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묘(描)~한 시선으로 집을 짓다

[CULTURE] 고양이를 위한 건축서 ‘가가묘묘’ 리뷰

by Eunju2022.11.18

불과 십여 년 전만 해도 한국에는 고양이 집사가 흔치 않았다. 사회적으로 요물이라는 인식이 있어서인지 고양이를 키우는 사람은 어쩌다 한 명.

대부분 쥐를 잡기 위한 목적으로 고양이를 데리고 살았다. 사람과 고양이는 악어와 악어새처럼 이익을 주고받는 공생 관계에 가까웠다.

그러나 시대가 변했다. 캔따개라는 말을 들어 보았는가? 고양이를 상전으로 모시는 인간을 일컫는 우스갯소리다. 온라인은 귀여운 고양이 밈으로 가득하고 SNS상에서 캣테리어(Cat-Interior)라는 해시태그가 돌아다닐 정도니. 이제 고양이는 라이프스타일 그 자체다.

당연한 말이지만, 고양이의 습성은 사람과 다르다. 맹수의 기질이 남아있어 높은 곳에서 안락함을 느끼고 좁은 틈을 비집고 엉뚱한 공간에 들어가는 걸 좋아한다. 사람과 고양이, 달라도 너무 다른 둘이 서로 스트레스 받지 않고 행복하게 동거할 방법은 없을까?

‘가가묘묘(家家描描)’는 ‘비유에스건축’에서 사내 기록으로 남겼던 글을 다듬어 펴낸 책으로 고양이와 사람이 함께 사는 집에 대한 사례를 다룬다. 서로 다른 두 세계가 사이 좋게 공존할 수 있는 왕국을 건설하기 위해 궁리했던 건축가들의 고민 어린 이야기가 담겨 있다.

이 책은 귀엽습니다

‘가가묘묘’의 전체적인 인상은 발랄하다. 건축과 고양이. 두 주제는 깊게 탐구할수록 어렵고 복잡하다. 하지만 중간중간 끼어 있는 귀여운 디테일이 책의 두께가 주는 중압감을 느슨하게 풀어준다.

이 책의 귀여움 포인트는 세 가지다. 첫 번째, 일러스트. 삐죽빼죽 하찮고 귀여운 손그림과 직접 그린 도면은 책의 분위기를 말랑말랑하게 만들어 준다.

두 번째 포인트는 사람들이 대화할 때마다 한 마디씩 첨언하는 가상의 고양이, ‘냥’이다. 사람들의 진지한 대화에 대뜸 끼어 들어서 자기 생각을 주장하는 냥이는 독자 스스로 고양이의 관점에서 생각해볼 수 있도록 한다.

마지막 포인트는 고양이 사진! 행복하게 늘어져 있는 고양이부터 위풍당당한 고양이, 빵굽는 고양이, 집사의 행동을 이해할 수 없다는 듯이 눈을 동그랗게 뜨고 바라보는 고양이까지. 큐티텍쳐(Cutitecture)를 지향하는 비에스건축사무소의 분위기처럼 명랑한 편집이다.

어쩌다 묘연

‘가가묘묘’의 탄생 배경에는 두 마리의 길고양이가 있다. 건축사무소가 체부동의 한옥에 있었던 시절, 사무소 멤버들은 마당을 찾아온 길고양이들에게 짜구와 호구라는 이름을 붙여주고 밥을 챙겨주면서 정을 쌓았다. 어쩌다 찾아온 묘연은 건축가들이 책을 짓는 계기가 되었다.

“도시의 특정 장소에 대한 인상이 건축물보다 고양이로 기억된다는 것은 참 신기한 일입니다. 짜구와 호구에 대한 기억은 우리에게 서촌의 랜드마크로 남아있습니다. 이곳을 추억할 수 있는 기억을 하나라도 더 준 것이 짜구와 호구가 우리에게 준 선물이 아닐까요.”
_323p

책에 담긴 집사들의 묘연 역시 각별하다. 동물과 함께 살 줄은 상상도 못했던 신혼부부가 주차장을 드나들던 길고양이에게 간택 당해 입양하게 되는 스토리가 특히 재밌다. 운명처럼 찾아온 반려묘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성심껏 부양하는 부부의 마음이 따뜻하게 다가왔다. 고양이 덕에 책을 만들고, 새로운 삶을 발견한 이야기. 고양이는 인생에 있어 최고의 선물이다. 분명.

상상도 못한 캣타워

반려견은 산책을 위해 주기적으로 바깥을 나가지만, 영역동물인 반려묘의 행동반경은 대부분 실내에 국한된다. 이런 특성을 감안하면 고양이에게 공간이 얼마나 큰 삶의 요소인지 이해할 수 있다.

만약 고양이와 같이 살고 있는 집을 꾸민다면 가구 배치는 어떻게 하는 게 좋을까? 고양이 털이 많이 빠지니 환기가 중요하고, 고양이 입장에서 바깥 풍경이 텔레비전이라고 하니 창문 위치도 중요할 것이다.

반려묘를 배려한 공간적 장치는 무궁무진하다. 바람길이 날 수 있도록 창문 위치를 결정하고 중문을 만들어 안전을 도모하기. 그리고 캣타워를 둘 자리에 기다란 창을 내거나 고양이가 밖을 편하게 구경할 수 있도록 벽 모서리에 턱을 만들기. 하지만 고양이는 대체로 인간의 바람대로 행동하지 않는다.

“집사 : 아무리 철저한 계획을 세워도 고양이들은 사람이 생각한 대로 행동해주지 않는 것 같아요.
건축가 : 삶의 진리를 깨달으셨군요.”

_304p”

새로운 도전을 위해 시골로 내려간 집사 부부는 멋진 캣타워를 설치했지만 고양이는 화장실 창문 턱에 올라가는 걸 더 좋아했다고 한다. 알쏭달쏭한 고양이 마음을 간파하는 건 시간낭비! 그래도 이런 예측할 수 없음이 고양이의 진정한 매력이 아닐까?

이제는 한국도 고양이가 지배하기 시작했다. 묘(描)한 매력에 사로잡힌 사람들은 반려묘를 들이거나 길고양이를 부양하면서 그들을 향한 사랑을 드러내고 있다.

반려인의 사생활을 다룬 책이 출판되고 있다는 사실은 반려 문화의 긍정적인 흐름을 보여주는 지표다. 거기에 경험을 통해 체득한 정보까지 더해진 다면 더할 나위 없을 것이다.

‘가가묘묘’가 더 소중한 이유이다.

앞으로도 사람과 동물이 더불어 사는 모습을 담은 콘텐츠가 늘어나길 바란다.

* 가가묘묘 - 고양이와 함께 사는 집 (2021)
저자 : 박민지, 박지현, 조성학
쪽수 : 336쪽
출판 : ㈜CNB미디어
가격 : 18,000원


[ 댓글 이벤트(종료) ]

아래 퀴즈의 정답을 맞춰주세요!
정답자 중 3명을 추첨해 <가가묘묘> 책을 증정합니다.

기간 : 2022.11.18(금) ~ 11.25(금) 오전 10:00
발표 : 11.25(금) 오후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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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가가묘묘’의 탄생 배경에는 두 마리의 길고양이가 있어요. 그들의 이름은 무엇일까요?
① 백구, 호구
② 호구, 짜구
③ 짜구, 친구
④ 친구, 누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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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답 : (2) 호구, 짜구

참여해주신 모든 회원님께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정답자중 '가가묘묘'를 받으실 3명은 아래와 같습니다.

- Fatoric
- thanksoonee
- Morgang22

* 선물은 다음주에 발송됩니다.

  • Dali

    2022.11.25

    댓글 이벤트에 참여해주신 모든 회원님께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발표는 금일 14시에 발표하도록 하겠습니다.

  • ttaengsun

    2022.11.24

    2번 호구랑 짜구요! 가가묘묘 정말 재미있는 책 같은데 포블스가 소개 안 해줬다면 몰랐을 것 같아요. 좋은 책 소개해주셔서 감사합니다?

  • nabi

    2022.11.23

    호구랑 짜구 2번!!

  • pincobo

    2022.11.21

    2번 호구와 짜구요!! 엄청 읽어보고싶어요?‍♀️❣

  • berry_so_cutee

    2022.11.21

    2번 ! 호구와 짜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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