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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1_ 강지은 님과 찌로가 답하다

[問101] 반려인 101명에게 묻다

by Eunju2022.10.03

강지은 27세 / 마케터 / @k.zeun_

찌로 시바 믹스 / 1살 / F

우리는… 누구보다 친한 언니동생이야. ‘찌로’는 사실 나의 별명이었어. 보호소에서 구조된 찌로를 처음 만나기로 했던 날, 이름은 어떻게 지을까 며칠을 고민하며 갔던 기억이 나네. 더위를 잘 타는 모습부터 나를 닮은 속눈썹, 더군다나 ‘찌로’라는 이름에 걸맞게 생긴 강아지를 보고 나는 곧바로 결정했어. 내 별명을 이름으로 붙여 주기로 말이야. 우리는 서로 이름을 나눠 쓴 사이가 되었고, 지금은 세상 어떤 자매보다 친한 언니 동생이야.

내가 보는 찌로는… 사랑을 닮은 아이 같아. 사랑에 형체가 있다면 이런 모습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곤 해. 가끔 이불에 실수하고 집안 물건을 망가트려 두는 날이면 꿀밤을 한 대 때려주고 싶기도 하지만, 꼬리를 힘껏 흔들며 예쁜 눈망울로 나를 바라보는 찌로를 보면 미워할래야 미워할 수 없어. 예쁜 눈 속에 사랑이 가득 담긴 모습이 사랑스럽기만 한 아이야.

찌로가 보는 나는… 글쎄. 항상 궁금해. 찌로에게 나는 어떤 모습일까. 한없이 예뻐도 해주고 맛있는 간식도 주고 산책도 시켜주지만, 가끔은 쓴소리 하며 혼도 내고 오랜 시간 집을 비워 혼자 두기도 하니까. 그저 찌로에게 가장 좋은 친구이자, 무엇이든 함께하고 싶은 언니였으면 좋겠다는 마음뿐이야.

우리는 이름을 나눠 쓴 사이
세상 누구보다 친한 자매

우리의 일상은… 평일엔 재택근무를 하는 내 옆자리에 올라와서 잠도 자고 애교도 부려. 가끔은 내 무릎을 베개 삼아 잠을 자기도 하고. 잠깐 커피 사러 나갈 틈이라도 있으면 그새를 못 참고 같이 가겠다고 제일 먼저 현관에 나가 있어. 주변 공원을 실컷 뛰노는 것으로 하루를 마무리해. 주말이면 찌로가 함께 갈 수 있는 카페나 맛집에 함께 가서 시간을 보내거나 마음껏 뛰놀 수 있는 한강공원에서 콧바람을 쐬기도 해. 찌로가 외롭지 않게, 되도록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낼 수 있도록 노력 중이야.

우리가 좋아하는 것과 싫어하는 건... 우리는 함께 산책하고 여행하는 걸 좋아해. 찌로와 함께한 지 이제 반년이 되어가는데, 이번 여름에는 3번이나 바다에 다녀왔어. 함께 모래사장을 뛰어다니고 여행했던 시간은 힘들 때마다 꺼내 보고 싶은 추억이야.
찌로는 물을 싫어해. 샤워하는 것은 물론, 바다나 수영장에 들어가는 것도 싫어해. 그래서 몇 번이고 수영을 시켜보려 시도했지만 결국 실패했어. 그치만 쫄딱 젖은 몸으로도 도망가는 찌로를 보면, 또 빠트리고 싶은 충동이 든달까. (웃음)

우리가 꿈꾸는 건… 찌로와 유럽 여행을 가고 싶어. 대학 시절 교환학생으로 독일에 다녀왔는데, 유럽 사람들이 반려견과 함께하는 라이프가 참 좋아 보여서 부러웠어. 반려견과 많은 것들을 누리면서, 주변 이웃들도 반려동물을 예뻐해주는 모습까지도. 견주들이 타인을 위해 배려를 잊지 않는 것도 인상 깊었어. 찌로와 국내 여행은 많이 해봤으니 이제 더 넓고 자유로운 곳에서 함께 여행하는 날이 하루빨리 오기를 기대하고 있어.

찌로가 내 말을 알아 들을 수 있다면… 찌로야, 언니는 찌로가 어떤 모습이라도 너를 세상에서 가장 사랑해. 그러니까 아프지 말고 언니와 오빠 옆에서 오래오래 함께 해줘. 너는 언니의 행복이자, 기쁨이고, 사랑이야. 우리에게 오기까지 외로운 시간을 보호소에서 보냈겠지만 이제 남은 너의 모든 시간 동안 언니오빠가 그 옆을 지켜줄게. 사랑해. (아 참! 찌로는 기억할지 모르지만, 찌로의 엄마도 잘 지내고 있을 거야. 언니는 네 엄마에게 너무 감사한 마음뿐이란다. 우리 시간이 되면 꼭 논산에 놀러 가보자!)

쉿! 이건 비밀인데… 너에게 든든한 언니, 오빠가 되어주고 싶지만 언니 오빠도 가끔 울보가 되는 걸 알고 있어? 회사 일로 힘들었던 날, 오빠랑 다퉈서 속상한 날, 마음먹은 일이 뜻대로 되지 않는 날. 속상한 일들을 적어 두는 비밀 일기장처럼 언니에게 찌로는 모든 것을 터놓을 수 있는 친구이자 사랑하는 동생이야. 우리는 가끔 이제 1살밖에 되지 않은 네가 강아지별에 가게 될 날이 벌써부터 겁이 나서 울먹이기도 한다. 먼 미래가 되기를 바라는 그날이 온다면, 찌로가 강아지별에서 언니오빠와 함께여서 행복했다고 말할 수 있게 더, 더 많이 사랑해줄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