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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9_ 박소희 님과 희동이가 답하다

[問101] 반려인 101명에게 묻다

by Gayeon2022.09.26

박소희 23세 / 대학생 / @parksohul

희동 포메라니언 / 3살 / M

우리는… 서로의 빈자리를 메우는 관계같아. 너무 진지해 보이는 표현일지는 모르겠지만, 직관적인 표현이랄까. 희동이는 내 발 밑, 내 무릎 위에 올라오는 걸 좋아해. 내 공간의 빈자리에 들어오는 거지. 내가 희동이에게 물리적으로 빈자리를 채워줬다면, 나에게 희동이는 정신적인 안정감과 유대감을 가득 채워줘. 서울에서 타지 생활을 하다 보면 지치거나 무감각해지는 순간들이 오는데, 희동이를 보면 내 모든 감각이 깨어나는 것 같아. 사랑, 기쁨, 다정함, 애틋함 이런 감정들로 하여금 말이야.

내가 보는 희동이는… 희동이는 세 살인데도 참 점잖아. 성격과 표정이 그래. 강아지가 점젆다니 좀 웃기지? 희동이가 산책하지 않을 때 집에서 보통 거실 창문을 보면서 멍을 때리는데, (일명 창문멍) 명상하는 듯 보이는 뒷모습과 게슴츠레 뜬 눈이 웃기고 귀여워.ㅋㅋ
그리고 사람을 지긋이 쳐다보는 걸 좋아하는데, 어릴 때부터 그랬었어. 그렇게 쳐다보던 눈빛이 ‘아기공룡둘리’의 ‘희동이’를 닮아서 이름도 희동이라고 지었지.

희동이가 보는 나는… 희동이를 만났을 때부터 항상 나와 있는 시간이 제일 길어서 그런지 가족들 중에서도 나를 자기의 엄마, 보호자로 인식하는게 느껴져. 예를 들면, 잠잘 때 꼭 내 옆으로 온다던가, 소파에 앉으면 내 쪽으로 와 있고, 유독 내 목소리에 더 잘 반응하더라고. 이런 모습을 보면 더 애틋해지고 모성애 같은 게 생겨나더라. 이런데 어떻게 안 예뻐할 수 있겠어.

희동이를 보면
사랑, 기쁨, 다정함, 애틋함
모든 감각이 깨어나는 듯 해

우리의 일상은… 희동이는 아침형 강아지야. 주인의 생활 패턴을 그대로 닮나봐. 오전 5시에 기상해서 밤 10시 즈음에 잠들지. (물론, 나는 항상 이렇진 않아~ㅎㅎ) 어스름한 새벽부터 아침 산책을 해. 조용하고 차가운 분위기의 새벽을 좋아하는데, 희동이도 그런지 아침 산책이 가장 활기가 넘쳐! 그리고 희동이가 좋아하는 ‘도망가기’ 놀이도 해. 희동이가 좋아하는 공룡인형을 물고 있으면, 내가 그걸 뺏으려는 척 하면서 좇아가는 거야. 이 놀이 방식을 어떻게 아는지 잡혔다가 도망갔다가 하는 희동이를 보면 신기해.

우리가 좋아하는 것과 싫어하는 건... 나랑 희동이는 좋아하는 야채, 싫어하는 야채가 비슷해. 나는 초록색 잎 야채는 썩 좋아하지 않고, 당근이랑 오이를 좋아하는데 희동이도 마찬가지더라.
또 희동이가 좋아하는 건 푹신한 곳이야. 자기 침대가 아닌 곳에도 담요나 이불을 접어서 두었다 하면 원래 자기 자리인 것 마냥 바로 위에 올라가서 누워버려. 이런 모습에 또 내 입꼬리가 막 올라가지.

우리가 꿈꾸는 건… 희동이랑 아직 바다를 가본 적이 없어. 강아지에게 다양한 후각적, 청각적 경험을 시켜주는 게 좋다고 하던데, 언젠가 희동이와 넓은 해변에서 하루 종일 뛰어다니고 싶어. 그거 말고는 항상 지금처럼 건강하게 아침에 깼다고 신나서 달려오고, 산책하고, 술래잡기 놀이하고, 잠들기 전 아이컨택 한 번에 행복하게 잠드는 이 일상 말고는 더 바랄게 없어.

희동이가 내 말을 알아 들을 수 있다면… 희동아~ 내가 가장 행복한 반려자가 될 수 있게 해줘서 고마워. 너도 나랑 이 세상에서 지내는 동안 가장 행복한 강아지가 될 수 있게 노력할게. 사랑해.

쉿! 이건 비밀인데… 비밀까진 아니지만, 희동이는 미용실에 가는 걸 무서워해서, 거의 모든 미용을 집에서 하거든. 그런데 우리 아빠의 미용실력이 점점 늘고 있어. 최근엔 곰돌이컷 비슷하게 깎으셨는데, 유명한 강아지 미용실 부럽지 않더라고~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