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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0_안라빈 님과 반디가 답하다
[問101] 반려인 101명에게 묻다
by Gayeon2023.02.15
우리는… 태어난 곳과 생김새는 전혀 다르지만 좋아하는 것도, 싫어하는 것도 비슷해져버린, 이제는 서로가 없으면 안 되는 필수불가결한 사이지! 봄 하면 꽃, 겨울 하면 눈이 떠오르듯, 나! 하면 반디가, 반디! 하면 내가 생각나는 게 아주 자연스럽고 당연해졌어.
내가 보는 반디는… 나와 똑같은 INTP 아가씨. 낯을 많이 가리지만 잘 통하는 친구를 만난 날엔 처음부터 오랜 사이인 것처럼 온몸이 흙 범벅이 되도록 신나게 놀고, 산책을 하다 뜬금없이 풀숲에 끼어있는 비닐봉지를 만나면 엄청난 상상력을 발휘해 아주 위험한 대상인 듯 떠나가라 소리를 지르기도 하지. 누군가 슬퍼하는 모습을 보면 혀로 눈물을 닦아주기보단 자기가 좋아하는 장난감을 가지고 와서 꼬리를 살랑살랑 흔들며 위로해주고, 무계획 언니의 예상할 수 없는 뒤죽박죽 스케줄에도 늘 잘 따라주는 (반강제적) P의 강아지. 함께 산 지 3년 조금 넘었지만 이토록 나와 잘 맞는 강아지라니! 내가 보는 반디는 늘 반짝반짝 빛나는 러블리멍이야~
반디가 보는 나는… "아, 이 언니 또 사진 찍네..." 반디는 아무래도 나를 카메라걸☆ 로 생각하지 않을까 싶어. ㅋㅋ 반디의 혀 나온 얼굴, 이상한 포즈, 짖는 모습까지 내 눈엔 너무 귀엽고 사랑스러워서 그 찰나의 순간을 남기려면 늘 손엔 카메라를 들고 있어야 하니까! 반디와 외출 할 때마다 쌓이는 사진은 정말... 엄청나... 하지만 이렇게 매일 카메라를 가지고 다녀도 놓치는 순간들이 무지 많다니까? (속상) 반디가 나를 카메라로 생각하더라도...! 너의 모든 시간을 되도록 많이 간직하고 싶은 언니의 마음을 반디야 알아주라구 ^.^
우리의 일상은… 늦잠꾸러기 언니 때문에 실내 배변을 뒤늦게 배워버린 효녀멍 반디... 그래서 우리의 하루는 적셔진 패드를 치우면서부터 시작해. 근무하는 4일은 아침과 밤에 하는 산책이 전부지만 쉬는 날이 오면 무조건 차를 끌고 밖으로 나가는 게 원칙! 친한 친구들과 함께 노지로 떠나 마음껏 뛰어다니거나, 슬슬 목욕을 할 시기가 다가오면 물놀이를 하러 바다든 계곡이든 수영장이든 물놀이 장소를 향해 핸들을 돌려. 정해진 것 없이 즉흥적이고 생각지 못한 방향으로 흘러가는 일상이지만 그래서인지 예상을 훨씬 뛰어넘는 즐거움을 느끼게 되는 것 같아! 비슷한 성향의 친구들이 있는 것도 한몫하는 것 같고 ^.^
우리가 좋아하는 것과 싫어하는 건… 반디가 좋아하는 건 확실히 장난감과 원반!! 그리고 우리가 좋아하는 건 바로 반디가 가장 좋아하는 공과 원반을 가방에 담고, 우리 둘만 있을 수 있는 시크릿 계곡이나 바다, 또는 아무도 없는 넓은 잔디밭을 발견하는 순간이야.ㅎ 모든 요구조건이 딱! 들어맞는 환상의 장소를 발견하는 날엔 반디도 나도 환호성을 지르면서 함께 뛰어다니지. 혀가 미끄럼틀처럼 길게 내려올만큼 헥헥대며 웃는 반디의 모습을 보는 그 시간이 가장 행복하고 즐거워! 그리고 싫어하는 건 야외 활동을 못 하게 막는 미세먼지!!!!
우리가 꿈꾸는 건… 반디도 나도 이제는 서로가 없으면 모든 시간이 노잼! 이 되어버렸어... 그래서 늘 펫 프렌들리인 장소만 고집하게 되는데, 특히 중대형견이 가능한 곳을 찾기가 참 어려워... 그래서 언젠가는 나와 반디가 마음 놓고 자연을 만끽할 수 있는 곳에 집을 지어 살아보고 싶어! 뒤에는 계곡이 흐르는 산이 있고, 대문에서 50걸음만 걸으면 반짝이는 바다가 있는 그런 곳. 아니면 철새들이 쉬어가는 신비한 호수가 있어도 좋을거 같아.
반디가 내 말을 알아들을 수 있다면… '반디야 도대체 왜 이렇게 긁는거야...?ㅠ' 우리 반디는 가을이 시작되면 몸을 엄청 긁기 시작해... 피부에 딱지가 앉을 정도로 긁거나 심지어 털을 뜯어내기도 해서 간절기만 되면 매년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야... 먹기 싫어하는 영양제를 주는 것도 미안하고. 반디가 내 말을 알아들을 수 있다면 어디가 아픈지, 어디가 불편한지 꼭 듣고 치료해주고 싶어. 그리고 이건 꼭 말해줄래! 맹목적으로 나를 사랑해주는 반디야. 네 허락도 없이 내 삶에 초대해서 미안해. 그럼에도 나에게 무한한 애정을 주는 너! 평생 보답하며 살게. 사랑해 라반디! (그러니까 빨리 아픈 곳 말해 봐ㅠ.ㅠ)
쉿! 이건 비밀인데… 반디는 세상에서 가장 작은 보더콜리야! 어디를 가도 10키로의 보더콜리는 반디가 유일하지. 그래서 보더콜리 모임에 가면 반디는 늘 딸내미 포지션이야.ㅎㅎ 그런데 더 큰 비밀은! 반디는 스스로를 사람으로 생각하고 있다는 점이야. 꼭 푹신한 자리에 눕는 걸 선호하고, 사람들이 담소를 나눌 때면 자기도 의자에 함께 앉아 이야기에 끼고 싶어 해. 실제로는 귀여운 작은 몸집을 가지고 있으면서 하는 행동들을 보면 진짜 내 사람 동생 같다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