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분 읽기
수리수리~ 슐리칠리!
[PEOPLE] 고양이 집사, 보영 님과 동욱 님을 만나다
by Eunju2022.11.28
다부진 골격과 풍성한 털이 마치 사자를 닮은 메인쿤.
찰리 쿤이라 불린 영국 선장이 배에서 키우던 고양이가 야생 고양이와 사랑에 빠져 탄생한 묘종이라는 전설이 있다. (믿거나 말거나)
무시무시한 외모와 반대로 온순하며 장난기가 많은 개냥이로 소문났는데, 과연 실상은 어떨지…!
매력적인 브랜드 ‘알크미(ALCMY)’의 대표, 천보영 님은 메인쿤 슐리, 스트릿 출신 칠리, 그리고 남편 이동욱 님과 함께 알콩달콩 신혼을 즐기는 중이다.
얼룩진 모색과 평범한 메인쿤에 비해 아담한 몸집이 귀여운 슐리와 언니를 똑 닮은 삼색 길냥이 칠리. 두 마리 자매 고양이가 살고 있는 집으로 짧은 집들이를 다녀왔다.
Q. 반갑습니다! 자기소개 해주세요.
보영 : 안녕하세요. 디자이너 브랜드 알크미의 대표 천보영이에요. 팔자 좋은 슐리칠리를 모시고 살다가 남편을 만났어요.
동욱 : 저는 웹, 앱을 외주로 개발하는 에이전시 루쿠쿠(LUKUKU)의 대표 이동욱 입니다. 안녕하세요!
Q. ‘알크미(ALCMY)’라는 단어는 연금술이 연상되네요. 브랜드 전체적인 분위기가 형형색색 화려하고 예술적이라서 요정이 떠오르기도 하고요.
보영 : 마법과 SF 같은 소재를 좋아해요. 어릴 때부터 해리포터 같은 판타지 영화를 좋아하고 마법의 세계가 진짜 있지 않을까 믿었어요. 그리고 소설 ‘연금술사’를 감명 깊게 읽어서 그런 환상적인 콘셉트로 디자인을 전개하고 있어요.
Q. 고양이는 언제부터 키웠나요?
보영 : 자취 시작하고 두 달 만에 슐리를 데려왔어요. 그리고 얼마 안 있어서 회사 앞에서 칠리를 발견했고요.
보영 : 처음 만났을 때, 보영 님 집에 가려니까 큰 고양이가 있다고 경고하는 거예요. 저는 고양이가 커 봤자 얼마나 크겠냐며 쉽게 생각했어요. 하지만 막상 슐리를 보니까... 생각했던 것보다 너무 큰 거예요! 그래도 첫만남에 약한 척할 수 없으니까 안 무서운 척했어요. ㅋㅋ
Q. 집이 굉장히 깔끔하네요. 선반 위에 올려져 있는 물건도 없고 거실도 말끔해요.
동욱 : 고양이가 위에 있는 물건을 다 치고 다녀서 어쩔 수 없이 싹 넣어버렸어요. 털이랑 먼지가 엉겨서 지저분 해지기도 하고요.
보영 : 남편이 엄청 미니멀한 스타일이에요. 저는 되게 맥시멀하고 복작복작한 인테리어를 좋아해요.
Q. 원목 캣타워 너무 예쁘네요. 어디 건지 궁금해요.
보영 : ‘카노카노’ 브랜드의 아치형 캣타워에요. 캣타워 같지 않은 디자인이라서 좋아요. 전형적인 캣타워는 쌩뚱맞게 생겨서 인테리어를 해치는데, 이 가구는 제가 추구하는 집 분위기랑 잘 어울려서 구매했어요.
Q. 슐리는 어떻게 만났어요?
보영 : 고양이를 분양하는 캐터리 인스타 계정 여럿을 주시하던 중 슐리가 눈에 띄었어요. 메인쿤 품종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워낙 선호하는 모색과 사이즈가 뚜렷해요. 슐리는 이상적인 품종묘의 모습은 아니었고 어렸을 때 어디가 아팠는지 눈물이 계속 고여 있어서 빠르게 입양되지 못했어요. 그 모습이 짠해서 제가 데려왔어요.
Q. 슐리라는 이름은 보영 님이 지었나요?
보영 : 아뇨, 캐터리에서 부르던 이름이 '애슐리'였어요. 저는 그 이름이 썩 내키지 않았지만, 이름을 아예 바꿔버리는 건 예의가 아닌 것 같아서 ㅎㅎ ‘애’를 빼고 슐리라고 불러요.
Q. 슐리가 평범한 집고양이와 다른 면이 있나요?
보영 : 골골 소리가 아빠 코 고는 소리처럼 엄청 커요.
동욱 : 손을 엄청 잘 써요. 그래서 사료 먹을 때도 손을 사용해서 먹고 그래요.
Q. 둘째 칠리는 어떻게 데려왔나요?
보영 : 작년에 다니던 회사 건물 뒤에서 아기 고양이가 하루 종일 울고 있었어요. 엄마한테 버려졌는지 눈곱은 덕지덕지 붙어서 눈도 못 뜨고. 다른 디자이너들은 데려갈 상황이 아니었어요. 한 명은 이미 고양이를 두 마리나 키우고 있고, 한 명은 고양이를 무서워하고, 다른 한 명은 개를 키우고 있어서, 다들 어떡하냐~ 이러고 있다가, 제가 불쑥 데려와 버렸어요.
Q. 불쌍한 건 못 참죠! 그래도 보영 님은 특히 짠한 걸 못 참는 스타일이네요~
동욱 : 저까지 해서. 저도 불쌍해서 데려왔을지도.
보영 : ㅎㅎㅎㅎ
Q. 고양이 키워 보니까 어떠세요?
동욱 : 고양이는 인간을 부지런하게 만들어요.
보영 : 책임감이 생겨요. 원래 본가에 살 때는 집안일에 손 하나 까딱 안 하는 편이었는데, 고양이는 제가 꼭 챙겨야 하는 존재니까 사람이 부지런 해지더라고요. 원래 집에 청소기가 없었는데, 슐리 데려온 다음날 똥통 모래가 온 집안을 엉망으로 만들어서… 바로 인터넷에서 청소기를 주문했죠. 그리고 측은지심도 잘 느끼는 부드러운 성격으로 변했어요.
Q. 고양이를 두 마리 키우시는 건 어때요?
보영 : 너무 좋아요. 특히 더 좋은 건, 둘이서 잘 논다는 점이에요. 가끔 고양이를 부탁해 같은 프로그램 보면 고양이끼리 영역 다툼하고 미친 듯이 싸우는데 슐리칠리는 안 그래서 다행이에요.
동욱 : 둘 다 사업을 하니까 집에 있는 시간이 그렇게 일정하지가 않아요. 집에 아무도 없으면 한 마리 혼자서 심심할 것 같은데, 두 마리가 있으니까 마음 걱정이 덜 해요.
Q. 둘이 성격은 어떻게 달라요?
동욱 : 슐리는 엄청 조심스러워요. 천천히 신중하게 걷고 눈치 엄청 봐요. 그리고 작은 소리에도 깜짝깜짝 잘 놀래요. 여기가 1년째 살고 있는 집인데 매번 처음 보는 가구인 것처럼, 처음 들어가 보는 방인 것처럼 조심스럽게 행동해요. 반대로 칠리는 겁이 없어요. 한번은 샤워하고 나와서 수건을 휙 던졌는데 칠리한테 떨어졌어요. 그런데도 놀라는 기색 없이 가만히 앉아 있더라고요.
보영 : 그리고 슐리는 우아하게 누워있는데 칠리는 동네 백수처럼 누워 있어요.ㅋㅋ 막 널브러져 누워 있다고 해야 하나. 신기한 건 낯선 사람이 집에 오면 둘의 성격이 정반대로 변한다는 거예요. 칠리는 겁쟁이로 변해서 어디론가 숨어버리고, 슐리는 예의주시하면서 냥냥펀치 날릴 준비를 하지요.
Q. 고양이들이 반응하는 단어가 있나요?
동욱 : 자기 이름 부르는 줄은 아는 것 같은데, 반응을 해주지는 않아요.
Q. 고양이들 표정은 어떻게 읽어요? 좋아하는지 싫어하는지 알 수 있나요?
보영 : 눈을 반쯤 뜬 묘한 표정이 있어요. 편안하다고 느낄 때 많이 짓는 표정이에요. 하지만 슐리와 칠리 모두 얼굴에 희로애락이 잘 드러나는 편은 아니에요.
동욱 : 액팅은 있어요. 그래서 약간 기분 좋은 상태다, 불편한 상태다 하는 것은 확실히 느껴져요. 칠리는 기분 좋을 때 꼬리를 많이 흔들어요. 헬리콥터 프로펠러처럼 막 이렇게~
Q. 고양이들이 특히 좋아하는 장난감이 있나요?
보영 : 뱀뱀이! 근데 두 마리 모두 장난감을 막 좋아하진 않아요. 그나마 뱀뱀이에 제일 반응을 해요. 슐리는 사냥을 정말 잘해요. 느릿느릿 움직이는데 손만 슉- 뻗어서 장난감을 잡아요.
동욱 : 맹수 같아요. 동체 시력이 좋은가 봐요. 칠리는 잘 못 잡거든요. 액션만 화려하고. ㅎㅎ
보영 : 그리고 애들은 장난감 대신 이상한 빵끈 같은 거 좋아해서 그런 쓰레기 생기면 모아둬요.
동욱 : 맞아! 마스크 같은 거 놔두면 끈을 그렇게 씹어요.
Q. 고양이 용품 중에 추천해 줄 만한 브랜드가 있나요?
보영 : ‘아메리칸 솔루션’의 모래가 진짜 혁신적이에요. 우리집이 모래 유목민이었어요. 두부 모래도 써보고 이것 저것 많이 바꿔왔어요. 개중에서 아메리칸 솔루션 모래가 냄새를 제일 잘 잡고 고양이들도 좋아해요. 뚜껑이 달려 있는 포장이라 보관하기도 편해요.
동욱 : 그리고 고양이들 치카치카할 때 스트레스 많이 받으니까, 병원에서 치석을 예방하는 처방 사료를 사서 먹여요.
Q. 초보 집사님들을 위해 조언을 해준다면요?
보영 : 일단 좀 지식을 많이 쌓은 후에 데려오면 좋을 것 같아요. 저 같은 경우는 우선 부딪혀 보는 스타일이어서 처음에 고생했거든요. 특히 발톱 깎을 때 엄청 사투를 벌였어요... 이제는 남편이랑 둘이 깎으니까 수월하긴 하지만, 슐리한테 긁히면 최소 옷이 찢어지고 심하면 유혈 사태가 일어나거든요. 지금은 대형묘 장갑을 끼고 깎아요.
Q. 고양이들과 하고 싶은 버킷리스트는 무엇인가요?
보영 : 산책이 가능하면 여행 같이 가고 싶어요. 앞으로 산책 열심히 도전해 보려고요!
동욱 : 강아지 최대 장점이 데리고 나갈 수 있는 거랑 사진 같이 찍기 편한 점인 것 같아요.
Q. 제일 행복한 순간이 언제인가요?
보영 : 주말에 늦잠 잘 때 슐리랑 칠리가 침대에 올라와서 같이 자면 너무 좋아요. 머리 맡에 뜨끈뜨끈하고 복실복실하면 정말 행복해요.
Q. 얘들이 만약에 사람 말을 알아들을 수 있으면 어떤 얘기를 해주고 싶으세요.
보영 : 사랑한다, 예쁘다, 우리 슐리칠리 최고!
동욱 : 슐리칠리도 우리 좋아하겠지? 엄청 사랑하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