들어가는 부드러운 느낌이 많이 달라요. 샘플링도 여러 번 거치고, 부드럽고 편안한 느낌을 추구해요.
Q. 주로 어디서 영감을 받나요?
여행에서 많이 받아요. 멀리 떠나는 그런 여행 말고 서울여행이요. 저는 서울이 정말 좋아요. 온갖 좋은 공간이 다 있어요. 각 동네별로 개성도 다양하고요.
Q. 지금 착용한 실버 반지도 직접 제작한 건가요?
네~ 남자친구와 함께 착용하고 있는데 새롭게 출시하는 커플링입니다. 이름은 LOVE RING 000이에요. 러프하지만 클래식한 디자인으로 세심하게 만들어서 시간이 지나도 멋스러움이 지속되는 반지에요.
Q. 앞으로 반려동물 용품도 만들 계획이 있나요?
그럼요! 안 그래도 인식표를 만드는 중이에요. 지금 보가 착용하고 있는 초커도 염두에 두고 만들었던 거예요. 팬던트가 무거운 건 싫어해서 가볍고 편하게 디자인하고 있습니다!
Q. 보. 이름이 특이해요. 무슨 뜻인가요?
불어로 멋있다, 예쁘다는 뜻이에요. 친구들은 가위 바위 보라고 놀리곤 해요.
Q. 어떻게 만났어요?
원래 까만 강아지를 키우고 싶어서 여기저기 찾아보던 찰나에 Adopt119에서 보를 발견했고 충주 보호소에서 데려왔어요.
Q. 검은 모색을 선호하는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십 년 전에 제 첫 반려견 코코가 갈색 푸들이었어요. 그 애를 떠나보낸 후로 비슷한 애들을 보면 먼저 간 그 애가 떠올라서… 전혀 다른 색깔을 가진 강아지를 키우고 싶었어요.
Q. 코코는 어떻게 만난 아이였나요?
어렸을 때 개를 키우고 싶다고 노래를 불렀는데, 어느 날 하교하고 집에 와보니까 늠름한 개가 현관문 앞에 떡 하니 있는 거예요. 저를 발견하고는 죽일 듯이 사납게 짖더라고요. 난 무서운 개를 원했던 게 아니었는데. ? 알고 보니까 할머니께서 친척 집에서 매 맞던 강아지를 데려온 거였어요.
Q. 사나운 성격이 학대에서 비롯된 거였네요.
맞아요. 상처가 많은 아이였어요. 그래서 더 애틋한가봐요. 고등학생 때는 기숙사 생활을 했는데, 제가 떠난 후로 코코가 계속 아팠대요. 오랜만에 집에 간 어느 날, 코코가 넘어졌다가 일어났다가 하면서 제 앞으로 걸어오고는 꼬리 한 번 흔들고 바로 쓰러졌어요. 그 다음 날 무지개 다리를 건넜고요. 그 때 이후로 요플레를 못 먹겠더라고요. 코코가 요플레를 좋아해서 껍데기에 묻은 걸 조금씩 나눠줬었거든요. 너무 후회돼요. 그렇게 좋아하는데 한 통 다 먹게 해줄걸. 요플레를 볼 때마다 눈물이 나는 걸 극복하는 데만 10년 걸렸어요. 그래서 지금 보한테 잘해줄수록 코코에 대한 기억이 나면서 슬퍼져요.
Q. 보의 매력 포인트는 무엇인가요?
딱 하나를 꼽자면 사람을 닮은 눈이에요. 갈색 눈동자가 정말 예쁘지 않나요? 그리고 포켓몬 파이리처럼 생긴 꼬리도 매력적이고, 땡구 같이 촌스러운 모습도 사랑스러워요.
Q. 정말 특별한 비주얼의 강아지인 것 같아요. 엄마, 아빠가 어떻게 생겼는지 아나요?
엄마는 예쁘게 생겼어요. 충주 보호소에 같이 있었거든요. 마음 같아서는 엄마 강아지도 데려오고 싶었지만, 남자친구와 같이 케어해야 하니 아픈 강아지를 데려오자는 말이 쉽게 안 나오더라고요. 보를 키우기로 했던 것도 굉장히 심사숙고한 결심이었거든요.
Q. 엄마 강아지는 어떻게 되었나요?
결국 데려오진 못했지만 친구들과 십시일반 모금해서 병을 치료해줬고 캐나다로 입양을 보냈어요.
Q. 보 성격은 어때요?
덩치에 맞지 않게 겁쟁이에요. 바퀴 소리나 이런 거를 특히 무서워해요. 제 소원이 보를 데리고 백화점에 가는 거예요. 두려움을 극복할 수 있도록 공원에 가는 것부터 시도하고 있어요.
Q. 처음 데려왔을 때는 어땠나요? 보가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는 데에 오래 걸리지 않았나요?
보보다 저희가 더 오래 걸렸어요. ? 육아하는 것 같더라고요. 저희가 사라지기만 하면 울어서 새벽까지 뜬 눈으로 밤 새기도 하고, 맨날 자길래 아픈가 싶어서 허구한 날 병원에 데려가기도 했어요. 진짜 시도때도 없이 병원을 가서 원장 선생님이 저희를 블랙리스트에 올렸을 수도 있어요.
Q. 보의 일상은 어떤가요?
평범해요. 월, 수, 금은 유치원에 가요. 화, 목은 아침에 실외 배변하고 집에 돌아와서 보가 제일 아끼는 강낭콩 장난감을 갖고 한 시간 정도 놀아요. 그리고 저는 작업실로 출근하고 운동 후에 집에 돌아와요. 저녁에 집 앞 공원에서 산책을 한 번 더 하면 하루가 끝나요.
Q. 보는 유치원 가는 걸 좋아하나요?
너무 좋아해서 탈이에요. 보는 유치원 선생님만 보면 뒤도 안 돌아보고 달려가요. 유치원을 보내고 처음에는 함께 있어주지 못해 미안했어요. 하지만 어떻게 해요. 사료값은 벌어야죠. ? 그래도 보가 유치원을 좋아해서 다행이에요.
Q. 유치원 프로그램 중 가장 마음에 드는 건 무엇인가요?
병원 놀이요. 선생님이 가운 입고 주사를 놓는 영상을 보내주셨는데, 보가 상황극인 줄 모르고 주사 맞은 곳을 계속 핥는 거예요. 그게 너무 귀여웠어요. 그리고 보의 어질리티 실력이 쑥쑥 늘어서 좋아요. 작년에는 하나도 못 넘었는데 (보, 바보!) 올해는 넘을 수 있는 기구도 하나씩 늘어났고 집중도도 높아지고, 미로도 잘 찾더라고요. 선생님이 사랑으로 돌보세요.
Q. 보가 애용하는 아이템을 알려주세요!
첫 번째로 유나이티드 펫츠(united pets)의 사료통을 추천해요. 고양이 제품인 것 같긴 한데, 냄새 차단이 잘 돼서 사료 냄새를 힘들어하는 보호자님에게 좋을 것 같아요. 여름에는 실리카겔 같은 제습제를 바닥에 넣어서 습기를 차단하면 좋아요. 같은 브랜드의 배변봉투 홀더도 귀여워요. 디자인이 예쁘고 컬러가 다양해요. 저는 반짝이는 걸 좋아해서 골드 색상으로 구매했어요. 비록 한국 배변봉투 규격에는 맞지 않지만, 그걸 상쇄하는 디자인이에요.
Q. 아이템에 진심이시군요. 푸드 브랜드도 추천해주세요!
포틀랜드 펫 푸드(Portland pet food)의 습식 파우치와 듀먼의 자연 화식을 추천할게요. 보에게 매끼 다양하게 먹이기 위해 직접 만든 자연식과 습식 파우치를 교대로 급여하고 있어요. 단독으로 주지는 않고 사료에 섞어주는데 두 브랜드 모두 정말 잘 먹어요. 제가 만드는 자연식 레시피도 알려드릴게요.

? 소영 님의 ‘자연식 레시피’
준비물 : 닭가슴살, 양배추, 토마토, 브로콜리, 당근, 파스타면
1.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오일), 야채를 1:1:0.5:2의 비율로 준비
2. 준비한 야채를 깨끗하게 씻기
3. 프라이팬에 물을 자작하게 붓고 닭가슴살을 안쪽까지 잘 익히기
4. 세척한 채소를 모두 찜기에 넣고 젓가락이 쑤욱 잘 들어갈 때까지 찌기
5. 파스타면 삶기
6. 다 익은 재료들 다지기
7. 토마토를 데쳐 껍질을 벗긴 뒤 으깨서 냄비에 끓이기 (이 때 토마토는 소스 역할을 하기 때문에 페이스트 형태가 될 때까지 물을 넣으며 잘 졸이기)
8. 모든 재료들을 섞어주고 윤기가 돌 정도로 올리브유를 둘러 버무리기
9. 지퍼백 또는 이유식 냉동용기에 담아 소분하기
Q. 남자친구와 강아지를 키우는 건 처음인 만큼 공부를 많이 했을 것 같아요.
맞아요. 주변 친구들한테 한 살 전후로 교육이 중요하다고 들어서 인터넷 강의 보듯이 강형욱 유튜브를 봤어요. 거기서 배운 건, 강아지는 잘못이 없다는 거에요. 그래서 최대한 뜻대로 안돼도 ‘내 탓이오~’라고 생각하며 살고 있어요…
Q. 보가 저지른 사고 중에서 가장 대형 사고는 무엇인가요?
아침에 눈을 떴는데 케이지 앞에 빈 샤프심 통이 있는 거예요. 보가 먹은 거라고 확신하고 곧바로 병원에 데려가서 엑스레이를 찍었는데 다행이 장기 안에 날카로운 건 없었어요. 그때 진짜 철렁했어요. 하지만 샤프심을 보가 볼 수 있는 곳에 둔 제 탓이죠… 그리고 누나가 아끼는 샤넬 지갑 빈티지 에디션 찢어 먹은 거. ? 물론 그것도 지갑을 두고 간 제 탓이죠… 그래도 애는 착해요~
Q. 보를 키우고 나서 어떤 변화가 생겼나요?
부지런해졌어요. 기상 시간도 빨라졌고요. 남자친구와 함께 운동도 시작했습니다! 체력이 안 되니까 보를 못 키우겠더라고요. ? 인내심이 체력에서 나오잖아요. 그리고 “배고파!”랑 “짜증나~”를 입에 달고 살았는데 이런 부정적인 말을 줄이게 됐어요. 보를 위해서 안 쓰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Q. 제일 행복한 순간은 언제인가요?
보를 풀어 놓을 때가 제일 행복해요. 저녁 늦게 공원에 가면 풋살장에 사람이 없어요. 그럴 때 가끔 자유롭게 놓아주면 전광석화처럼 빠르게 뛰어다녀요. 그 모습을 볼 때 가슴이 탁 트이면서 힐링 돼요. 또, 산책하다가 “누나 간다~”라고 말하면서 다른 곳으로 가면 저를 막 찾다가 미친 속도로 달려오는데, 그게 너무 귀여워요.
Q. 보와 소영 님의 투게더를 한 단어로 정의하면요?
‘냠냠’ 투게더. 제일 많이 신경 쓰는 게 먹는 거라서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