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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만이세요? 그럼 창업하세요!
[PEOPLE] 펍시코리아 젊은 대표 조인빈 님을 만나다
by Summer2022.04.13
“정말 이게 없다고? 그럼 내가 만들지 뭐.”
파우치나 핸드크림 같은 작은 아이템도 스타일과 디자인을 놓치지 않는 이 ‘갬성 과잉’의 시대에 왜 예쁜 반려동물 아이템은 없는 걸까? 특히 검은색 시바에 어울리는 옷과 용품은!!
불만도 많고, 할 말도 많지만, 그냥 닥치고 직접 만들기로 했단다. 그렇게 자신만의 브랜드를 론칭하고, 새로운 방식으로 세상에 다른 이야기를 던지기 위해 내딛는 스물 아홉의 첫 발.
반려동물 패션 라이프 브랜드 ‘펍시(PUPCY)’의 조인빈 대표와 마주 앉았다.
반려견 때문에? 반려견 덕분에!
Q. 우선 새롭게 론칭하는 브랜드 이야기부터 시작할까요. 펍시는 어떤 브랜드인가요.
제가 규정한 펍시는 패션 라이프 브랜드에요. 반려동물과 반려인이 패셔너블 라이프를 만들어 갈 수 있도록 돕는 브랜드죠. ‘We love them like you do’라는 메시지처럼 오래 함께 행복하고 싶은 마음을 담아 친환경, 지속가능성, 사회적 환원의 원칙으로 제품을 선보이고 소통하려고 해요.
Q. 대중에게 펍시가 어떤 브랜드로 알려지기를 바라나요.
반려동물 분야에서 긍정적인 문화를 만들어 나가는 브랜드이기를 바랍니다. 제 명함을 보시면 블루랑 옐로우로 되어있죠. 반려동물이 가장 선명하게 볼 수 있는 색상인 블루와 옐로우를 펍시의 대표 컬러로 정했어요. 반려인과 반려동물의 시선을 모두 담을 수 있게요. 이렇게 작은 것 하나까지 놓치지 않는 디테일을 통해 제품 그 이상의 가치와 문화를 함께 제공하고 싶습니다.
Q. 원래는 외국계 화장품회사에서 마케터로 커리어를 쌓았다고 들었어요.
뷰티 쪽에서 마케터로 일한 지 5년 정도 됐습니다. 로레알 홍보팀에서 시작했고, 같은 업계 스타트업에서도 일했어요. 업무 강도가 셌지만, 돌이켜보면 많은 걸 배웠던 시간이었어요. 주변에서 제가 빡세게 배워서 그런지 일을 잘한다고 말씀 해주시더라고요. 그러다 작년에 심하게 번아웃이 왔어요.
Q. 사람이 갖고 있는 에너지의 총량은 비슷하죠.
네~ 일에서 오는 스트레스 때문에 많이 지쳤던 것 같아요. 다행히 반려견 조던이 덕분에 위로를 많이 받았어요. 힘든 하루를 보내고 우울하게 집에 들어온 어느 날이었는데, 조던이가 현관까지 뛰어나와 하울링하며 반겨주는 거예요. 나도 모르게 주체할 수 없는 울음이 터지더라고요. 조던이를 끌어안고 펑펑 울었어요. 조던이가 제 마음을 다 알아주는 것 같았거든요.
Q. 그렇게 바로 퇴사하시고 비즈니스를 시작하신 건가요.
저는 사실 리스크를 지는 걸 무척 싫어해요. 그래서 사업은 생각도 해본 적이 없었는데, 갑자기 제가 사업을 한다고 하니 친구들은 제가 신내림 받은 줄 알았대요.ㅎㅎ 제가 생각해도 그런 것 같아요. 사업에 대한 육하원칙이 하루만에 나왔고, 사업 계획도 빠르게 정리가 됐어요. 그걸 제 삶의 멘토인 아버지에게 보여드렸더니 ‘괜찮다’고 하시더라고요. 오랫동안 마케터로 일하셨고, 지금도 현업에 계시거든요. 자신감이 생겼죠.
Q. 첫 경험이라 어려움이 많을 것 같아요. 책임도 결정도 오롯이 혼자서 짊어져야 하니까요.
아직까지는 재밌게 일하고 있어요. 브랜드를 구상하고, 제품들을 기획하면서 손이 슬슬 모자라고 있어서 함께 펍시를 이끌어갈 멤버들을 찾아야 할 것 같아요.
Q. 80년된 한옥을 집무실 겸 생활공간으로 리모델링하는 유튜브 영상도 재미있었는데, 현재 상황이 궁금해요.
그 집은 할머니께서 제가 사업을 시작한다고 하니 당신 명의로 되어 있는 아현동 폐 한옥을 창고로 쓰라고 내주신 거에요. 할머니 찬스죠.ㅎㅎ 그 집을 리모델링해서 당분간은 집과 사무실을 겸해 고쳐 쓰려고 시작했는데 장난이 아니더라고요.
펍시 탄생의 시발점, 조던
Q. 펍시를 시작하게 된 계기가 반려견 조던이었다고 들었어요.
조던이는 실외 배변을 해요. 비가 오는 날에도 밖에 나가야 하죠. 그래서 우비를 샀는데 애가 돌처럼 굳어서 움직이지를 않는 거에요. 비도 오고 슬슬 짜증나는데, 마침 우비와 장화의 컬러가 진짜 ?킹 받는? 색깔 조합인 거에요. 블랙탄 조던이랑 어울리지도 않고. 선택지가 별로 없어서 억지로 골랐는데 조던이도 좋아하지 않으니 난감했죠. 그 때 ‘동물계의 무신사는 어디 없나?’란 생각이 들더라고요. 저 말고 다른 반려인들도 자기가 원하는 스타일로 반려동물이랑 입고 싶다는 생각이 들 텐데 왜 아직 없을까 하다가 내가 만들어야겠다 싶어서 펍시를 구상하게 됐죠.
Q. 조던이 이전에 반려동물을 길러본 적이 있으세요.
개는 늘 기르고 싶었지만 가족들이 반대가 심했어요. 한 번은 어린 막내 동생의 교육을 위해 부모님이 병아리를 집에 데리고 온 적이 있었어요. 병아리에서 닭이 될 때까지 키웠는데, 닭이 되고 나선 제가 조류공포증 때문에 집에 들어가지 못했죠. 결국 닭을 분양받은 농장에 보내고 나서야 들어갈 수 있었습니다.
Q. 그럼 조던이는 어떻게 입양하게 되었나요.
사실 견주는 동생이에요. 동생이 언젠가부터 야금야금 강아지 용품을 사들이더니, 어느날 강아지 사진을 보여주고는 귀엽냐고 물어보더라고요. 그리고 얼마 후 조던이와 함께 나타났어요. 저는 원래 귀여운 걸 좋아해서 금방 조던이에게 푹 빠졌던 것 같아요. 처음엔 6층 집에서 “던져버리겠다”고 강하게 거부하던 아버지도 금새 조던이의 매력에 반하셨고요.
Q. 가족 모두를 홀린 조던이의 매력은 무엇인가요.
원래 블랙탄 시바가 독립적이고 도도한 매력이 있어서 고양이같다는 이야기가 많더라고요. 기본적으로 다른 강아지들에 비해 사람을 엄청 좋아하진 않아요. 시크하죠. 하지만 그게 조던이의 매력이에요. 그리고 이 녀석이 똑똑해요. 저희 집이 대가족이라 식구들한테 동생부터 할머니까지 돌아가면서 간식을 얻어먹더라고요. 덕분에 9.4kg이었는데 10kg가 되어가는 중이에요.
반려문화를 선도하는 브랜드
Q. 펍시가 사랑하는 조던이로부터 시작되서 그런지 진정성이 느껴지는 것 같아요. 지금 펍시는 무엇을 계획하고 있나요?
무엇보다 반려동물과 반려인이 진짜 필요로 하는게 무엇일까 생각하면서 움직이기 시작했어요. 우선 커플 맨투맨, 반려인 양말, 배변봉투를 선보일 계획입니다.
Q. 배변 봉투는 의외의 아이템인데요.
배변 봉투는 산책 갈 때마다 1~2장의 비닐봉투를 쓰는 반려인을 떠올리며 기획했어요. 반려동물과 오래 같이 살려면 지구를 생각해서 생분해되는 소재가 필요하다고 생각했죠. 어렵게 자연에서 3개월만에 100% 생분해되는 소재를 찾았어요. 때문에 재고를 많이 못 둔다는 단점이 있지만, 친환경이라는 기획 의도에 완벽히 부합했어요. 거기에 뭔가 가치있는 위트를 주고 싶어서 디자인에 변화를 줬습니다. 똥을 잡기 쉽게 장갑 모양으로 했지만, 손가락을 ‘메종 마르지엘라’ 타비 슈즈 스타일로 디자인했어요.ㅋㅋ 디자인 특허도 고민하고 있습니다.
Q. 듣고 보니 그냥 배변봉투가 아니네요.ㅎㅎ 다른 스토리도 궁금한데요.
양말에는 사연이 있어요. 유기견 봉사활동을 갔었는데 거기서 관리해주시는 분이 촬영을 하는데 발치 높이로 짐벌을 낮춰서 하시는 거예요. 궁금해서 여쭤보니 개들의 눈높이에서 보이게 찍는 거라고 하시더라고요. 생각해보니 ‘너를 이만큼 사랑해’라는 반려동물을 향한 메시지를 상품에 넣으려고 하면서 아이들의 시선을 고려하지 못한 것 같더라고요. 그래서 아이들이 메시지를 확인할 수 있도록 두툼한 산책 양말 목부분에 문구를 새겨 넣어서 디자인했습니다. 맨투맨은 처음에 커플 후드티가 귀엽겠다 했는데, 개는 등 뒤에 후드나 날개처럼 뭐가 달려있는 디자인의 옷을 입으면 거추장스러워 한다고 해서 맨투맨 디자인으로 결정했고요.
Q. 이런 위트있는 아이템들과 함께 펍시가 따로 준비하고 있는 프로젝트가 있나요.
얼마 전 산책을 하다가 똥 덩어리 5개가 나란히 있는 걸 봤는데 눈살이 절로 찌푸려지더라고요. 그래서 ‘풉로깅’ 캠페인을 만들면 어떨까 생각했어요. 길을 걸으며 쓰레기를 줍는 플로깅처럼 풉로깅을 하는 거예요. 이런 캠페인을 제안해서 펍시가 성숙한 반려견 문화가 자리잡을 수 있게 도울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Q. 정말 펍시라면,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마지막으로 펍시를 통해 조던이와 함께 이루고 싶은 버킷리스트가 있나요.
사실 조던이는 펍시의 회장님이에요. 펍시가 성공하면 조 회장님의 집무실을 따로 만들고 싶어요! 회장실 한쪽에 조던이 옷이 쫙 걸려있는 거죠.ㅎㅎ 그리고 브랜드 컬러로 사용한 독특한 파랑색을 ‘펍시 블루’로 펜톤 컬러에 등록하는 거에요. 재밌겠죠?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