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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골송을 기다리는 시인의 일기

[CULTURE] 산문집 ‘고양이의 골골송이 흘러나올 게다’를 리뷰하다

by Eunju2023.01.30

도시가 넓어지고 건물이 높아질수록 길고양이의 영역은 좁아지고 있다. 재개발 건축은 동네 고양이가 살던 터전을 부수었고, 사람들마저 환경 미화 등을 이유로 길고양이의 생존권을 침해하는 실정이다.

최근에는 잔혹한 뉴스도 자주 들려온다. 동물 학대를 예방하자는 문구가 적힌 현수막 앞에 보란듯이 길고양이 사체를 전시한 행위, 길고양이를 유인해 본래 서식지가 아닌 곳에 유기하는 행위. 동물 학대의 수법은 날로 잔인해지고 있다.

과연 도시에서 사람과 동물의 행복한 공존은 가능한 걸까?

‘고양이의 골골송이 흘러나올 게다’의 저자, 조은 시인은 한때 인간 본성이 선하다는 믿음을 갖고 있었지만 길고양이와 캣맘을 겨냥한 악행들을 겪으면서 점차 사람에 대한 신뢰를 잃어버렸다. 삼십 년간 알고 지내던 이웃이 길고양이에게 독약을 던지는 모습을 보면서 그는 아래와 같이 생각했다.

‘내가 이 지점에서 인간을 사랑할 수 있으면, 꽤 괜찮은 존재일 터이다.’_43p

길고양이의 생존권을 위해 시인은 목소릴 높였다. 그 대가로 모난 혐오와 마주해야 했지만 굴하지 않았다. 피할 수 없어 부딪혀야 했던 시인의 이야기가 이 책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순한맛 표지에 매운맛 내용

책 표지에는 귀여운 일러스트가 그려져 있다. 치즈, 태비, 삼색, 제각각 무늬를 뽐내는 길고양이들은 마냥 평화로워 보인다. 고요한 표지에 끌려 책을 들었다면 아마 후회할 지도 모른다. 이 책은 힐링 에세이가 아니다. 캣맘의 사회적 갈등과 현실, 그리고 상처로 얼룩진 투쟁기이다.

조은 시인은 삼십 년이 넘도록 서울 사직동에 살았다. 오랜 세월, 있는듯 없는듯 조용하게 지냈다. 그러다 18년간 함께 지내던 반려견 또또가 무지개다리를 건넌 후 사건이 터졌다. 암컷 길고양이 한 마리가 시인의 집에 들어와 새끼를 낳은 것이다. 자그마치 여덟 마리를!

고양이를 내치지 못한 따스운 마음의 시인은 고양이들을 중성화하고 밥을 챙기기 시작했다. 누가 시키지 않았지만 그는 그게 도리라고 생각했다. 중성화 수술을 행한 보호자로서 사회적인 책임이 있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그렇게 길고양이를 돌보았을 뿐인데, 시인은 동네에서 이상한 사람으로 낙인 찍힌다. 평범한 동네 이웃의 혐오 앞에 길고양이의 생존을 돕기 위해 그가 선택한 건 꺾이지 않는 마음이다. 돌팔매질에 굴하지 않고 분주하게 밥을 챙기며 가엾은 생명을 살리기 위해 애쓰는 시인의 일기를 읽고 있노라면 가슴 한 편이 절절히 아려온다.

길고양이로, 그리고 캣맘으로 산다는 것

책에 따르면 길고양이와 캣맘을 괴롭히는 만행은 여러가지다. 지붕 위로 올라간 고양이를 죽이겠다고 음식에 쥐약을 넣어 집집마다 던지고 다니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고양이 급식소에 놓아둔 밥그릇에 방뇨를 하거나 자기 집에서 키우는 진돗개를 준다는 명목으로 사료를 몽땅 훔쳐가는 사람도 있었단다.

시인의 손에 구조된 길고양이들은 하나같이 가엾다. 사연이 없는 아이가 없다. 그럼에도 길고양이가 미운 사람들은 폭력을 멈추지 않는다.

길고양이의 죄라면 고양이로 태어난 죄밖에 없다. 독극물에 가장 먼저 죽어 나가는 건 새끼들에게 젖을 물리느라 항상 배가 고픈 어미 고양이다. 하물며 사냥꾼도 새끼는 살려준다는데.. 사람에게 실망했다는 시인의 마음이 어느만큼 이해된다.

아직 끝나지 않은 이야기

길고양이로 인해 시인에게는 악연만 있었던 건 아니다. 개다래나무를 선물하며 위로를 전하는 친구, 애니멀 호더로부터 고양이를 구하기 위해 희생을 감수하며 도움을 건넨 사람도 있었다.

무엇보다 소중한 묘연을 많이 만나 골골송으로 둘러싸인 일상을 보내는 시인이야 말로 나름의 행복을 쟁취한 게 아닐까? 물론 그의 투쟁은 현재진행형이지만.

사직동으로 길고양이들이 모여든 건 재개발 탓이 크다고 그는 말한다. 주변 지역의 건물이 무너지고 거대한 아파트가 우후죽순 들어오기 시작하면서 사람과 함께 고양이도 쫓겨난 셈이다. 사직동은 길고양이의 마지막 삶의 터전이 되었다.

공존을 위해서는 혐오와 대립이 아닌 이해와 공생이 필요하다. 동네 주민 서로가 길고양이의 상황을 너그러이 받아들이는 마음이 중요하다. 그 작은 이해가 결국 동물권을 신장하고 사람과 사람 사이에 화해를 이루는 시발점이므로.

그렇게 혐오, 학대, 유기가 사라지고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해결책을 발견하는 세상이 오길 바란다. 악의 삼박자가 사라진 동네에서는 고양이의 기분 좋은 골골송이 흘러나올 것이다.

* 고양이의 골골송이 흘러나올 게다(2022)
저자 : 조은
쪽수 : 216쪽
출판 : 아침달
가격 : 16,000원

[ 댓글 이벤트 ]

아래 퀴즈의 정답을 맞춰주세요!
정답자 중 5명을 추첨해
<고양이의 골골송이 흘러나올 게다> 책을 증정합니다.

기간 : 2023.01.31(화) ~ 02.07(화) 오전 10:00
발표 : 02.07(화) 오후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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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조은 산문집 ‘고양이의 OO송이 흘러나올 게다’의 빈칸을 채워주세요. 고양이가 안정감을 느낄 때 내는 소리를 뜻하기도 하는 이 단어는 무엇일까요?
① 글글
② 골골
③ 굴굴
④ 귤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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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답 : (2) 골골

참여해주신 모든 회원님께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정답자중 '고양이의 골골송이 흘러나올 게다'를 받으실 5명은 아래와 같습니다.

- butterca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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