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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ttention is What 쪼쪼 Want

[PEOPLE] 퍼포먼스 디렉터 김은주 님을 만나다

by Gayeon, Shannen2022.10.21

햇볕에서 사각사각 소리가 나기 시작한 어느 가을 초입의 오후였다. 토요일 인터뷰지만, 유난히 가벼운 발걸음.

걸그룹 ‘뉴진스(NewJeans)’의 퍼포먼스 디렉터 김은주 님을 직접 만난다니. 눈치없이 나대는 심장을 다독이며, 잠실타워 뷰가 예술이라는 루프탑 카페로 들어섰다. 오후 12시, 아직 영업 시작을 몇 분 남겨둔 카페 안에 앉아 있는 단 한 사람. 뒷모습이었지만 검은색 티셔츠에 질끈 동여맨 머리, 은주 님이 분명했다. 두근~

은주 님을 향해 설레는 첫 걸음을 뗀 순간, 그의 품 안에서 작고 하얀 녀석이 깡총 뛰어내렸다. 그리고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기 시작했다. 앙, 앙, 앙~ 캉, 캉, 캉~

바로 너로구나, 쪼쪼.

앙증맞은 두 발을 동동 구르며 짖던 녀석이 손길이 닿자 마자 꼬리를 치며 몸을 비벼대기 시작한다. 당황스럽게.

마치 “Attention is what 쪼쪼 want”라고 말하는 것처럼~

Q. 간단히 은주 님 소개 부탁드려요.
어도어 소속 퍼포먼스 디렉터 김은주 입니다. 걸그룹 뉴진스를 담당하고 있어요. 그리고 반려견 쪼쪼와 함께 살고 있습니다.

Q. 서태지와 아이들을 좋아해서 춤을 시작했다고 들었어요.
네~ 맞아요. 어릴 때 너무 좋아했어요. 그렇게 힙합 컬쳐에 빠지게 되었어요 ㅎㅎ

Q. 은주 님은 댄서이면서 동시에 안무가이기도 하잖아요. 같은 듯 다른 느낌이에요.
댄서나 안무가나 통틀어서 댄서라고 할 수 있는데, 일하는 방식이 조금 달라요. 프리랜서 댄서는 내가 추고 싶은 춤을 추면 되거든요. 내가 좋아하는 음악에 내 스타일대로 내가 하고 싶은 대로.
그런데 안무가에게 안무 발주를 맡기는 건 그 댄서의 춤 스타일이 들어가기를 바라기 때문이거든요. 그래서 자기 스타일의 춤을 정해진 음악에 잘 정리해서 넣을 수 있어야 해요.

Q. 안무가와 디렉터는 또 다를 것 같아요.
디렉터는 앨범 제작부터 참여하는 거라서 제 스타일보다는 이 앨범의 방향성에 맞게 진행하는 게 중요해요. 제가 잘하는 거, 못하는 거 상관없이 경계를 더 넓게 봐야 해요. 안무 동작 하나하나뿐 아니라, 전체적인 무대 연출이나 이 음악의 콘셉트, 방향성, 스타일링. 의상을 어떻게 입는지도 생각해서 안무 동작을 만들 수 있어야 하죠. 때로는 그 순서가 뒤바뀌기도 해요. 안무가 너무 잘 나와서 이 안무에 모든 게 맞출 때도 있답니다.

Q. 어도어 소속 디렉터로서 달라진 점은 무엇인가요?
저는 늘 새로운 걸 많이 갈구하는 스타일이에요. 내 스타일을 고집한다기보다는 내가 이런 걸 해서 어떤 하나의 스타일을 만들고 이게 너무 만족스러우면 또 새로운 걸 찾고 그랬던 것 같아요. 그래서 여자 댄서 치고는 장르에 구애받지 않고 여러 가지를 했던 것 같아요.
어도어와 새로운 걸 늘 추구하는 제 스타일이 잘 맞아떨어진 것 같아요. 그래서 안무도 더 편하게 짤 수 있었어요.

Q. 이번 뉴진스 작업이 엄청 재미있었겠는데요.
재미있기도 했고, 그만큼 힘들기도 했어요. Attention, Hype boy, Cookie 세 곡을 다 해야 했는데, 곡마다 방향성이나 콘셉트를 정하고, 안무를 짜는 게 쉽지 않았어요.

Q. 첫 방송할 때 감회가 남달랐을 것 같아요. 내가 만든 안무를 프레임 안에서 보는 건 또 다른 느낌이잖아요.
첫 방송보다는 처음 뮤직비디오가 공개되었을 때 집에서 유튜브로 엄청 울었어요. 주마등처럼 지난 시간이 지나가더라고요. 좋았던 기억들, 창작의 고통, 멤버들과 연습한 시간까지. 아무래도 멤버들을 제가 모질게 가르칠 수 밖에 없었으니까.. 그런 것들이 생각 나더라고요.

Q. 안무를 창작할 때 영감 받는 부분이 따로 있나요?
있는데.. 그때그때 다른 것 같아요. 아무래도 음악의 방향성이나 코드에 따라서 아이디어를 얻는게 다 달라요. 춤이 장르마다 컬쳐가 다 다르거든요. 그 문화적 배경에서 영감을 많이 얻는 것 같아요.

Q. 그럼 이번 뉴진스 안무는 어디서 영감을 얻었나요?
‘Hype boy’ 같은 경우 1절은 밀당이고 2절은 가운데로 모이거든요. 이 구도가 옛날 스트릿 댄스 중 하우스 댄스에 배경이 있고 거기서 이런 구성을 가져와야겠다고 생각을 했었어요. 그래야 전형적인 틀에서 벗어날 수 있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Hype boy는 춤 컬쳐에서 많이 아이디어를 가져 왔어요.

Q. 어이없는 질문이지만, 쪼쪼도 안무에 영감을 주나요?
아이디어라기보다는 멤버들에게 표정이나 동작을 코칭할 때 이해하기 쉽게 동물에 비유를 많이 하는데, 눈에 힘을 줘야 하는 동작을 설명할 때는 쪼쪼가 째려보는 눈빛 사진을 멤버들한테 많이 보여줬어요.ㅎㅎ

Q. 이제 쪼쪼 얘기를 시작해볼까요. 처음 만나게 된 계기가 궁금해요.
제가 처음 집에서 독립했을 때 나만의 반려견을 키우고 싶어서 알아보다가 저희 신랑 지인을 통해서 본가 근처에 있는 가정분양 하는 곳을 방문하게 됐어요.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나는데 모견과 새끼 네 마리가 꼬물거리고 있었어요. 그 중 쪼쪼가 셋째였어요.
사실 그날 바로 데리고 올 생각은 없었는데, 쪼쪼가 제 신발을 물고 들어오더니 제 허벅지 안에 딱 앉는 거에요. 그대로 얘로 입양하겠다고 했어요~ㅎㅎㅎ

Q. 원래 개를 좋아하셨던 거예요?
집에서 항상 어렸을 적부터 개를 키웠었어요. 근데 아기 때부터 키운 애들이 아니고 다 유기견들이였어요. 어머니가 버려진 아이들을 많이 데려오셨거든요. 그래서 10년 넘게 같이 살아본 적이 없어요. 건강이 갑자기 안 좋아져서 무지개다리를 건너고 그랬었죠. 그래서 추억 속에 있는 아이들이 되게 많아요.

Q. 그럼 지금 어머니도 반려 중이시겠네요.
얼마 전 키우던 유기견이 아파서 하늘나라로 갔는데, 생각보다 충격이 크셨나봐요. 지금은 키우지는 않으시고, 떠난 아이를 그리워하고 계세요. 그래서 요즘 부쩍 쪼쪼 걱정을 많이 하세요. 쪼쪼 떠나면 어떻게 할 거냐고?

Q. 신기하게 쪼쪼는 짖을 때 만져주면 조용해지네요.
네~ 맞아요. 병원에서 의사 선생님이 쪼쪼는 사람으로 치면 겁이 많아서 말이 많은 스타일이래요.ㅎㅎ

Q. 만약에 쪼쪼가 갑자기 두 발로 서서 춤을 출 수 있게 된다면, 어떤 춤이 가장 잘 어울릴까요?
하우스 댄스라고 스탭을 주로 사용하는 춤이 있어요. 쪼쪼를 한 번 연습실에 데리고 왔을 때와다다다 뛰는 모습을 보고, 제자들이 ‘쪼쪼가 하우스 한다’고 소리지르더라고요~ㅋㅋㅋ 하우스 댄스가 가장 잘 어울릴 것 같아요.

Q. 연습할 때 가끔 데리고 가시는 거예요?
연습실에 가끔 데려는 가는데, 저만 계속 쫓아 다니니까 진짜 집중해야 할 때는 안 데리고 가요. 한 번은 제가 수업하고 있을 때 신랑이 쪼쪼를 데리고 왔는데, 수업하는 공간이 통유리로 되어 있었거든요. 거기서 쪼쪼가 저를 보고 들어오려고 유리를 긁고 난리를 치는 모습이 너무 웃겼어요.

Q. 은주 님이 생각할 때 쪼쪼는 나랑 이런 거는 진짜 비슷해, 혹은 이건 진짜 달라..하는 이런 부분이 있으신가요?
저는 MBTI가 ENFJ라 낯가림이 별로 없거든요. 근데 쪼쪼는 사교성이 진짜 없어요. 지금은 코로나 때문에 외국에 못 나가지만, 신랑이랑 1년에 한 번씩 여행갈 때 친한 동생 집에 쪼쪼를 맡겨요. 그 동생은 스피츠를 키우는데, 쪼쪼가 일주일을 그 집에 있어도 걔랑 안 친해져요~ㅋㅋㅋ

Q. 쪼쪼와의 버킷리스트가 있다면요?
쪼쪼랑 제주도를 함께 가보고 싶어요! 바닷가 여행은 몇 번 가봤는데 제주도 가고 싶다고 말하니까 신랑이 ‘애를 감당할 수 있겠니’라고 하더라고요 ㅋㅋㅋ

Q. 좋아하는 반려동물 브랜드가 있나요?
브랜드는 딱히 없고 옷은 그냥 만들어서 입혀요. 그리고 쪼쪼는 일반 말티즈보다 눈물량이 되게 많아요. 신랑이 말티즈는 눈물 자국이 생기면 안 없어진다고 해서 엄청 알아보다가 오가닉 사료를 알게 됐어요. 그래서 어릴 때부터 ‘닥터독’ 오가닉 사료를 먹이고 있어요.

Q. 쪼쪼는 나한테 어떤 의미인가요.
어.. 진짜 없으면 안되는 존재에요. 최근 주위에 무지개 다리를 건넌 아이들이 너무 많아요. 다행히 쪼쪼는 아직 짱짱하지만 좀 무섭더라고요. 노견은 멀쩡하다가도 갑자기 나빠지기도 하니까. 저희 엄마도 가끔 말씀하세요, 너 쪼쪼 가면 어쩌냐고. 쪼쪼가 이제 12살이라 걱정이 되네요. 함께하는 시간동안 더 행복하게 지내야죠.


김은주

장르를 넘나드는 타고난 춤꾼이자
어도어의 퍼포먼스 디렉터인 은주 님은
말티즈 쪼쪼와 반려생활 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