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 읽기
024_ 이지원 님과 퐁듀가 답하다
[問101] 반려인 101명에게 묻다
by Seoyoen2022.10.14
우리는… 하루 중 가장 많은 시간을 함께하고, 매일 점점 더 많이 닮아가는 사이. 틴틴의 모험의 틴틴과 밀루, 피너츠의 스누피와 우드스탁처럼 우리는 한 세트야! 퐁듀는 놀랄 만큼 나를 닮은 행동을 할 때가 많지. 내가 밥먹는 시간에 나를 따라 밥 먹으려 하는 것처럼 매일 사소한 일까지 따라해. 그래서 건강하고 행복한 퐁듀를 위해 나도 몸도 마음도 더 건강한 사람이 되려고 해!
내가 보는 퐁듀는… 사사려 깊은 츤데레야! 평소 표정은 무심하지만 누구보다 나를 잘 살피고 있어. 내가 안겨주길 바랄 땐 잘 안 오는데, 한번씩 슬쩍 엉덩이를 들이밀 때면 귀여움에 마음이 웅장해진다! 겁 많고 까탈스러운 성격이지만, 나와 함께라면 용기를 내는 퐁듀. 나는 퐁듀와 함께 하는 시간이 너무 행복해서 종종 자다가 벌떡 일어나 옆에 꼭 붙어있는 작은 퐁듀를 확인하곤 해.
퐁듀가 보는 나는… 간식보다, 친구보다, 장난감보다 좋은 누나이자 엄마! 누나가~ 라고 했다가 에구 울애기~엄마가~ 라고도 하는 이 정신없는 반려인을 늘 의젓한 표정으로 다 이해하고 알아들어줘서 고마워!
퐁듀는 나와 함께라면 어딜 가도 배를 다 뒤집어까고 잠들 정도로 안심하는 편인데, 나는 그게 너무 뿌듯해. 앞으로도 나는 너에게 어디서든 언제든 너를 안심하고 맘껏 쉬게 만드는 사람이고 싶어.
우리의 일상은… 우리의 스케줄은 매일 유동적이야. 그래도 수많은 미팅과 출근을 퐁듀가 함께해주고 있어서 좋아. 퐁듀는 연남, 성수, 한남동 어디를 가든 나와 원플원으로 함께해. 커피마시러, 때로는 와인이 있는 자리, 심지어 포차까지도 같이 다녀. 피곤할 만도 한데, 늘 의젓하고 씩씩하게 같이 있어줘서 너무 고마워.
퐁듀는 사람들은 좋아해도 강아지 친구들을 무서워해. 그래서 조금 걱정이었는데, 최근 강아지를 위한 메뉴가 있는 카페에 자주 나와 단둘이 놀러가기 시작하며 용기를 내서 친구를 사귀고 있는 중이야. 내성적인 퐁듀가 의젓하게 밖에서의 하루 일과를 나와 함께하고 집에 와서 펄쩍 펄쩍 뛰며 시끄럽게 장난감을 모아올 때면 참 귀엽고 웃겨!
우리가 좋아하는 것과 싫어하는 건... 우리는 마음 놓고 데굴데굴 굴러다닐 수 있는 넓은 실내에 함께 있는 걸 좋아해! 퐁듀는 외출도 좋아하지만, 함께 실내에서 쉬다 놀다 하는 시간에 훨씬 에너제틱해. 퐁듀를 데려온 지 얼마 안 됐을 때는 열심히 산책을 다녔는데 늘 기운이 없는 게 걱정되어서 동물병원에 데려갔었어. 의사 선생님은 실내에서 둘이 쉬라고 처방해 주셨고, 그게 정답이었어... 퐁듀의 MBTI는 완전 i형. 실내에서 함께 충전하는 시간이 참 좋은가봐. 내 목이나 어깨, 허리춤에 턱을 올리고 자는 시간을 참 좋아하는 퐁듀!
퐁듀가 제일 싫어하는 건, 역시 나와 떨어져 있는 것! 누나의 혼자 외출은 무조건 서운해! 3분 뒤에 들어와도 누구보다 신나게 반겨줄 수 있지!
우리가 꿈꾸는 건… 눈치 보지 않고 하는 외출이야. 지금 우리는 주로 대중교통을 이용해. 차분한 퐁듀가 이동하는 시간을 잘 견디기는 하지만, 부득이한 상황에 조용히 하라고 할 때, 혼낼 만한 일도 아니면서 쓴소리를 하는 게 미안했어. 그리고 더운데 문을 열어줄 수 없을 때도 미안했지. 누나가 퐁듀 조수석 카시트에서 편안하게 이동할 수 있도록 면허를 딸게! (지금 열심히 공부중) 마음껏 서울 근교 강아지 놀이터도 가보고 강아지 워터파크도 가보자.
퐁듀가 내 말을 알아 들을 수 있다면… 내 강아지가 다른 누구도 아니고 퐁듀라서 내가 얼마나 행복한지. 퐁듀에게 정말 많이 말하지만, ‘사랑해, 고마워’ 라는 말을 퐁듀가 더 많이 느낄 수 있게 들려주고 싶어.
퐁듀는 아주 어렸을 때 아팠어. 치명률이 높은 감염질환이라 여러 병원에서 입원치료를 거절당했어. 얼마나 마음 아팠는지 몰라. 가까스로 간 병원에서 일주일 안에 스스로 이겨내지 못하면, 그대로 보내야 한다는 말에 나는 무너졌지. 그 때, 기운 내고 살아줘서 고마울 뿐이야. 그날 이후로 내 세상이 얼마나 달라졌는지. 퐁듀가 좋아하고 알아듣는 방식으로 누나가 더 많이 표현해볼 수 있도록 노력할게. 간식만큼은 조금 참아야 하더라도 건강을 위한 거니까 너무 속상해 말아줘!
퐁듀의 말도 내가 들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누나가 지금 잘하고 있나, 아픈 곳은 없나, 무엇이 필요한지, 물어보고 싶은 것들이 너무 너무 너무 많아. 소리 없이 뭐든 잘 참는 편이라는 퐁듀라서 정말 아픈 걸 내가 찾아내지 못하는 게 가장 걱정돼. 아프면 참지 말고 티를 내줘 퐁듀야! 누나도 꼼꼼히 살펴서 꼭 발견해볼게.
쉿! 이건 비밀인데… 퐁듀는 막 나서지는 않지만 관심을 받는 것을 너무 너무 기뻐해요. 혹여 퐁듀를 마주치신다면 한 걸음 멀리서 퐁듀야~ 하고 다정하게 이름을 불러주세요! 길어서 잘 흔들어지지 않는 꼬리를 있는 힘껏 흔들며 인사하고, 그것도 아쉬워 궁뎅이를 씰룩씰룩 흔들며 반겨줄 거예요!
그리고… 퐁듀의 넓적 네모난 볼은 사실 다 털이랍니다! 까까머리 퐁듀의 홀쭉한 얼굴은 저만 알도록 할게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