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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로운 동물의 세계

[CULTURE] 제5회 서울동물영화제를 소개하다

by Chloe2022.10.25

좋은 영화 한 편을 발견하는 날이 있다.

한 편의 좋은 영화는 마치 오래된 동네의 숨은 맛집을 발견한 듯한 기쁨을 준다. 그리고 노포의 머리 희끗한 주인장은 수줍게 말한다. “별 거 없어요. 좋은 재료를 썼을 뿐”이라고.

맞다. 맛있는 영화는 재료인 주제와 메시지가 좋은 영화이다. 맛있는 영화를 만나는 날엔, 욕심을 부려선 안 된다. 한꺼번에 담아도 안되고, 허겁지겁 삼켜서도 안 된다. 영화 속에 녹아든 배우의 연기, 스토리의 견고함, 미장센의 디테일, 음악과 그래픽 등 다양한 요소 하나씩 혀끝으로 맛보고 음미해야 한다.

만약 그 재료가 우리를 늘 설레게 만드는 ‘동물’이라면 얼마나 더 맛있게 영화를 즐길 수 있을까.

제 5회 서울동물영화제가 10월 27일 개막해 닷새 동안 27편의 장편과 20편의 단편이 우리를 만난다. 올해는 ‘카라 동물영화제’에서 서울동물영화제로 이름을 바꾸고, 주제도 동물뿐 아니라 채식이나 환경에 대한 이야기까지 영역을 넓혔다.

그야말로 맛집의 향연이다. 깊어가는 가을날을 풍성하게 만들어줄 동물 영화를 추천한다.

서울동물영화제 바로가기

에브리띵 윌 체인지 Everything Will Change

독일, 네덜란드 l 2021 l 92분 l 극영화 l 12세 이상
- 10월 27/28일 메가박스 홍대 2관 19:00

영화제의 개막작인 ‘에브리띵 윌 체인지’는 디스토피아를 배경으로 한 영화이다.

2054년 모든 동물이 멸종한 세상에서 우연히 기린의 사진을 발견하고, 이 목이 긴 동물의 존재를 찾아 세 친구가 과거로 여행을 떠난다. 이른바 ‘방주’ 프로젝트. 그 여정에서 사라진 생물 다양성을 확인하고, 어떻게 이 모든 것이 지구에서 사리지게 되었는지 확인하는 과정에서 현재의 우리와 만나게 된다.

런던 웨스트민스터 대학교에서 연출과 각본을 공부했고, 베를린 국제 영화제에서 최우수 독일 영화상을 수상한 마튼 페지엘(Marten Persiel)이 연출했다.

꿀꿀 Oink

네덜란드 l 2022 l 70분 l 애니메이션 l 전체관람가
- 10월 28일 메가박스홍대3관 12:00

아홉살 소녀 밥스는 할아버지로부터 생일선물로 ‘꿀꿀이’라는 이름의 아기 돼지를 선물받는다. 하지만 배변을 가리지 못하는 꿀꿀이는 가족의 골칫덩어리. 꿀꿀이의 입양을 반대하는 엄마에 맞서 밥스와 할아버지는 아기 돼지를 훈련시키기 시작한다.

극적으로 엄마의 훈련 테스트에 통과하지만, 다음날 꿀꿀이가 사라진다. 할아버지가 침대 밑에 몰래 숨겨놓았던 소시지 기계와 함께.

꿀꿀은 마샤 할버스타드(Mascha Halberstad)의 첫 번째 장편 애니메이션이다.

노인과 황새 Storkman

크로아티아 l 2020 l 76분 l 다큐멘터리 l 전체관람가
- 10월 30일 메가박스 홍대3관 14:40

독거노인 스체판 보키츠는 홀로 살아가며 여러 동물들을 보살피며 살고 있다. 우연히 밀렵꾼에 의해 상처입어 날지 못하는 황새 말레나도 한 가족이 된다. 말레나는 철새이지만 날개를 다쳐 배우자인 클레페탄을 따라 아프리카로 떠날 수 없다. 홀로 사는 보키츠와 무리와 함께 떠난 클레페탄을 기다리는 말레나는 서로를 의지하며 1년의 시간을 보낸다.

영화는 말레나, 클레페탄, 스테판, 그리고 그들의 서로를 향한 깊은 헌신과 외로움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낸다.

2013년 자그레브 다큐멘터리 영화제 최고상을 받은 토미슬라브 옐린치치(Tomislav Jelincic)가 연출했다.

캣대디 Cat Daddies

미국 l 2021 l 89분 l 다큐멘터리 l 12세이상
- 10월 28일 메가박스 홍대2관 14:20
- 10월 29일 메가박스 홍대2관 19:00 (GV)

뉴욕에서 생활하는 데이비드 조반니는 고양이 ‘러키’와 함께 살기로 결심하고, 함께 지낼 수 있는 임시주택의 허가도 받는다. 그러나 코로나19의 확산과 갑작스레 닥친 개인적인 시련이 닥친다. 데이비드는 이 상황을 이겨내기 위해 자신처럼 고양이와 함께 사는 캣대디들을 찾아 나선다.

일반적인 통념으로 범주화된 캣맘에서 벗어나 일곱 남성 집사들의 일상을 영화는 담담하게 보여준다.

이 영화의 제작자이자 감독인 미에호앙(Mye Hoang)은 첫 번째 다큐멘터리 연출작인 캣대디를 통해 “현대 남성성과 유동적인 성 역할을 탐구하고 싶었다”고 전했다.

멍뭉이 My Heart Puppy

한국 l 2021 l 114분 l 극영화 l 전체관람가
- 10월 31일 메가박스 홍대2관 19:00

사촌 사이인 주인공 민수(유연석 분)와 진수(차태현 분)는 사랑하는 반려견 ‘루니’와 피치 못할 사정으로 헤어지게 되어 새로운 루니의 가족을 찾아 나선다.

그 과정에서 다양한 사람과 반려동물을 만난다. 우리가 주변에서 익숙하게 볼 수 있는 인물과 상황들을 낯설게 보여준다. 이번 영화제의 심사위원인 황미요조 님은 “멍뭉이를 통해 우리 사회에 스며들어 있는 반려동물 관련한 상실, 절망, 공허 또한 함께 느끼고 생각해보길 권한다”고 코멘트했다.

영화제의 폐막작인 멍뭉이는 영화 ‘청년경찰’ ‘사자’ 등을 연출한 김주환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