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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은 장난감이 아니쟈나

[COLUMN] 두 번째 꼰대 레터를 보내다

by GGondae2022.05.02

두 번째 꼰대 레터

안녕~ 꼰대 형이야.

한 달만에 보내는 두 번째 편지인데, 지적질로 시작하는 건 쫌 그렇긴 하지만… 이 얘긴 꼭 하고 넘어가야 할 것 같아.

아마 너희들도 무의식적으로 사용하고 있을 지도 몰라, 이 단어.

애.완.동.물.

아끼는(愛) 장난감(玩) 같은 동물이란 뜻이지. 보통 집에서 기르는 동물을 일컫는 말이야.

형도 코찔찔이 시절부터 개나 고양이를 그렇게 불렀어. 아무 생각 없이. 그때는 동물을 ‘가족’이라고 그러면 주위에서 졸라 꼴불견이라고 눈총받던 때였으니깐.

그런데 이거 아니? 비트겐슈타인(Ludwig Wittgenstein)이란 철학자가 이런 간지 쩌는 말을 한 거.

“내가 사용하는 언어의 한계가 내가 사는 세상의 한계를 규정한다.”

쉽게 말하면 우리가 애완동물이라는 말을 사용하면, 나도 모르게 동물을 장난감이라는 생각의 틀 안에 가두고 그렇게 대할 수 있단 얘기야. 그러면 아무 죄책감 없이 여친 생일날 강아지를 선물하고, 싫증나면 나눔하거나 버릴 수 있는 거지. 장난감이니까.

물론 요즘엔 많은 사람들이 ‘반려동물’이라고 부르고 있어. 동물권에 대한 개념도 점차 확산되고 있고 말이야. 아주 바람직한 현상이야. 칭찬해~

그런데 아직도 우리 사회 곳곳에선 ‘애완동물’이라는 말을 생각보다 많이 사용하고 있어. 국민 포털이라는 네이버, 다음에도 애완동물이란 표기가 구석구석 남아있고, 지자체나 관공서에서도 표지판이나 안내문에 버젓이 사용하고 있더라고.

더 충격적인 건 뭔지 알아? 미래의 동물 전문가를 육성하는 대학의 반려동물 관련 학과명에 아직 ‘애완’이란 단어를 사용하는 곳들이 제법 있다는 거야. 진짜 미친 거 아냐!!

비반려인이나 공무원은 몰라서 실수 할 수 있어. 적어도 그 학과 교수들은 수 십 년간 반려동물 산업에서 일했던 사람들일 거 아냐. 이건 기본이 안 된 거지. 언어가 생각의 틀을 짜고, 생각이 태도를 만드는 건데.

너무 오바하는 거 아니냐고?

아 몰랑~ 그건 비트겐슈타인한테 물어봐.

너무 유난 떠는 거 아니냐고?

아~ 진짜 이정도 유난은 이제 좀 떨고 살자니까! 그놈의 모난돌 컴플렉스는 집어치우고. 그 유난 덕분에 ‘반려’라는 낯선 개념도 이만큼 대중화한 거 아니었나.

이제부터 ‘애완동물’이란 단어가 보이면, 당당하게 수정 요청해보는 거야. 모르면 알려주고, 방기하면 혼내주고.

가슴펴고 당당하게.

너두 할 수 있어.

꼰대

포블스의 고인물
꼰대 님은 포블스 사무실에서
오지랖과 잔소리를 담당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