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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라는 동화 속 주인공처럼

[PEOPLE] ‘메르꽁떼’ 대표 김라현 님을 만나다

by Eunju2023.03.02

지친 하루를 마치고 현관문을 열면 시작되는 우리집 강아지의 똥꼬발랄 환영쇼! 나를 향해 달려들면서 꼬리를 헬리콥터처럼 팽글팽글 돌리는 모습은 세상 제일 가는 귀여움이다.

그저 좋아서 난리법석 애교를 부리는 댕댕이의 순수한 모습을 보고 있으면 푸스스 웃음이 난다. 그럴 때마다 모든 근심 걱정은 내가 다 짊어질 테니 우리 집 강아지는 꽃길만 걷길 바라는 아가페적 사랑이 샘솟는다.

가끔 말썽 좀 부리면 어때, 이렇게 사랑스러운걸~. 아마 반려인이라면 누구든 공감하는 마음일 것이다.

김라현 님도 마찬가지다. 여느 집사가 그렇듯이 반려인의 마음으로, 엄마의 마음으로 브랜드 ‘메르꽁떼(Mereconte)’를 전개한다. 반려동물이 동화 속 주인공처럼 즐거운 일생을 보내길 소망하면서 정성스러운 이야기를 그리는 중이다.

Q. 간단한 자기소개해주세요.
안녕하세요. 반려동물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메르꽁떼를 운영하고 있는 김라현입니다. 푸들 쥬디, 앤디와 함께 살고 있어요.

Q. 메르꽁떼는 어떤 브랜드인가요?
메르꽁떼는 프랑스어로 ‘순수동화’라는 뜻으로 ‘엄마가 들려주는 행복한 동화’라는 의미를 담고 있어요. 그래서 유럽 키즈룩을 모티브로 제품을 디자인하고, 동화를 만들어 제품을 이야기로 전달하고 있어요. 그리고 쥬디와 앤디를 포함한 세상 모든 강아지들이 동화 속 말썽꾸러기 주인공처럼 살았으면 하는 바람으로 서정적인 아이덴티티를 정립했어요.

Q. 메르꽁떼가 탄생한지 벌써 4년이 되었네요. 그 전에는 어떤 일을 했나요?
숙명여대 산업디자인 전공을 졸업한 후, UX 기획자로 일을 시작했어요 그러다 브랜드 컨설팅 회사에서 뷰티 제품, 영유아 제품과 키즈 멀티숍 등 브랜드 전략을 만드는 일을 했습니다. 일을 하면서 꾸준히 저만의 브랜드를 갖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고 메르꽁떼를 시작했어요.

Q. 라현 님만의 브랜드가 갖고 싶었던 계기가 있나요?
업무 교육 차 구글 런던이라는 코워킹 스페이스에 갔는데, 사람들이 강아지를 데려와서 일을 하더라고요. 자유로운 분위기에 되게 놀랐어요. 최근이야 우리나라에도 공유 오피스가 많이 생겼지만 당시는 많이 없기도 했고 강아지가 동반할 수 있는 사무실은 지금도 흔치 않으니까요. 그때부터 강아지와 함께 일을 하고 싶다는 막연한 꿈을 갖게 됐어요. 회사를 갖고 싶다는 생각보다는 반려동물과 함께 일하고 싶다는 마음이 더 강했어요.

Q. 수많은 분야 중에서 반려동물 브랜드를 선택한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강아지에게 귀여운 옷을 입히고 싶은 개인적인 마음이 시작이었어요. 쥬디와 앤디 입힐 옷을 찾다 보니까 반려동물 의류 브랜드가 생각만큼 다양하지 않았고, 제 취향과도 잘 맞지 않았어요. 그리고 제가 산업 디자인을 전공했지만 의상 디자인에도 관심이 있어서 뭐든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자신감도 있었고요.

Q. 메르꽁떼 디자인 대부분은 라현 님이 도맡아서 하고 있군요.
네. 전반적인 의류 라인 패턴부터 홈페이지에 들어가는 그래픽까지, 시각적인 작업은 직접 하고 있어요. 브랜드 테마의 통일성을 유지하기 위해서 혼자 컨트롤하는 중이에요.

Q. 혼자서 하는 게 힘들지 않나요?
가끔은 힘들기도 해요. 그래도 직원들이 많이 도와주고 있어서 크리에이티브한 부분에 신경을 쓸 수 있으니 좋아요.

Q. 밖에서 우연히 메르꽁떼의 아이템을 입은 강아지를 만나면 기분이 어때요?
되게 반가워요. ? 특히 메르꽁떼 옷이 레이어드해서 입으면 예쁜 옷들이 많은데, 저의 의도와 알맞게 코디한 강아지를 발견하면 제 마음을 알아준 것만 같아서 기분이 많이 좋더라고요.

Q. 집 안에 그림이 많은데, 직접 그리신 거예요?
네. 여동생이 작가로 활동하고 있기도 하고 저도 그림 그리는 걸 좋아해서 취미로 하고 있어요. 회사 다닐 때는 생각만 했지 시간을 내긴 어려웠는데 쥬디랑 앤디랑 살면서 기억에 남는 걸 그림으로 남기고 싶어서 다시 붓을 들었죠.

Q. 자매 모두 미술을 전공했다면 부모님의 영향이 있었나 봐요.
아무래도 그런 것 같아요. 부모님이 서예를 하셔서 어릴 때부터 자연스럽게 예술을 접하기 쉬운 환경이었어요. 여동생은 동양화를 전공했고, 저는 가구와 제품에 관심이 있어서 디자인으로 진로를 결정했어요.

Q. 집에 있는 작품들 중에 가장 뜻 깊은 그림은 무엇인가요?
메르꽁떼를 생각하면서 그린 그림이요. 쥬디랑 앤디의 얼굴과 행복을 주제로 그렸어요. 보시면 아이들의 특징이 묻어 있어요. 쥬디는 약간 눈이 조그맣고 나른하게 쳐다보는 느낌이라 분홍색을 썼고, 눈을 동그랗게 뜨고 주시하는 앤디의 성향에 맞춰서 앤디는 노란색으로 색칠했어요. 아크릴에 오일 파스텔로 덧그린 그림이에요.

Q. 아크릴 작업을 선호하는 이유가 있나요?
아크릴 물감의 특성 때문이에요. 계속 덮어서 색깔에 층을 입히는 소재이기 때문에 실수해도 색을 덧발라 다시 그릴 수 있거든요. 빨리 마르니까 편한 것도 있고, 동화책 같이 따뜻한 느낌을 주기 때문에 아크릴 물감과 오일 파스텔을 함께 사용하는 걸 좋아해요.





Q. 제일 좋아하는 색이 무엇인가요?
핑크색을 좋아해요. 항상 숨기려고 하는 편이지만요. ? 레드가 사랑과 행복을 상징하는 색이에요. 그래서 매직 보울 프로젝트도 빨간색을 매개로 이야기를 만들었어요.

Q. 매직 보울이 뭐예요?
유기동물에게 사료를 기부하는 메르꽁떼만의 프로젝트에요. 매직 보울 스티커가 붙은 아이템을 고객이 구매하면 매직 보울에 밥이 두 배로 차요. 밥들이 모여서 팝콘처럼 불어 나면 유기동물에게 사료를 기부하는 방식이죠. 강아지를 키우고 동물을 사랑하게 되니 자연스럽게 유기견 문제에 관심이 생겼어요. 그래서 메르꽁떼가 사회적으로 환원할 수 있는 방법이 뭐가 있을까 고민하다, 기부의 과정을 동화처럼 재밌게 만들었어요.

Q. 출퇴근은 쥬디, 앤디와 함께 하죠?
네, 거의 같이 하는 편입니다. 그런데 아이들이 많이 피곤해해요. 사람인 것 마냥… ? 예전 사무실은 서울숲 근처였어요. 집에서 멀었죠. 차로 이동하는 시간이 길어서 아이들이 힘들어 하니 자주 데리고 다니지 못했어요. 같이 지내는 시간을 늘리려고 시작한 사업인데 오히려 함께 있는 시간이 줄다니, 이건 아닌 것 같아서 최근 부모님 댁 근처로 사무실을 옮겼어요. 집에서 가까운 거리라 부담 없이 함께 출퇴근하고 있어요.

Q. 강아지와 함께 일한다는 꿈을 하나 이루었네요. 축하해요! 라현 님은 원래부터 동물을 좋아했나요?
아뇨, 실은 얼마전 까지만 해도 강아지를 무서워했어요. 아직도 생생해요. 초등학생 때 하교길에서 아주머니들이 개를 풀어 둔 채로 이야기를 하고 계셨어요. 그 개가 무서워서 조심조심 지나치던 중에 갑자기 개가 짖으면서 달려들었어요. 공포감에 소리 지르면서 도망치다 넘어졌어요. 아주머니들은 웃으시면서 ‘괜찮아, 안 물어.’라고 말씀하셨는데, 그때부터 개를 무서워했어요.

Q. 강아지 공포를 극복하게 된 전환점은 무엇인가요?
친구 강아지를 잠깐 맡은 적이 있어요. 처음에는 무서워서 집에 오면 막 도망만 다녔어요. 그 날도 걔를 피해서 침대에 올라가 있는데 제 앞에 와서 저를 빤히 바라보더라고요. 제가 “너 뭐하니?” 하고 말을 걸어 봤어요. 그리고 “간식 줘?”라고 하니까 갸우뚱 고개를 기울이더니 좋다는 듯이 빙글빙글 도는 거예요. 처음으로 강아지랑 교감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어요. 전에는 강아지가 감정이 있다는 걸 몰라서 무섭기만 했는데 그 사건을 기점으로 강아지의 귀여운 모습에 푹 빠졌어요.

Q. 쥬디는 어떻게 만났어요?
친구 강아지가 집에 돌아가고 나니까 마음이 너무 허전하더라고요. 제가 도합 1년 정도 맡아서 돌봐서 정이 많이 들었나 봐요. 헤어질 때 너무 힘들어서 다시는 동물은 못 키울 것 같다는 생각까지 들었어요. 그러다 동네 마트 동물병원 케이지에 있는 강아지가 눈에 띄었어요. 마트에 들를 때마다 보이더라고요. 그래서 만약 한 달 동안 아무도 안 데려가면 내가 입양하자고 마음먹었죠. 그런데 어느 날 걔가 저를 보고는 벌떡 일어나서 “오늘도 왔어?”라고 하는 것처럼 반기길래 덜컥 데려왔어요.

Q. 쥬디한테 간택 당한 것 같기도 하네요. ? 앤디는 어떻게 만났나요?
쥬디를 데려온 지 일 년 정도 지난 후에 똑같은 병원에서 데려왔어요. 쥬디 예방접종 주사 놓으려고 병원에 갔는데 의사 선생님이 누가 데려갔다가 다시 돌려보냈다는 강아지가 있다고, 한번 키워보고 정 아니면 다시 데려오라고 그러시는 거예요…! 그 말에 속상했어요. 그래서 앤디를 평생 제가 책임지겠다는 마음으로 데려왔어요.

Q. 두 마리 강아지와 같이 살아보니까 어때요?
에너지를 많이 받는 것 같아요. 작업할 때도 애들 덕에 긍정적으로 생각하게 되고요. 그리고 반려동물을 좋아하는 분들도 늘고 있지만 무서워하는 사람들 마음을 제가 이해하잖아요. 그래서 개를 무서워하는 사람들에게 반려견과 함께 하는 일상이 얼마나 행복한지 알려주고 싶어요.

Q. 쥬디와 앤디 성격은 어떤 편이에요?
쥬디가 벌써 10살이 됐고 앤디도 곧 9살을 바라보고 있어서 그런지 지금은 많이 조용하고 차분해요. 일단 쥬디는 호기심이 많고 겁이 없어요. 그래서 새로운 장소에 가거나 낯선 사람을 만나면 항상 앞서서 인사하고 놀자고 하는 편이에요. 반면에 앤디는 데려올 때부터 겁이 많았어요. 그래서 매번 쥬디가 먼저 나가길 기다리고, 상황이 괜찮아 보이면 슬쩍 따라 나가요. 서로 많이 의지해요.

Q. 아이들은 어떤 걸 제일 좋아하나요?
쥬디는 그냥… 쓰다듬어 주는 걸 너무 좋아해요. 옆에 와서 만져 달라고 저를 계속 건들어요. 그리고 앤디는 공놀이 좋아해요. 말만 걸면 공을 갖고 와요.

Q. 둘이 질투하거나 싸우진 않아요?
질투를 좀 해요. 특히 지금처럼 서로 무릎에 올라오려고 티격태격해요. 쥬디가 참 영특한 게, 머리를 써요. 앤디가 공을 좋아하니까 공을 옆에 툭 떨어뜨리고 앤디가 공을 물러 내려가면 그 틈을 타서 제 무릎으로 올라오더라고요.

Q. 천재견인가봐요. 지금 쥬디 표정이 ‘들켰다, 어떻게 알았지!’라고 말하는 것 같아요. 특별하게 챙겨 주는 간식이 있을까요?
최근에 쥬디 생일날 케이크를 만들었어요. 그 기억이 너무 좋아서 그림으로도 그렸는데, 음식을 같이 만들어서 먹으니 오랜만에 행복하더라고요. 앞으로도 자주 만들어 주고 싶어요.

Q. 라현 님의 반려생활은 어떤 투게더로 정의할 수 있을까요?
숨바꼭질(hide-and-seek) 투게더요. 아이들이랑 집에서 제일 많이 하는 놀이가 숨바꼭질이에요. 애들에게 장난감만 던져주면 별로 안 좋아해요. 제가 공 하나 탁 던져 놓고 텔레비전을 보고 있으면 놀지도 않고 마냥 기다려요. 꼭 제가 함께 놀이에 끼어 들어야 즐겁게 놀아요. 제가 몰래 벽장에 숨으면 “어디지? 어디야?”하면서 애들이 저를 찾아 다니고 벽장 앞에 딱 서서 쿵쿵 치다가 막 긁어요. 바쁘게 킁킁거리면서 저를 찾는 모습도 귀엽고 애들이 좋아하는 놀이라서 저도 함께 할 때 무척 즐거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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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라현

프렌치 무드의 반려동물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메르꽁떼 대표 김라현 님은
푸들 남매, 쥬디와 앤디랑 반려생활 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