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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 속으로 소박하게 걸어가
[PEOPLE] 싱어송라이터 예빛님과 소박이를 만나다
by Gayeon, Eunju2023.01.30
음악을 통해 사람들에게 편안한 위로를 전하는 싱어송라이터 예빛.
포근한 분위기와 호소력 짙은 울림으로 차분하게 노래하는 그의 모습은 말 그대로 그저 ‘빛’이다.
스무살 청춘의 서정적 감성을 노래 속에 고스란히 담아내어 넓은 팬층으로부터 사랑을 받고 있는 예빛 님은 따뜻한 목소리 못잖게 마음도 따뜻한 사람이다.
얼마 전 그는 유기견 보호소에서 강아지 ‘소박’이를 입양했다. 구조 당시 얻은 병을 작고 여린 몸으로 견뎌내고 있던 희미한 생명을 그냥 지나치지 못했다.
그렇게 소박이는 무럭무럭 자라 공을 쫓는 걸 제일 좋아하는 개구쟁이 개린이가 되었다. 건강하고 발랄하게 지내고 있는 소박이. 오늘도 예빛 님은 소박이에게 묻는다.
오늘은 어디를 걸어볼까!?
Q. 예빛 님~ 반갑습니다. 간단히 자기소개 부탁해요.
싱어송라이터 예빛입니다. 유튜브에서 커버곡과 자작곡을 업로드하며 활동하고 있고, 작고 귀여운 반려견 소박이와 같이 살고 있어요.
Q. 음악은 언제부터 시작했나요?
유년 시절 기억나지 않을 때부터 시작했어요. 원래 성악을 공부하다 아이돌 음악에 빠져서 중학교 때 실용 음악으로 전향을 했고, 예고에 진학하면서 지금까지 쭉 그렇게 음악 작업을 했어요.
Q. 음악을 하면서 제일 좋았던 순간은 언제인가요?
곡이 편안하게 잘 써졌을 때. 그리고 제가 작업한 곡을 처음으로 다른 사람에게 들려줄 때가 가장 좋아요.
Q. 최근 대학을 졸업했다고 들었어요. 이후의 행보가 궁금합니다.
오는 2월에 졸업이예요. 20년도 첫 싱글 발매 이후 작년까지 10개의 싱글을 발매했어요. 올해는 첫 EP내는 걸 목표로 하고 있어요. 그래서 그 작업에 집중하고 있답니다.
Q. 음악에 대한 예빛 님만의 가치관이 있다면요?
거창한 것 없이, 그저 꾸준히 하는 게 옛날부터 저의 음악관이었어요. 요즘 자주 되새기고 있는 건, 어디서든 편안하게 들을 수 있는 음악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입니다.
Q. 얼마 전 ‘캐나다 체크인’을 보다가 배경음악으로 예빛 님의 노래가 나오는 걸 들었어요. 무척 반갑더라고요.
저도 그랬어요. 저는 음악을 내놓고 잘 안 듣거든요. 그래서 실은 제가 노래에 담았던 메시지와 분위기를 잊은 채로 지내거든요. 그래서 캐나다 체크인에서 흘러나오는 제 노래를 들었을 때, 노래를 부를 당시의 마음과 방향성에 대해 다시금 생각하게 됐어요.
Q. 사람들에게 예빛 님의 음악이 어떻게 전달되었으면 하나요?
편안한 분위기에서 제 노래가 떠올랐으면 좋겠단 생각을 해요. 새벽에 잠이 안 올 때 곡을 쓰곤 해요. 그래서 제 노래를 들은 사람들은 잠을 잘 잤으면 하는 바람이 있어요.
Q. 예빛 님을 처음 만난 분들께 노래 한 곡 추천해주세요.
요즘 애정하고 있는 제 노래, ‘집에 가자’를 추천해요.
Q. 소박이는 어떻게 만났나요?
소박이는 3개월 때 여주 보호소에서 데리고 왔어요. 오래 전부터 강아지를 막연하게 키우고 싶었어요. 그래서 ‘나중에 여건이 되면 데려와야지’라는 생각을 하며 포인핸드를 보고 있던 중, 아픈 소박이를 발견했어요. 계속 눈에 밟혔어요. 아직 어린데… 이대로 두면 금방 죽을 것 같은 거예요. 그래서 바로 데려왔고 가족이 됐어요.
Q. 이름이 독특해요. 왜 소박이인가요?
본가에서 키우는 첫째 강아지 이름이 ‘오이’예요. 그래서 둘째를 데리고 온다면 오이랑 세트인 이름을 지어주고 싶었어요. 후보로는 당근이, 김치, 소박이가 있었는데, 그 중 소박이가 가장 잘 어울려서 소박이가 됐습니다!
Q. 소박이는 어떤 강아지인가요?
엄청 장난꾸러기예요. 호기심도 엄청 많고 특히 장난감을 아주 좋아해요. 산책 갈 때도 항상 공을 챙겨가요. 풀어놓지는 못하지만 공이 있으면 소박이가 더 행복해 보이는 것 같아서요! 눈치도 빠르고, 식탐이 엄청나요! 아기의 전형적인 특징이긴 하죠. 근데 다른 강아지들을 다 이기려고 해요. ‘내가 짱이다’ 하면서요! 자존감이 좀 높은 것 같아요. 그리고 여성분들을 좋아해요. ?
Q. 생김새도 그렇고 공을 좋아하는 모습도 꼭 보더콜리를 닮았어요. 먼 조상 중에 보더콜리가 있을 것 같아요.
그쵸? 처음에 데리고 왔을 때도 주변에서 다 보더콜리 믹스인 것 같다고 했어요. 지금은 성장이 멈췄지만, 처음엔 더 클 거라 기대도 했었죠.ㅎㅎ 소박이가 되게 잘 뛰고 어질리티에 소질이 보여서 봄이 되면 운동장을 찾아가서 훈련을 해볼까 합니다.
Q. 가족이 된 후 다른 훈련을 해보신 적이 있나요?
처음에는 소박이가 잘 짖어서 기본적인 훈련을 받았어요. 제가 집을 나가면 2~3시간동안 계속 짖더라고요. 데려온 지 얼마 안된 터라 분리불안이 있어서 그랬던 것 같아요. 이웃들에게 피해가 갈 것 같아 교육을 하려고 마음먹었어요. 그런데 이상하게도 훈련 센터에 가기만 하면 짖지 않는 거예요. ? 그래서 그냥 놀러 가는 식으로 훈련을 했어요. 그 이후에 자연스럽게 제가 집에 머무는 시간이 많아지고 소박이도 저를 신뢰하기 시작하다 보니 많이 좋아졌어요. 지난 학기에 졸업공연으로 너무 바쁠 때 소박이가 강아지 유치원에 다녔던 것도 큰 도움이 됐고요.
Q. 팬분들이 소박이 보는 재미도 있겠어요
맞아요. 요즘 제 친구들이 연락을 하면 제 안부를 물어보는 게 아니라 ‘소박이 뭐해?’ ‘소박이 사진 좀 보여줘’라고 해요. ☺ 저는 또 흔쾌히 응하고요.
Q. 소박이에 대한 노래를 만들 계획은 없는지 궁금합니다.
사실 제 첫째 강아지 이름을 딴 노래가 있어요. 아직 발매는 안됐지만요. 제목이 ‘52(오이)’인데 종종 소박이 노래도 만들어 달라는 얘기를 들어요. 그래서 작업을 해볼까 생각하고 있어요.
Q. 본가에 있는 오이는 어떻게 데려온 아이인가요?
저랑 작당모의한 오빠가 네이버 강사모 카페에서 가정 분양글을 보고는, 책임비를 주고 데려왔어요. 부모님께서는 예상했던 대로 처음에는 반대하셨어요. 하지만 한 달 만에 오이와 사랑에 빠졌다니까요. 지금 오이는 저보다 더 예쁨 받고 있어요. 아빠가 정말 좋아하세요. 딸이라고 할 정도로요. 집에 귀가하시면 신발도 안 벗고 바로 오이 산책부터 가세요. 덕분에 아빠 살도 많이 빠지고 건강도 많이 좋아지셨어요.
Q. 오이한테 딸 자리를 뺏겼네요!
오이가 이제 7살이라 조금씩 흰머리가 나오는데 아빠가 그런 걸 보면서 우리 딸 새치 염색해줘야 겠다고 말씀하시기도 해요. ? 아빠가 동물을 별로 좋아하지 않으셨는데 지금은 소박이까지도 너무 예뻐라 하세요. 소박이도 제가 입양하고 통보했거든요. 처음에는 싫어하실까 걱정했는데 오이랑 잘 지내는지 보고 싶으시다며 어서 데려 오라고 굉장히 반겨 주셨어요.
Q. 오이와 소박이는 잘 지내나요?
소박이가 장난을 많이 좋아해서 오이랑 종종 싸워요. 오이는 소박이랑 다르게 엄청 얌전하고 예민하다고 해야 하나, 소심한 성격이고 손길도 별로 안 좋아해요 약간 고양이 같죠.
Q. 소박이와 예빛 님의 일상은 어떤가요?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모자 눌러쓰고산책을 나가요. 돌아와서 음악 작업하고, 여가 시간을 즐기다가 저녁에 또 산책 나가는 비슷하면서도 다른 일상을 보내고 있습니다.

Q. 보통 산책은 어디로 하나요?
매일 한강으로 나가요. 집에서 걸어 갈 수 있는 거리라 부담도 없고, 많으면 두 세 번 정도 산책을 합니다.
Q. 마치 소박이로 인한, 소박이를 위한 일상이 된 것 같네요.
맞아요. ? 소박이가 있으니 어디를 가더라도 항상 반려견 동반이 되는 공간인지 찾아보게 되더라고요. 또, 제가 얼마 전에 차를 사서 처음으로 여행을 다녀왔어요. 소박이랑 강릉을 갔다 왔어요! 바닷가에서 유튜브 영상도 같이 찍고요. 진짜 너무 좋은 추억이 됐는데 저랑 얘랑 둘 다 몸살이 났는지 호텔에서 하루는 잠 밖에 안 잤어요. ? 사실 그렇게 운전을 오래 해본 것도 처음이고 옆에 소박이도 있다 보니 너무 긴장했던 것 같아요. 소박이가 멀미를 하기도 했고요! 근데 그렇게 길게 차를 타보니 그 이후로는 차도 잘 타더라고요.
Q. 혼자서 개를 키워보니 어떤가요?
행복해요. 행복하다고 밖에 말을 못하겠고 많은 게 달라졌어요. 특히 소박이를 위해서 만든 습관 덕에 덩달아 건강해진 것 같아요. 원래 저는 꽤나 불규칙한 생활을 살고 있었어요. 하지만 소박이 산책을 아침 저녁으로 하면서 생활 습관이 올바르게 바뀌었어요. 또, 먹는 것도 소박이가 주워 먹을지 몰라 배달 음식은 줄이고 최대한 만들어 먹게 됐어요.
Q. 가장 행복한 순간은 언제인가요?
우리만 아는 비밀 공간에서 사진 찍는 순간을 좋아해요. 아무래도 기억에 남는 건 사진밖에 없잖아요. 소박이는 카메라 앞에 서면 귀신같이 사진 찍을 걸 알고 가만히 있어요. 우리 매일 가는 한강 산책길에 포토 스팟이 있어요. 거기를 소박이 아기 때부터 자라는 모습을 비교할 수 있도록 주욱 사진을 찍어 뒀어요. 추억을 진열해서 보고 있으면 새삼 기분이 좋아져요.
Q. 소박이가 가장 행복해 보일 때는 언제 인가요?
산책 끝나고 항상 발을 닦이거든요. 발을 닦고 나면 막 비비는데 그럴 때 많이 즐거워 보여요. 행복한 강아지 같아요.
Q. 소박이와의 버킷리스트가 있다면요?
일단 가까운 나라로 해외여행을 함께 가고 싶어요! 또, 수영을 해보고 싶어요. 제가 물을 무서워해서 아직 소박이가 제대로 수영해본 적은 없거든요. 같이 배워보면 좋을 것 같아요. 그리고 등산도요. 저는 힘들겠지만 소박이를 위해서 함께 가보고 싶어요!
Q. 한국에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반려문화가 있나요?
제일 첫 번째로 드는 생각은 강아지랑 살 수 있는 주거 환경이에요. 강아지를 데리고 살 수 있는 집이 많지가 않은 것 같아요. 아니면 산책할 수 있는 울타리가 쳐져 있는 공간이요. 또, 유기 동물이 더 활발히 입양될 수 있으면 좋겠어요. 소박이를 데리고 오고 나서 어디서 데려왔냐 라는 질문을 많이 받았는데, 보통 펫샵에서 많이 입양하잖아요. 저는 유기견 보호 센터에서 입양이 더 많아지고, 그게 당연시됐으면 좋겠다는 마음입니다.
Q. 추천하고 싶은 반려용품 브랜드 알려주세요!
개인적으로 소박이가 하고 있는 산책용품 브랜드 멀로(Merlot)를 애용해요. 여기서 패딩도 장만했어요. 또 잘 샀다고 생각한 물건 중에 카시트가 있어요! 올치(Olchi)라는 브랜드에서 구매했어요.
Q. 포블스는 ‘Live Together’ 챌린지를 하고 있어요. 예빛님과 소박이의 투게더를 정의한다면 무엇인가요?
워크 투게더(Walk Together)! 왜냐하면 소박이가 나가는 걸 정말 좋아해요. 어딜 가더라도 잘 따라오고 겁도 없거든요. 함께 걷는다는 게 바로 우리의 일상이에요. 매일 소박이에게 ‘오늘은 어디를 가볼까!’라고 말을 거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