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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_이영민 님과 인절미가 답하다

[問101] 반려인 101명에게 묻다

by Eunju2023.03.08

이영민 23세 / 학생 / @in_julmi21

인절미 드워프 햄스터 / 1살 54일 / F

우리는… 처음 만났을 때는 서로 성격이 달라서 친해지려고 많이 노력했어. 절미는 되게 소심하고 겁이 많았고 짜증도 안 내는 착한 아이였지. 절미가 아가일 적에는 엄지손가락 만큼 작고 소중해서 마음대로 만지지도 못했어. 내가 해줄 수 있는 건 손으로 간식을 주며 내 손냄새에 익숙하게 하는 거였고 가끔 밖으로 꺼내 특별한 경험을 할 수 하는 거였어. 그렇게 조금씩 가까워졌고 지금은 같이 만화를 볼 정도로 친해졌어. 이제는 많은 사람들에게 둘러싸여 있을 때 나한테만 딱 달라붙어 있을 정도로 사이가 좋아. 나를 믿고 편하게 생각하고 있나봐. 그렇지만 가끔 사랑 표현을 너무 자주 하면 귀찮은 듯이 베딩에 화풀이 하고 집으로 들어가 버리기도 해.

내가 보는 절미는… 나의 아바타. 우리 엄마가 항상 하는 말은 둘이 똑같다는 말이야. 내가 사랑을 퍼준 만큼 우리는 닮아가고 있나 봐. 나랑 똑 닮은 절미를 보면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예뻐 보여. 나는 사랑하는 존재에게 최대한 잘 해주는 편이라서 우리 절미가 하고 싶은 대로 모두 하게 해줬어. 그러다 보니 갈수록 절미의 의사 표현이 강해졌고 입맛도 까다로워져서 자기가 먹고 싶은 것만 골라 먹더라고. 음식이 마음에 안 들면 나를 쳐다도 안 봐! 가장 사랑하는 사람이 추근덕 거리더라도 가끔은 귀찮고 혼자 있고 싶어하는 내 성격까지… 정말 닮았어.

절미가 보는 나는… 귀찮지만 제일 좋은 집사? 절미 케이지는 내 책상 바로 옆, 눈만 돌리면 보이는 곳에 있어. 그래서 살짝만 부시럭 대는 소리가 들리면 후다닥 케이지 앞에 가서 절미가 뭐하나 보는 게 일상이야. 절미가 뭐 먹고 있으면 음식에 집중하는 모습이 너무 귀여워서 엉덩이를 만지작거리기도 하고. 그래서 내가 귀찮은지 매번 숨어버려. 내가 생각해도 엄청 귀찮을 것 같긴 해.ㅎㅎ 하지만 절미가 내가 애쓰는 건 알아줬으면 해. 최상의 음식과 생활 환경을 제공하기 위해 돈을 아끼지 않고 쏟아 붇고 있거든. 영양제도 어떻게 해서든 맛있게 먹이려고 노력하구.

나랑 똑닮은 절미를 보면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예뻐 보여

우리의 일상은… 밖에 나가지 않는 이상 24시간을 함께 보내. 내가 엄청난 집순이라서 잘 안 나가는 편이라 절미랑 하루 종일 붙어 있어. 아침에 절미는 간식을 찾느라고 케이지 여기저기를 막 파고 다녀. 그렇게 아침 일정을 끝마치면 오후 5~7시까지 잠을 자. 저녁밥 시간이 되면 알아서 일어나는데, 식사 후 케이지 밖에서 방안을 탐험하면서 놀고 지치면 내가 불 끄고 잘 때까지 기다려. 내가 잠을 자는 시간 동안 절미는 최상의 컨디션이야. 챗바퀴를 돌리고 케이지 안을 마구 달려 다녀. 가끔 늦게 잘 때는 새벽에 절미랑 놀아. 그 시간의 절미는 에너지가 어찌나 넘치는지 굉장히 빠르게 움직여서 한시도 눈을 뗄 수 없어.

우리가 좋아하는 건… 우리는 둘 다 음악을 좋아해. 절미가 가장 좋아하는 클래식 음악이 있는데 그 음악을 틀어주면 기절하듯이 자. 정말 다른 때와 다르게 엄청 편하게 잠에 들어. 나만 알아볼 수 있는 표정을 하고 새근새근 자는 걸 보면 난 정말 행복해.

우리가 꿈꾸는 건… 사실 햄스터들은 같이 할 수 있는게 제한적이야. 사람들과 친해지기 까다로운 동물이고 밖에 나가서 산책도 못하지. 하지만 고맙게도 절미는 내 손을 좋아하고 다른 햄스터와 다르게 뭔가를 같이 할 수 있는 존재인 것 같아. 한번은 작은 버킷에 절미를 넣어서 바깥 구경도 한 적이 있어. 그리고 집에 사진 작가님이 오셔서 홈스냅 촬영도 했다! 이처럼 특별한 날이 아니더라도 다양한 걸 경험하게 해주고 싶어. 햄스터의 수명이 다른 동물들보다 많이 짧기 때문에 절미가 사는 그 날 까지 정말 많은 사랑을 나눠주고 싶고 더 많은 추억을 쌓고 싶어. 절미 입장에서 이번 생 잘 살았고 너무 행복했다고 느낄 정도로 힘이 닿는 데까지 앞으로도 노력할 거야.

절미가 내 말을 알아들을 수 있다면… 절미야 사랑해. 말로 표현하지 못할 정도로 너무 사랑해. 다음 생에는 내 자식으로 태어나줄 수 있겠니? 너를 사람으로 보게 된다면 나는 그 이상으로 행복할 수가 없을 것 같아. 나를 똑 닮은 너를 보면 지금도 너무 사랑스러운데 사람으로 보면 너무 기쁠 것 같아. 다음 생에 내 자식으로 태어나면 우리 대화도 많이 나누고 밖에 나가서 예쁜 곳 많이 놀러 다니자. 내가 자식 낳을 나이가 될 때까지 돈 많이 벌어 놓을 테니까 절미 하고 싶은 거 다 하면서 우리 같이 행복하게 살자. 절미에게 특별하고 예쁜 추억을 만들어 주기에는 시간이 너무 짧아. 그니까 다음생에 꼭 내 자식으로 태어나줘. 알았지?

쉿! 이건 비밀인데… 우리는 비밀이 없어. ??

* 사진 제공 = 온유월 @onyuwo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