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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든 리트리버가 사랑한 사진가

[CULTURE] 애견인 BRUCE WEBER를 리스펙하다

by Chloe2022.11.08

‘캘빈클라인(Calvin Klain)’ 언더웨어의 멋진 흑백 화보를 모두 기억할 것이다. 큼지막한 밴드 로고 플레이가 돋보이는 속옷을 입은 멋진 모델들. 그 캠페인의 모본을 1980년대 후반에 완성한 사진작가가 바로 오늘의 주인공 브루스 웨버(Bruce Weber)이다.

브루스 웨버는 매거진 보그, GQ, 엘르 등을 대표하는 패션 포토그래퍼일 뿐 아니라 커머셜과 예술을 넘나드는 천재 사진 작가로 세계의 인정을 받고 있다. 동시에 뉴욕 대학에서 영화를 전공했고 총 7편의 영화를 제작하거나 연출한 영화인이기도 하다.

하지만 재미있는 건 이 글로벌 원톱 사진가를 수식하는 여러 키워드 중 유독 빛나는 단어가 ‘골든 리트리버(Golden Retriever)’라는 사실이다.

흑백으로 컬러를 꿈꾸게 한 천재

“광고는 제품을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감성(感性)을 파는 것이다.”

1946년 생으로 올해 만 76세가 넘었지만, 브루스 웨버가 여전히 뾰족한 감각을 유지하며 시대의아이콘으로 인정받고 있는 이유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성찰이다.

결국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건 정보가 아니라 감성이라는 걸 일찌감치 깨달았던 그는 1970년대 후반 GQ의 표지에 그의 사진을 걸며 화려하게 데뷔했다. 이후 보그(VOGUE), 엘르(ELLE), 라이프(LIFE), 인터뷰(INTERVIEW), 롤링스톤(Rolling Stone) 등 글로벌 매거진의 대표 작가로 활동했다.

뿐만 아니라 1980년대 그 유명한 캘빈클라인의 캠페인을 시작으로 ‘랄프로렌(Ralph Laulen)’ ‘아베크롬비(Abercrombie & Fitch)’ 등 브랜드들의 미국적인 아이덴티티를 화보로 완성해냈다.

브루스 웨버의 매혹적이고 섹슈얼한 사진들은 대부분 흑백이었지만, 감상하는 이들의 심장에는 컬러로 각인되었다.

브루스 웨버의 심장 색깔은 골드

사진과 함께 그를 설명하는 또 다른 단어는 ‘골든 리트리버’이다.

그에겐 유명한 골든 리트리버 다섯 형제가 있다. 첫째 ‘드림’, 둘째 ‘트루’, 셋째 ‘리버’, 넷째 ‘빌리 홀리데이’, 막내 ’타오’. 그 중 리버는 그의 영원한 마음 속 페르소나인 배우 ‘리버 피닉스(River Phoenix)’를 기리기 위해 이름을 붙여주었고, 빌리는 구조견 출신으로 애교가 많기로 유명하다. 그리고 트루는 요 녀석에 대한 영화를 따로 제작할 만큼 브루스 웨버가 애지 중지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브루스 웨버의 다섯 골든 리트리버들은 그의 사진 속에 수시로 등장한다. 발가벗은 젊은이들과 물속으로 풍덩 뛰어드는가 하면, 올드카의 보닛 위에 올라 앉아 낭만적인 눈빛으로 석양을 응시하기도 한다. 그의 사랑스러운 누렁이들은

순식간에 주인 못지 않은 스타가 되었다. ‘몽클레르(Moncler)’는 그의 골든 리트리버들을 정식 모델로 계약하고, 골든 리트리버를 위한 패딩 코트를 출시하기도 했다.

브루스 웨버는 한 매체를 통해 아이들을 모델로 출연 시키기 시작한 이유에 대해 “화보를 촬영할 옷이 마음에 들지 않아 옷을 가릴 목적이었다”고 밝혀 화제가 되기도 했다.

하지만 이 멋진 골든 리트리버 가족도 세월을 피할 수는 없었다.

브루스 웨버는 자신의 SNS를 통해 지난 10월 27일, 리버가 16살의 나이로 무지개 다리를 건넜다고 이별 소식을 전했다.

다섯 골든 리트리버에게 헌정하다

브루스 웨버는 그의 골든 리트리버를 향한 애정을 담은 사진 기록들을 한 권의 책으로 묶어 냈다. 제목은 ‘The Golden Retriever Photographic Society’. 독일의 아트북 출판사 ‘타셴(TASCHEN)’에서 520페이지의 럭셔리한 양장본으로 출판했다.

책 속에는 자유롭게 포착된 다섯 골디의 비공개 이미지들로 채워져 있다. 하나 같이 자유롭고, 웃기고, 행복한 모습들이다. 마치 부모가 자녀의 성장기를 정성스럽고 상세하게 기록한 한 편의 다큐멘터리를 보는 듯한 느낌이다.

하지만 이 책은 비단 골든 리트리버에 한정되지 않는다. 인간과 동물의 교감을 뷰파인더에 담아내기 위한 50년의 노력과 고민이 고스란히 녹아들어 있다. 책의 서두에 기록한 제인 구달(Jane Goodall)과의 대담은 이런 노회한 사진가의 깊은 동물사랑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Bruce Weber

패션과 영화를 넘나드는
세계적인 포토그래퍼 브루스 웨버 님은
둘째 가면 서러운 골든 리트리버 마니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