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분 읽기

나는 오밀조밀, 너는 포슬포슬

[PEOPLE] 심기록의 유진 님과 아기 감자를 만나다

by Eunju2022.12.21

‘너와 나 그리고, 우리의 마음을 기록’하자는 다짐과 함께 이야기를 만들어 가는 도자기 공방 ‘심기록(心記錄)’. 작가님과 수강생이 힘을 모아 만든 오브젝트는 하나같이 사랑스럽다. 자유분방한 모양의 도예품들은 단순미에 길들여진 전형적인 도자 그릇보다 매력적이다.

곰돌이 세 마리가 생일잔치를 하고 있는 모습을 표현한 보석함이 있다. 진수성찬이 차려진 식탁을 들추니 고양이 세 마리가 생일파티 중이고, 고양이들 식탁 아래에서는 햄스터가 옹기종기 해바라기파티를 하고 있다.

심기록의 작품들은 이런 식이다. 귀여운 이야기와 기발한 아이디어로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그리고 세상에 단 하나뿐인 유니크함도 탑재하고 있으니 과연 예술 작품이라 할 수 있겠다.

심기록을 운영하는 도예 작가 김유진 님은 두 달 전에 모란시장에서 강아지를 데려왔다. 깜깜하게 생긴 아기에게 막 캐낸 ‘감자’라는 이름을 붙여주고 애지중지 돌보며 지내고 있다.

아기 강아지를 보는 건 또 오랜만이라 한껏 기대를 품은 채 도착한 공방, 대문을 열자 마자 작은 감자는 우리를 격하게 반겼다. 토끼털 같이 부드런 아가 털을 한참 쓰다듬는데 막상 감자는 금세 흥미를 잃고는 자기 자리로 돌아갔다.

못 말리는 아기 강아지의 변덕이 마냥 귀여웠다. 아무튼 귀여운 것들로 가득 찬 이 공방을 둘러보며 하울의 움직이는 성이 떠올랐다.

Q. 안녕하세요. 자기소개해주세요.
서울 월계동에서 심기록(simgirok)을 운영하고 있는 도예 작가, 김유진이라고 해요. 4개월 된 강아지 막 캐낸 감자와 살고 있어요.

Q. 어떤 계기로 심기록이라는 공방을 열었나요?
대학에서 도예를 전공했어요. 어릴 때부터 만드는 거라면 뭐든지 좋아했어요. 인형도 만들고 미니어처도 만들었던 기억이 나요. 성인이 돼서도 역시 만드는 게 좋아서 공예과를 갔고 여러 전공 중에서 도자에 매력을 느껴서 그 길로 도예를 연마했어요. 자연스럽게 전공을 살려서 친구와 같이 공방을 열게 되었네요!

Q. 도예는 참 매력적인 것 같아요. 하지만 전공을 하지 않는 이상 체험해볼 기회가 많지 않잖아요.
맞아요. 심기록은 특히 식기보다 오브제를 중심으로 작업을 해서 그런지 미술을 하는 분들이 많이 참여해요. 일러스트레이터가 본인 그림을 도자기로 만들러 오시기도 하고, 한번은 시각 디자인을 전공하는 학생이 직접 만들었던 애니메이션의 캐릭터를 도자기로 만들러 온 경우도 있었어요. 정규 클래스를 수강하면서 졸업 전시를 준비하는 분들도 있었고요.

Q. 심기록 공방에서 만든 수강생들의 작품을 살펴보면 은근~ 실용적이면서 위트 있어요. 이런 아이디어는 어디서 얻는 걸까요?
그러니까 말이예요.ㅎㅎ 엄청 유용하진 않지만 용도는 있으면서 귀엽고 센스 있는 물건을 만드는 게 저는 정말 재밌어요. 마트로시카처럼 숨은 이야기를 담고 있는 물건도 좋아하고요. 이런 저의 성향과 비슷한 사람들이 심기록을 알음알음 찾아오나 봐요.

Q. 도자기 완성 과정은 어떻게 되나요?
만들고 채색하는 것까진 수강생님이 하고 굽는 건 제가 해요. 핸드 빌딩으로 모양을 만든 후 1-2주 동안 바싹 건조한 후에 800도 가마에서 초벌로 구워요. 유약을 바른 다음에는 1250도로 한 번 더 구우면 완성입니다.

Q. 정규 클래스는 원데이 클래스랑 많이 다른가요?
작업 시간에 차이가 있어요. 원데이 클래스는 3시간 동안 작업하는 과정이고, 정규 클래스는 2시간씩 4회 동안 하는 수업이예요. 그래서 보다 세밀한 작업이나 하루 안에 끝내지 못하는 디자인을 할 수 있어요.


*원데이 클래스
내맘대로 핸드빌딩 클래스 / 15만원

*정규 클래스
1) 프라이빗(정원 1-2인) / 30만원
2) 단체(정원 4인) / 27만원

Q. 감자와는 어떻게 만났어요?
친구가 모란시장에서 데려왔어요. 거기는 아직 박스에 강아지를 두고 판다고 그러더라고요. 감자는 3만원이었어요. 친구 집에 가기 전에 제가 임시보호를 하다가, 이틀만에 정이 들고 말아서 제가 키우게 됐어요. 사실을 말하자면 원래 저는 강아지를 키울 생각이 없었어요. 고양이를 키우고 싶었는데, 어쩌다 보니까 강아지가 굴러 들어왔네요. ㅎㅎ

Q. 키우기로 마음먹기까지 고민은 없었나요?
엄청 많았죠. 우선 개가 오래 살면 20년을 사는데, 긴 시간동안 얘를 책임져야 하는 게 제일 큰 걱정이었어요. 그리고 개를 키운다면 예의 바른 강아지로 키우고 싶어서 교육에 대한 부담도 있었고요. 또 무엇보다 저는 아무도 신경 쓰지 않고 혼자 있는 시간을 좋아하거든요. 하지만 강아지를 키우게 되면 24시간 관심을 줘야 하니까 제 개인적인 시간이 사라지는 게 겁이 났어요.

Q. 강아지를 직접 키워보니까 어땠나요?
새로운 감정을 느꼈던 것 같아요. 뭐라고 할까, 자식을 보살피는 것 같은? 엄마가 된 마음은 처음이에요. 그리고 일상이 많이 달라졌죠. 생활범위는 이 동네를 벗어나지 않는 정도로 줄었어요. 그리고 감자를 키우기 전에는 항상 대중교통을 이용했는데 이제는 거의 택시를 타요.

Q. 감자 이름 뜻은 뭐예요?
그냥 감자 같아서요! 원래는 안평교회에서 키울 예정이어서 이름이 ‘안평’이었데요. 제가 데려온 후로 감자라고 불러서, 결국 감자가 되었답니다.

Q. 정말 포슬포슬 막 찐 감자처럼 생겼어요.ㅎㅎ 감자의 매력 포인트는 뭐예요?
일단 얼굴이 매력적인 것 같고…(ㅋㅋㅋ) 특히 모색이 오묘해요. 오렌지색, 회색, 검정색, 흰색이 마구 섞여 있어요. 저는 감자 주둥이를 되게 좋아해요. 하얗게 자란 털끝이 귀여워요. 그래서 그런지, 사진을 찍을 때마다 얼굴이 다르게 보여요. 아기처럼 찍힐 때도 있고 할아버지처럼 찍힐 때도 있고, 어떨 때는 귀엽고 어떨 때는 근엄해요.

Q. 감자 성격은 어때요?
뒤끝이 없어요. 실수로 발로 치거나 밟으면 어떤 강아지는 잘 삐진다고 들었어요. 감자는 그런 상황에서도 아무 일 없던 것처럼 행동해요. 대신 고집이 있어요. 자기가 생각했을 때 아니다 싶은 부분은 엄청 항의해요.

Q. 조고만 게… 항의를 어떻게 하나요? (귀여워!)
간식 대신 사료로 트레이닝하면서 밥을 챙겨 주라는 영상을 보고, 식사 때마다 사료를 한 알씩 주면서 훈련을 했더니 감자가 화가 났던 거예요. 왜 이렇게 밥을 조금씩 주냐고 분노에 차서 마구 흥분했어요. 평소에는 조용한 편이지만 불합리하다고 생각하면 짖는 아이에요.

Q. 감자랑 살면서 웃겼던 에피소드 이야기해주세요.
처음 산책할 때 엄청 서운해하는 거예요. 공방에서는 모두에게 예쁨을 받지만 산책할 때는 사람들이 그냥 무심하게 지나쳐가잖아요. 앉아서 막 울더라고요. ㅋㅋㅋ 감자는 처음 보는 사람을 지나치게 반겨요. 그런데 이 처음의 기준이 조금 웃겨요. 화장실 갔다 올 때마다 저를 처음 본 것처럼 꼬리를 흔들고 반겨요. 고작 오분 떨어져 있었는데 갑자기 초면인 마냥 하는 모습이 조금 웃기고 귀엽더라고요.

Q. 포블스 독자들에게 잘산템 하나 추천해주세요.
산타 옷을 한 벌 구매했는데, 너무 잘 산 것 같아요. 사진 찍을 때 좋아요. 빨간색 망토가 너무 귀엽고 아기가 입을 때도 덜 싫어해요. 가격도 8천원 밖에 안해요. 합리적이에요. 크리스마스 시즌에 잠깐 입힐 거니까 불편한 옷보다 편한 거 사자는 가벼운 마음으로 샀는데 참 마음에 들어요.

後 TALK
인터뷰를 하는 동안 유진 님은 꼼지락꼼지락 무언가를 만들었다. 처음에 동그라미였던 점토는 서서히 다리가 생기고 머리가 붙으면서 오동통한 시루가 되었다. 열흘 뒤 택배로 받아본 선물은 생각보다 더~ 깜찍했다. 시루 등에 자석으로 나나를 붙인 귀여운 아이디어에 포블스 멤버 모두가 와르르 웃었다. 심기록 덕에 이렇게 소중한 추억 하나가 완성됐다.


[EVENT]

본격 반려동물의 추억을 봉인해드리는 이벤트 ? 털뭉치의 사랑스러운 모습을 평생 간직할 수 있도록 도자기로 만들어 선물할게요.

정성스러운 댓글을 달아주신 2분에게 심기록 작가님이 (직접!) 반려동물의 모습을 오너먼트로 제작해드립니다.

참여 방법
1. 포블스 인스타그램( @pobls_official ) 팔로우
2. 심기록 인스타그램( @simgirok ) 팔로우
3. 내 반려동물 오너먼트 받고 싶은 이유 댓글 달기

당첨 인원
1. 포블스 어플 내 '심기록 인터뷰 콘텐츠' 댓글에서 1명
2. 포블스, 심기록 인스타그램 게시글 댓글에서 1명

당첨자 발표 : 22년 12월 30일 14:00
선물 발송 : 2023년 1월 중

작가님이 포블스 어플과 인스타그램에서 각 2명씩 총 4명으로 당첨자를 추가해주셨습니다. 당첨자는 아래와 같습니다.

- 포블스 어플 : jbkl , cillo
- 인스타그램 : yuuziny, waffle_seol

* 당첨자 발표는 포블스 게시글과 인스타 게시 및 개별연락
* 24시간 내 당첨연락에 회신이 없는 경우 취소될 수 있음
* 도자기 작업 특성상 선물 발송까지 한 달 정도 소요





김유진

도자기 공방 심기록에서
귀여운 작품을 만드는 유진 작가님은
4개월 아기 감자와 반려생활 중입니다.

  • pipimom74

    2022.12.30

    평상시 인스타에서 보고 너무 팬이였습니다~5년전 친한 사람미용실에 쪼꼬미 삐삐를 데리고와서 지금은 건강하고 몸길이가 긴 울삐삐씨! 너무 사랑스럽고 겁도 많고 집도 잘지키는 울삐삐씨! 우리집에 와서 너무고맙고 늘 행복하게 해주고싶은데 늘 미안하네요~~사랑스런삐삐는 두번에 파양끝에 왔지만 지금 은 우리집 에 막둥이랍니다~~작가님 이런기회를 주셔서 넘감사드리며 모든 반려동물가족분들 새해에는 더 좋은일만 가득하시길요! 감자두 건강하렴~^^

  • jbkl

    2022.12.24

    앞에 분들이 너무 잘 써주셔서 큰 기대 안 하고 신청해봐요. 우리 가족과 11년을 함께 산 앵두가 작년에 불의의 사고로 무지개 다리를 건넜어요. 너무 갑작스런 사고라 부모님이랑 동생도 아직 힘들어해요. 아직 유골함을 책장에 넣어두고 있어요. 앵두를 가슴에 묻을 수 있는 기회가 되었으면 좋겠어요.

  • cillo

    2022.12.21

    저와 실로는 8년 넘게 함께 살고있어요. 둘이서만 살다보니 제 가장 편한모습 그대로를 마주하는 유일한 생명체죠ㅋㅋ 지금껏 둘이 살면서 제 이런저런 감정들을 솔직하게 털어놓을 상대가 실로였고, 일기장같은 존재가 되어버렸어요. 그런데 올해들어 암수술도 하고 위에서 출혈이 있어서 병원도 가고..세월이 유난히 빠르게 흘러가는 실로를 보며 조금 힘든 한해였어요. 그래도 22년이 다 지나가고 있으니 새해에는 둘이 더 많이 캠핑다니며 더 많은 둘만의 추억을 만들어가보려구요! 저와 출퇴근을 같이해서 24시간 붙어있는 껌딱지이지만 이 댓글을 쓰는지금은 등돌려 자고 있네요ㅎ 실로는 폭스테리어종이라 한국에서 굿즈를 찾기 힘들어서 직구로 구입하는게 많은데 작가님 작품으로 실로를 마주하게 된다면 굉장히 기쁠것 같아요! 둘만의 일기장에 또 하나의 추억이 쓰일듯 합니다 :)

  • Fatoric

    2022.12.21

    우리 푸치는 내년 1월12일이면 1살이 되는데요. 푸치랑 함께 살게 되면서 제 모든 게 바뀌었어요. 우울한 기분도 없어졌고 불면증도 사라졌어요. 규칙적인 생활도 하게 됐습니다. 이렇게 고마운 푸치에게 의미있는 선물을 하고 싶습니다.?

  • lattelatte

    2022.12.21

    우리 라떼와 함께 한지 이제 곧 5년이 다 되어가요. 5주년을 맞이해서 특별한 선물이 뭐가 있을까 고민하던 와중에 이 이벤트를 보게 되었습니다! 꼭 우리 라떼 오너먼트 받아보고 싶습니다! 이벤트에 당첨이 안되더라도 우리 갱쥐 데리고 꼭 원데이 클래스 수강 하러 갈게요!

최신 디스커버 스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