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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가 사는 그집 - 008
[니사집] 정미 집사님과 두 마리 야옹의 집을 엿보다
by Eunju2023.05.15

털뭉치가 머무는 공간에는 온기가 깃든다. 존재 자체가 주는 무형의 위로는 공간을 공유하는 반려인의 마음까지 따스하게 데워 준다.
“남편 출장이 잦아서 집에서 혼자 지낼 때가 많은데 고양이들을 입양하고 나서는 그 시간이 외롭지 않아요.”
같은 공간에 있는 것만으로 위로를 받고 행복해지기 때문에 우리는 수많은 힘듦을 감안하더라도 고양이를 키운다.
팍팍한 도시의 삶에서 벗어나고 싶어 단독주택으로 떠나온 지 어느덧 삼 년. 김정미 집사가 모시는 호두와 마루의 집을 찾았다.
묘(猫)한 입주 이야기

Q. 집사님이 모시고 있는 고양님들을 소개해주세요.
조용하고 조심성 많은 성격의 호두는 엄마 바라기에요. 매력은 짧은 꼬리! 너구리를 닮아서 참 귀여워요. 그리고 마루는 사람을 정말 좋아하고 호기심이 많은 개냥이에요. 만나는 사람마다 놀랄 정도의 애교를 부리는 인싸 냥이랍니다. 추측컨대 호두는 I형 고양이, 마루는 E형 고양이 같아요.
Q. 호두, 마루와는 어떻게 만났나요?
2017년, 묘연을 기다리던 차에 호두를 만났어요. 공사장에서 흙을 파던 포크레인 삽에서 구조됐대요. 그리고 일 년 뒤 마루를 데려왔어요. 마루는 공장 단지에서 태어났는데, 어린 나이에 엄마 고양이로부터 독립했고 사람을 의심 없이 따르는 성격이었어요. 그래서 나쁜 사람에게 해코지를 당하거나 위험한 환경에서 사고가 날까봐 구조했고, 입양 글을 보자 마자 반해서 묘연을 맺었어요.
Q. 아이들이 특별히 좋아하는 장난감이 있나요?
호두는 애착 인형이 있어요. 입양할 때 선물한 장난감으로 잠잘 때 껴안고 자기도 하고 자기 아지트에 가져다 놓기도 해요. 하도 좋아해서 너덜너덜해졌지만 버릴 수가 없어요. 마루는 털 달린 낚시대를 엄청 좋아해요. 그걸 보면 맹수 본능이 살아나나 봐요. 사냥 놀이를 할 때는 마치 한 마리의 백사자로 변해요.
Q. 집사라서 좋은 점과 힘든 점은 무엇인가요?
호두와 마루는 우리 부부에게 있어 그야말로 사랑이고 행복이에요. 존재만으로도 힐링과 위안이 됩니다. 늘 귀엽고 가끔은 이상한 고양이들이지만, 아이들이 우리에게 주는 기쁨이 너무 커요. 그리고 힘든 점, 아니 약간의 불편한 점을 찾자면… 아무래도 여행에 제약이 생긴다는 점이죠. 요즘은 다행히 펫시터 서비스가 좋아서 안심하고 단기 돌봄을 신청할 수 있지만, 장기간 여행은 여전히 어려워요. 청소도 무시할 수 없죠. 고양이들 털뿜뿜은 말로 다 할 수 없으니까요.
집사의 공간 철학
Q. 집사님에게 집은 어떤 의미인가요?
세상에서 가장 마음 편히 쉴 수 있는 공간이에요. 우리집이 우리 부부, 그리고 호두와 마루, 곧 태어날 아기 모두에게 늘 안온한 안식처가 되길 바라요.
Q. 인테리어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에 대해서 알려주세요.
저는 모난 것 없이 정돈된 느낌을 좋아해요. 그래서 오래 보아도 질리지 않는 자연스러운 분위기를 추구합니다. 편안하고 평온한 분위기요. 지인들이 저희 집에 오면 ‘평화롭다’라는 말을 많이 해주세요. 그 칭찬만큼 기분 좋은 말이 없더라고요.
Q. 한 공간에서 잘 지내는 집사님만의 꿀팁이 있다면요?
고양이의 삶과 집사의 삶에 있어 밸런스를 잘 맞추는 것. 저희는 층간 분리 생활을 하고 있어요. 고양이의 주 생활공간은 1층이에요. 최대한 고양이 친화적으로, 그리고 미니멀하게 꾸몄어요. 특히 청소하기 편한 구조로 만들었어요. 대부분의 가구들은 다리가 있는 디자인으로 구입했고요. TV도 벽걸이로 설치하니 고양이 털 청소가 한결 수월해졌어요.
니가 사는 그집
01 LIVING ROOM
남향의 햇살이 쏟아지는 창가는 호두와 마루가 제일 좋아하는 스팟이다. 아이들을 위해 창가 명당에 놓은 캣타워는 최고의 낮잠 공간이다. 책장 기능이 있는 캣타워라 고양이 용품을 넣은 박스를 깔끔하게 보관할 수 있고, 무엇보다 두 마리 고양이가 한꺼번에 올라가도 될 만큼 튼튼하다.
바깥 구경을 좋아하는 호두, 마루는 환기를 할 때마다 호다닥 달려와 방충망에 코를 가까이 대고 바람 냄새를 맡는다. 계절 따라 꽃 향기도 맡고, 벌과 새를 구경하기도 하고, 비와 눈을 구경하며 지낸다.
집사가 가장 아끼는 소파는 주택으로 이사 오며 새로 산 몇 안 되는 가구 중 하나로, 고양이를 염두에 두고 신중히 골랐다. 커버를 벗길 수 있어 가끔 고양이가 토를 하더라도 쉽게 세탁할 수 있어 편하다.
① 플랫포인트 / 본 소파 / 3,360,000원
② 슬로우알레 / 블랑 거실 테이블 / 260,000원
③ 눈독들이다 / 네모방석 / 128,000원
④ 아우스리푸 / 슬립하우스 / 74,000원
⑤ 일룸 / 캐스터네츠 책장 캣타워 / 399,900원
02 KITCHEN
취미 부자인 집사가 유일하게 흥미를 못 붙이고 있는 분야는 바로 요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방이 예뻐야 가끔 하는 요리 시간이 즐겁다는 지론으로 공을 들여 스타일링했고, 집사가 매우 애정하는 공간이 되었다.
주방의 중심을 잡고 있는 식탁은 부부가 직접 사포질과 오일스테인 작업을 한, 세상에 하나뿐인 우드슬랩 테이블이다. 마감은 어설프고 투박하더라도… 그래서 더욱 사랑스러운 가구다.
주방 상판을 가리는 원목 파티션 덕에 거실에서 부엌을 바라봐도 깔끔해 보인다. 가끔 귀가하고 거실에 들어설 때 호두가 여기에 앉아서 맞이해주기도 한다.
① 핸드메이드 / 우드슬랩 테이블
② 나무솔가구 / 원목 주방파티션 / 125,000원
③ 페스룸 / 웰 핏 트윈 테이블 & 보울 / 85,900원
④ 헤리터 / 키네틱 키친행거 / 69,000원
⑤ 오크냅퍼니처 / 톰톰 벽선반 / 135,000원
03 BEDROOM
2층에 위치한 침실에 들어서면 집사의 포근한 인테리어 취향이 단번에 다가온다. 단아한 월넛 컬러의 원목 가구들과 하얀색의 소품들이 어우러져 오래 머물러도 질리지 않는 분위기다.
집사의 청소 꿀팁은 바닥에 닿는 물건을 줄이는 것이다. 침실 역시 청소하기 편하도록 최소한의 가구만 두었고, 1층과 마찬가지로 다리가 달린 디자인의 실용적인 가구들을 선택했다. 깔끔함에 목을 메는 성격은 어쩌면 집사의 직업병이다.
① 벨라루나 / 달 무드등 / 59,000원
② 사토가구 / 플랩도어 수납장 / 139,000원
③ 장미맨숀 / 리브 원목 화장대 / 390,000원
④ 위크앤드 / 우드새모빌 / 31,000원
04 WORKROOM
가드닝은 단독주택에서 살기 시작하며 생긴 취미다. 집 안팎에 볕이 잘 드는 여유 공간이 생기다 보니 자연스럽게 식집사가 되었다.
주말이면 집사는 꽤 많은 시간을 식물에게 할애한다. 화분 상태를 하나하나 체크하고 식물의 잎을 씻어 준다. 고되기도 하지만, 푸릇푸릇 생기를 띄는 화분을 바라보면 주중 내 쌓인 스트레스가 씻겨 내려가는 기분이 든다고 한다. 식물을 돌보는 일은 곧 그가 마음을 돌보는 일이 되었다.
작업실과 식물방을 합치며 공간이 협소하다고 느끼던 참에 예쁘고 실용적인 트롤리를 발견해 편하게 사용 중이다. 슬림해서 여기저기 옮기기 편하고 화분과 더불어 식물 관리 용품, 책을 올려 둘 수 있어 정리정돈에 효과적이라고.
① 일룸 / 캐스터네츠 책상 / 241,000원
② 스트링 포켓 / 시스템 선반 / 200,000원
③ 위크앤드 / 트윌 원목 스탠드 모빌 / 38,000원
④ 뮤디스 / 디지털 피아노 / 799,000원
⑤ 데이오프 프로젝트 / Piscina 테이블 / 446,000원
⑥ 오투 / 피카 행거 전신거울 / 214,000원
⑦ 라다미노 / 트롤리 / 40,9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