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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바이브는 재지한 엇박

[PEOPLE] 재즈 색소포니스트 한승민 님을 만나다

by Eunju2023.05.10

음악에 대한 식견이 넓지 않은 나는 재즈를 상상하면 "재즈가 뭐라고 생각하세요?"라는 멋드러진 물음이 가장 먼저 떠오른다.

내가 아는 재즈란 어두운 동시에 휘황찬란한 음악이다. 반짝거리는 반지하 클럽에서 가벼운 술을 곁들이며 즐기는 흑백영화 같은 장르.

하지만 모든 재즈가 그렇지는 않다. 섹소포니스트 한승민(LAZY KUMA) 님과 그를 중심으로 활동하고 있는 밴드 쿠마파크(KUMA PARK)는 실험적인 음악을 선보인다. 재즈 베이스에 힙합 비트, 일렉트로닉 등 상상치 못했던 장르를 녹여낸 그만의 연주를.

한국 재즈 신에서 독보적인 행보를 걷고 있는 색소포니스트 한승민 님과 그를 닮은 친구 '독구'를 만났다.

Q. 반갑습니다! 자기소개해주세요.
안녕하세요. 재즈 색소포니스트 한승민입니다. 네 살 된 프렌치 불독 독구랑 반려생활 중이에요.

Q. 재즈 섹소폰과 일반 섹소폰의 차이가 무언가요?
악기는 같은데 어떻게 연주하느냐가 다릅니다. 재즈도 장르가 여러가지에요. 팝스럽게 연주하는 재즈도 있고, 전통에 가까운 스윙으로 연주하는 재즈도 있고요. 저는 전통적인 재즈와 크로스오버의 경계에 걸쳐 있어요.

Q. 재즈와 힙합을 오가는 승님 님의 음악은 실험적인 것 같아요. 한 장르로 규정할 수 있을까요?
글쎄요. 어떤 장르에도 속해 있지 않아서 자유로운 음악이라고 저는 생각해요. 재즈를 기반으로 하지만 힙합과 일렉트로닉이 섞여 있어 복합적이에요.

Q. 색소폰 연주를 넘어서 이제는 프로듀싱까지 진행하신다고 들었어요.
아무래도 앨범을 내고 곡을 만들기 시작하니까, 다른 뮤지션들에게 섭외가 들어오면 프로듀싱을 하기도 하죠. 얼마전에는 ‘싱어게인’에 나왔던 친구가 방송에서 노래할 곡이 필요하다고 해서 작업했어요. 처음에는 연주로 시작했지만 점차 음악을 다루는 범위가 넓어지고 있어요.





Q. 코로나의 영향으로 재즈 문화가 멈췄어요. 요새 근황은 어떤가요?
확실히 재즈 클럽이 많이 없어졌는데, 요새 어린 친구들 사이에서 재즈가 붐이 일면서 문을 닫았던 클럽도 슬슬 다시 영업을 시작하고 있어요. 페스티벌도 마찬가지고요. 최근에는 4월 30일에 재즈의 날을 맞아 노들섬에서 열린 서울재즈페스타에 쿠마파크가 참여했어요.

Q. 쿠마파크 밴드 활동도 꽤 오래한 걸로 알아요.
밴드를 결성한지 이제 10년 됐어요. 그 사이 앨범도 세 장이 나왔고요. 하지만 멤버들이 다들 개인 활동을 하다보니 함께 모여 활동하기가 쉽지는 않은 상황이에요.

Q. 음악을 좋아하게 된 계기가 있나요?
어릴 때부터 좋아했어요. 아버지께서 오디오 판매를 하셔서 자연스럽게 음악을 접하기 쉬운 환경이었어요. 철 지난 음반을 집에 가져오시면 그걸 들으면서 자랐고, 중학생 때는 뉴욕에 계신 아버지 친구께서 보내주신 힙합 테이프를 들었어요. 보통 사람들보다 장르를 가리지 않고 들어서 그런지 보통 뮤지션은 관심 있는 음악만 많이 듣는데, 저는 장르도 다양하게 듣는 게 좋더라고요.

Q. 요새 재밌는 분야는 무엇인가요?
연주는… 스무살부터 클럽에서 꾸준히 해왔고, 요새는 사운드 디자인이 재밌어요.

Q. 색소폰은 어릴 때부터 불었나요?
아뇨, 원래는 미술을 공부했고 음악은 취미로 했어요. 고등학교 때까지 미대 입시를 준비하면서 락 밴드를 했죠. 그러다 2학년 말부터 힙합 음악을 직접 하고 싶은 거예요. 부모님께는 크게 혼 났지만 레슨을 받으면서 실용음악과를 준비했어요.

Q. 재즈에 관심있는 사람들에게 추천하는 음악이나 앨범이 있다면요?
제일 어려운 질문이에요. 저는 고등학교 때 친한 음반가게 사장님이 마일드 데이비스(Miles Davis)의 Round midnight을 추천해주셔서 재즈에 입문했어요. 그리고 요즘 많이 듣는 테오 크라커(theo croker)의 By the way를 추천합니다.


*쿠마파크 'Donut Shop'

Q. 독구 오늘 입고 있는 옷 정말 잘 어울려요.
예전에는 독구 옷 정말 많이 샀줬어요. 아이 체형에 잘 맞지 않아서 여기저기 선물하고 그랬거든요. 수많은 실패를 겪어본 지금은 사이즈를 조금 알 것 같아요. 하지만 이젠 예전처럼 많이 사지는 않고 있어요.

Q. 독구처럼 귀여운 아이라면 입히는 재미가 있을 것 같아요. 추천하는 반려동물 브랜드가 있다면요?
일단 비싸면 다 좋긴 한데? 오늘 독구 태우고 온 개모차 브랜드 ‘에어버기’ 추천합니다. 이 카모플라주 패턴은 국내에 없어서 일본에서 구입했어요. 그리고 잘 샀다고 생각하는 건, ‘아르르’의 논슬립 슬라이드 계단이에요.





Q. 독구는 어떻게 만났나요?
저는 어릴 때 개를 키워봐서 힘든 걸 아니까 입양 계획은 전혀 없었는데, 어느 날 지나가다가 우연히 쇼윈도우에서 독구를 봤어요. 귀여워서 숍에 들어갔는데 직원이 독구를 와이프 품에 안겨 준거예요. 그 짧은 순간에 정이 들었나 봐요. 당시 독구가 3개월 지나도록 입양이 안 되고 있는 상태였는데, 이대로 입양 안 되면 어떻게 될 지 모른다고 와이프는 집에 돌아와서 펑펑 울었고 사흘 동안 고민하다가 결국 입양하게 됐죠.

Q. 승민 님과 독구가 엄청 닮았어요. ? 어쩌면 두 분의 만남은 운명이 아닐까 싶습니다. 처음부터 프렌치 불독을 데려오고 싶었나요?
전혀 아니에요. 골든 리트리버나 웰시코기를 키우고 싶었어요. 옛날에는 반려견을 애완동물 같은 느낌으로 키웠는데 지금은 자식처럼 키우고 있는 것 같아요. 와이프는 독구를 마지막 반려견으로 생각한대요. 녀석을 보내면 다시는 강아지를 못 키울 것 같다고…

Q. 독구를 키우기 전과 지금의 삶에 변화가 있나요?
그래도 좋은 쪽으로 달라진 것 같아요. 일상의 모든 일이 독구에게 맞춰졌고 비슷한 상황에 있는 사람들이랑 이야기하면 주제가 있어서 대화할 때 좋아요. 하지만 와이프랑 반려견 교육 가치관이 달라서 자주 다퉈요. ?

Q. 어떻게 다른가요?
저는 지금이라도 훈련을 시켜야 한다는 생각이고, 와이프는 굳이 그럴 필요 없다고 해요. 독구가 이미 나이를 먹었으니까 입질이 있는 게 아닌 이상 뭐든 다 맞춰주고 싶다고요.

Q. 독구와 함께하는 일상 패턴은 어떻게 되나요?
독구는 집에 있으면 거의 잠을 자고요, 제가 음악 작업할 때는 항상 발 밑에 와 있어요.

Q. 독구가 승민 님 음악 활동에 도움이 되는 게 있나요?
영감까지는 아니지만 동물한테 받는 긍정적인 에너지가 있는 것 같아요.

Q. 독구도 클럽에 같이 가곤 하나요?
서교동에 '생기 스튜디오'라는 클럽이 있는데, 가끔 데리고 가요. 상황을 봐서 연주할 때 풀어주면 독구가 무대 위로 올라와서 중앙에 자리 잡고 앉아 있기도 해요. 그럼 손님들이 엄청 재미있어 하세요.

Q. 반려동물과 함께 갈 수 있는 재즈 클럽 하나 추천해주세요.
성수동 ‘심야의 숲’ 추천합니다. 레스토랑과 라이브 클럽을 함께 운영하고 있는 곳이에요. 예민한 강아지들은 힘들 수 있으니 소리에 둔감한 친구들한테 추천할게요. 독구는 아무래도 어릴 때부터 악기 소리 자주 들어서 괜찮았어요.

Q. 독구랑 자주 놀러 가는 곳이 있나요?
김포 ‘개으른 세상’ 좋아요! 와이프가 그런 공간에 엄청 까다로운 편인데 인정한 강아지 운동장이에요.

Q. 독구의 매력은 무엇인가요?
성격이 좋아요. 입질하는 것도 없고요. 별명은 도련님, 그리고 무릎 강아지! 엄마를 진짜 진짜 좋아해서 무릎에 딱 붙어있어요.

Q. 정말 인터뷰 내내 엄마한테 딱 붙어 있네요~
셋이 같이 산책하다가 엄마 혼자 화장실이라도 가면 그 자리에서 절대 안 움직여요. 그리고 저랑만 산책할 때는 집 방향을 쳐다보면서 움직이려 하지도 않아요.

Q. 마지막으로 승민 님과 독구의 투게더를 정의해주세요.
우리는 ‘껌딱지 투게더’입니다. 사실 제가 아니라 와이프 껌딱지에요. ?

한승민

재즈와 힙합, 일렉트로닉을 넘나드는
재즈 색소폰 연주자 승민 님은
프렌치 불독 독구와 반려생활 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