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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7_심다희 님과 수가 답하다
[問101] 반려인 101명에게 묻다
by Eunju2023.04.06
우리는… 짝사랑, 짝꿍, 서로를 동생이라 부르는 관계
내가 보는 수는… 독립적인 고양이, 도도한고양이, 섹시한고양이, 귀엽고 싶지만 섹시한 고양이, 순한 고양이, 미묘. 수는 내게 갑자기 찾아온 천사야. 고모부가 돌보던 길고양이가 두 마리 새끼를 낳았는데, 한 마리는 눈처럼 하얀 아이라서 설화라고 부르고 수는 정말 순해서 ‘수’라고 불렀어. 설화는 만난지 3개월 만에 먼저 무지개다리를 건넜고 수마저 나를 떠날까 두려워서 데려와 애지중지 길렀어. 아직도 생생해. 설화가 일찍 떠난 탓에 수가 밥을 안 먹어서 내가 손으로 하나씩 먹였거든. 그 습관 때문에 아직도 손으로 음식을 주면 받아먹곤 해. 약도 손으로 주면 먹어.
수가 보는 나는… 방랑자. 수는 어렸을 때 추위를 많이 타서 종종 부들부들 몸을 떨며 몸을 또아리처럼 만들 때가 있어. 그럴 때마다 내가 웅크려 안아서 따듯하게 체온을 전해주는데 수는 내 품에서 몸을 쭉 펴고 금세 잠들어. 그러면 나는 마치 고양이가 된 것만 같은 느낌이 들어.
우리의 일상은… 평화로워. 수는 내가 집에서 쉬고 있으면 조용히 다가와 어느새 옆자리를 차지하고 골골대. 그리고 간식 먹기 전 사냥놀이 하면서 꾸루룽 대기도 하고. 응아를 마치고 난 후 기분이 좋아 와다다를 같이 하는 우리의 모습은 참 평화 그 자체야.
수가 싫어하는 건… 수는 자신만의 시간을 건드는 걸 싫어해. 예를 들면 그루밍 시간에 건드는 것과 조용한 공간에서 갑작스레 들려오는 시끄러운 소음 같은 걸 싫어해.
수가 꿈꾸는 건… 하루 종일 수랑 누워있기, 마음에 드는 간식 찾아보기, 산책… 절대 못하겠지만 한번 해보고 싶어. 그리고 함께 심야영화 보기.
수가 내 말을 알아들을 수 있다면… 네가 하고 싶은 대로 다 해도 괜찮아, 그래도 여전히 너를 사랑하니까.
쉿! 이건 비밀인데… 솔직히 수는 내가 하는 말을 다 알아듣는 것 같아. 창문을 보며 늘 일탈을 꿈꾸는 수! 그 일탈에 대해서 가끔 눈으로 얘기해주는데 나는 그 깊이에 깜짝깜짝 놀라. 그리고 내 감정을 알아도 모르는 척해주는 속 깊고 멋진 친구야.

심다희 님의 ‘시선’ 속으로
마흔일곱 번째 問101의 주인공 다희 님께서 사랑하는 이들과 함께 나누고 싶은 풍경과 이야기들을 한 권의 책으로 모았어요.
저는 지난 추억이 떠올라서 몽글몽글 좋았는데요.
여러분들도 텀블벅에서 만나보시길 바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