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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뽕’보다 무서운 ‘냥뽕’

[PEOPLE] 폴린 스튜디오 류진호 대표를 만나다

by Gayeon2022.12.12

수영, 스쿠버 다이빙, 서핑. 물에서 하는 액티비티에 빠진 사람들은 스스로 ‘물뽕’을 맞았다고들 우스갯소리를 한다. 마약의 끊을 수 없는 중독성만큼 취미생활이 매력적이라는 다소 과격한 표현일 게다.

폴린 스튜디오에서 사람과 반려동물의 사진을 찍어주는 일을 하고 있는 폴린 스튜디오(PaulLyn Studio) 대표 류진호 님은 물뽕을 제대로 맞은 수중 액티비티 마니아이지만, 못지 않은 중독성을 자랑하는 ‘냥뽕’에도 단단히 빠져 있는 고양이 젤리와 무무의 집사이기도 하다.

과연 물뽕과 냥뽕 중 어떤 마음 속 마약(?)이 더 치명적일까? 진호 님의 이야기에 더 깊숙이 빠져든 이유이다.

Q. 진호 님을 간단히 소개해주세요.
안녕하세요! 폴린 스튜디오를 운영하면서 사진을 촬영하고, 수영과 스쿠버 다이빙 강사도 함께 하고 있는 류진호라고 합니다! 고양이 남매 젤리, 무무와 함께 살고 있어요.

Q. 다양한 야외 액티비티를 즐기시던데요.
사진이 본업이지만, 수영, 스쿠버 다이빙, 서핑을 좋아합니다.

Q. 유독 물 속에서 하는 취미생황이 많은 것 같아요.
네~ 맞아요. 저희 사이에서는 ‘물뽕’ 맞았다고 하는데요. 그만큼 물에 한 번 빠지면 중독성이 어마어마해요~ㅎㅎ

Q. 수영이나 다이빙은 취미가 직업이 된 셈이네요.
그렇죠. 디자인 대학을 나왔으니 처음엔 그냥 수영장 회원으로 시작했어요. 그리고 느즈막히 입대를 했는데, 제가 수영 가방에 짐을 챙겨갔었거든요. 이병 때 맞선임이 수영 선수 출신이었데 제 관물대를 풀어주다가 우연히 보게 된 수영 가방을 계기로 친해졌어요. 그러다 전역을 하고, 맞선임이 라이프 가드 자격증을 따야 하는데 같이 하자고 저를 꼬셔서 저도 어쩌다 라이센스를 갖게 되었어요. 수영을 좋아하기도 하고요. 그리고 나서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나서 잠시 공백이 있었는데 그 자격증으로 수영 강사 투잡을 당분간 해도 나쁘지 않겠다는 생각을 했죠. 그렇게 시장한 수영 강사를 지금까지 하고 있어요.

Q. 스쿠버 다이빙이나 서핑을 하면서 환경에 대한 생각이 많이 바뀌었다고 들었어요.
제가 원래 ‘동물권’ 같은 이슈에 관심이 정말 없었는데 다이빙 하면서 관심이 많이 생겼어요. 사실 바다가 정말 심각하게 황폐화되고 있거든요. 제주도만 해도 식생이 매년 바뀌고 있어요. 여기 서식하면 안 되는 생물이 살기도 하고요. 태평양이나 인도양에서 다이빙을 할 때는 섬인줄 알고 접근했더니 거대한 쓰레기 더미이고, 그 안에서 바다 생물들이 비닐을 먹고 있는 걸 목격한 적도 있어요. 그런 경험들을 통해 동물을 대하는 방식이 달라진 것 같아요. 사실 그 전에는 길고양이들에 대해서도 별로 측은지심을 가지진 않았거든요. 그런데 되려 해양 쪽 동물들을 보다가 도시에서의 떠돌이 동물들에 대해서도 관심이 생겼어요. 앞으로 더 적극적으로 나설 생각입니다.

Q. 폴린 스튜디오엔 반려동물과의 아트웍 촬영 상품이 있나봐요.
사람들이 여권이나 증명 사진 찍으면 인스타그램에 많이 올리곤 하잖아요. 와이프가 일러스트레이터인데, 사진을 꾸며주면 더 올리기 좋지 않을까 싶어서 시작하게 됐어요. 저희도 반려인이다 보니 여기 주변에 퇴근시간에 산책하시는 분들이 많더라고요. 반려동물도 찍어주면 좋겠다 해서 반려동물까지 포함해서 만든 상품입니다.

Q. 젤리와 무무는 어떻게 만나게 되었나요?
장모님이 터키쉬 앙고라 고양이를 입양했는데, 중성화 하기 전에 요 녀석이 몰래 외출을 했다가 아이가 생겨 버렸어요. 그 때 낳은 여섯 마리 새끼 고양이들 중 두 마리를 저희가 입양하게 됐습니다. 나머지 아이들도 좋은 곳으로 입양이 되었고, 지금도 인스타그램을 통해서 소식을 듣고 있는데 모두들 아주 잘 지내고 있답니다.

Q. 젤리와 무무의 성격이 궁금해요.
젤리는 우선 쫄보에요. 물론 무무도 쫄보이지만, 무무는 자기 공간에 있으면 수다스러운 친구죠. 집에선 컴퓨터로 작업하고 있을 때 다가와서 냥냥거리면서 함께 일(?)하기도 해요. 반대로 젤리는 자기 공간에 있어도 도망다니는 스타일이에요.

Q. 젤리,무무가 집에서 가장 좋아하는 공간은 어디인가요?
침대 위나 창문 위에 있는 걸 가장 좋아해요. 그런데 와이프가 고양이 알레르기가 있어서 잠 잘잘 때 침실에 못들어오게 문을 닫고 자거든요. 그런데 어느날 밤에 문 손잡이가 달그락 거리더니 문이 열리는 거에요. 그런데 아무도 없는 거에요. 정말 깜짝 놀랐어요. 나중에서야 젤리가 혼자 문을 열고 들어오는 걸 알았죠. CCTV를 보고 문 여는 게 너무 능숙해서 한 번 더 놀랐어요.ㅎㅎ 반면 무무는 혼자 문 열 줄을 몰라요. 그래서 젤리한테 문을 열어달라고 하는 스타일이에요. 그럼 젤리가 항상 나서서 문을 열어주는데요, 가장 먼저 침실에 들어오는 건 항상 무무에요.ㅎㅎ

Q. 젤리와 무무도 오늘처럼 스튜디오에 가끔 출근하나요?
저희가 1년에 한 번씩 젤리, 무무 생일에 같이 사진을 찍어요. 그럴 때만 스튜디오에 데리고 나와요. 둘 다 겁이 많아서 스트레스를 많이 받거든요. 되도록이면 집에만 있게 합니다.

Q. 젤리와 무무를 키운 후 바뀐 점이 있나요?
아이가 있는 집은 애기 때문에 엄마 아빠가 싸우다가 풀린다고 하잖아요. 반려동물만 있어도 그런 게 있는 것 같아요. 고양이가 강아지들처럼 맨날 예뻐해달라 만져달라 하지 않잖아요. 반대로 사람이 더 안달나서 귀여운데 만지고 싶은데 가만히 안 있어 주고요. 근데 되려 저나 와이프가 속상한 일이 있어서 방에 들어가서 침대에 누워있으면 금세 알아서 자기발로 와서 비비고 아는 척을 해요. 위로 받는 느낌이라 너무 좋아요.

Q. 둘 다 산책냥이는 아니죠?
산책은 못하지만, 산책하는 걸 보는 건 엄청 좋아해요. 창문 밖을 항상 둘이 보고 있는데 둘 다 맹수 본능이 있어서 아침에 새들을 보고 위협적인 표정이랑 소리를 내다가 자기들이 그 소리에 민망해하기도 해요.ㅋㅋㅋ 안 배워도 다 하는 본능이구나 싶어서 신기했죠.

Q. 액티비티를 좋아하는데, 같이 할 수 있는 게 많지 않아서 아쉽지는 않나요?
딱히 그런 건 못 느꼈어요. 와이프는 집에서 요가를 하고, 저는 사람을 대하는 일을 하다보니 아침마다 명상을 하는데, 그럴 때마다 항상 다른 곳에 있다가도 근처에 와서 누워있답니다.

Q. 젤리와 무무가 함께 겹쳐있는 사진이 많더라구요. 둘의 사이가 아주 각별한가봐요.
맞아요. 둘이 남매라서 그런가 봐요. 서로 배에다가 꾹꾹이를 해줄 때도 있어요. 물론 젤리는 몸치라 어설프게 하긴 하지만요!ㅎㅎ

Q. 젤리와 무무는 새끼 고양이 때부터 키워서 말을 잘 들을 것 같아요.
애들 보다 앞서 총각 때 고양이를 키운 적이 있는데, 그땐 정말 아무 것도 모르고 데려와서 너무힘었어요. 특히 목욕과 발톱깎을 때 정말 힘들었거든요. 그래서 애기 때부터 목욕이랑 발톱 깎는 교육을 했어요. 목욕을 자주 하지는 않지만, 항상 얌전히 있어줘요. 그럴 때 너무 고맙죠

Q. 젤리랑 무무가 사람 말을 알아들을 수 있다면, 어떤 말을 해주고 싶은가요?
사랑한다고. 너무 사랑한다고 말해주고 싶어요.

류진호

사람과 동물의 사진을 찍어주면서
수영과 다이빙도 가르치고 있는 진호 님은
고양이 젤리, 무무와 반려생활 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