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분 읽기

자매는 용감하다

[PEOPLE] 프루티바스켓 유진 & 유다희 님을 만나다

by Eugene2022.08.05

“우린 맨날 싸우는데, 결정적인 순간에는 동생만 찾게 돼.”

오랫동안 잊고 지냈던 대학 동기의 얘기가 갑자기 떠올랐다. 늘 동생과 붙어 다녀서 동네에선 쌍둥이 자매 소리를 들었지만, 매일 싸우는 걸로 더 유명했다던 그 친구. '내가 동생 욕하는 건 참아도 남이 건드는 건 못 참아 머리끄댕이를 잡은 적이 여러 번'이라는 너스레에 웃으면서도 내심 부러웠던 기분이 뜬금없이 되살아 났다.

반려동물 클린 뷰티 브랜드 ‘프루티바스켓(Fruity Basket)’을 공동 창업한 유진(위 사진 오른쪽), 유다희 님이 그 ‘엉뚱한 자매’의 업그레이드 버전이라는 엉뚱한 생각이 들었다.

인터뷰 내내 까르르~ 기분 좋은 웃음을 터뜨리며 서로를 들었다 놨다 하는 메시와 호날두급 티키타카를 보여주다가도 사업 얘기 앞에서는 사뭇 진지해지는 두 젊은 대표.

안정적인 직장을 박차고 나와 창업이라는 정글에 첫 발을 내딛은 그들.

진짜 용감한 건 ‘형제’가 아니라 ‘자매’였다.

Q. 우선 ‘프루티바스켓’부터 이야기를 시작해볼까요. 어떤 브랜드인가요?

진 : 프루티바스켓은 친환경 반려동물 클린 뷰티 브랜드에요. 강원도 평창에서 재배한 당근과 여러 가지 과채로 만든 풋클린저와 샴푸바 등 케어 제품들을 선보이고 있어요.

다희 : 저희는 지속가능한 반려문화를 지향하고 있어요. 그래서 반려동물이 핥아 먹어도 안심할 수 있는 제품을 만들고 싶었고, 전 제품을 자연유래 성분으로 EWG 등급만 사용했답니다.


Q. 창업을 결심하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다희 : 집에 있는 호떡이(미니어쳐 푸들) 덕분이죠. 3년 전에 호떡이를 입양했는데, 안심하고 먹이고, 씻길 수 있는 제품들이 많지 않더라고요. 어떤 원재료로 어떻게 만들어 졌는지 알 수가 없는 거에요. 이런 생각을 하는 사람이 비단 저만 있는 건 아닐거라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제가 직접 만들자는 생각까지 하게 됐답니다.

진 : 처음엔 모두 '유난'이라고 그랬어요. 쇼핑몰에 간식이랑 용품이 이렇게 많은데. 그래도 뭐가 들어갔을 지 모르는데 어떻게 먹이고 쓰냐며 난리를 치더니 어느새 창업까지 하게 됐어요.ㅎㅎ


Q. 호떡이가 첫 번째 반려동물이었던 모양이네요.

다희 : 네~ 호떡이 입양할 때 고민이 엄청 많았어요. ‘이 작은 생명을 내가 잘 돌볼 수 있을까’라는 걱정이 많이 았거든요. 그렇게 3년을 생각하다가 호떡이를 데려왔어요. 그런데 아이를 유치원에만 보내면 맡겨 놓는 거지 제가 키우는 게 아니잖아요. 그래서 처음 6개월 동안은 직장도 그만두고 약속도 안 잡았어요. 오직 호떡이 옆에만 붙어 있었죠. 그땐 자다가 작은 소리만 나도 벌떡 일어나서 호떡이를 살폈어요. 요 작은 생명체가 잘 못될 것 같아서 말이죠.ㅎㅎㅎ

Q. 다희 님은 그렇다 쳐도, 유진 님도 창업에 관심이 많았나요?

진 : 어느 날부터 동생이 저만 보면 사업 얘기를 계속 하는 거에요. 자고 있는데 막 깨워서 동영상을 강제로 보게하기도 하고요.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제가 새벽 5시까지 동생이랑 창업 얘기를 하고 있더라고요. 결국 회사 퇴직금까지 영끌해서 프루티바스켓을 시작했어요. 가스라이팅을 당한 거 같아요.ㅎㅎㅎ


Q. 자매가 함께 사업하는 게 쉽지는 않을 것 같아요.

다희 : 저희가 안 친했으면, 시작도 못했을 거에요. 그리고 사업을 준비하는 초창기에 진짜 너무 많이 싸웠어요. 둘만의 접점을 찾은 지금은 오히려 괜찮아요.


Q. 첫 사업이라고 보기엔 완성도가 무척 높습니다. 프로토타입으로 생각했던 브랜드가 있을 것 같은데요.

진 : 동생이 ‘러쉬(Lush)’를 엄청 좋아했어요. 그래서 처음에는 러쉬처럼 썰어서 가져갈 수 있는 스파 입욕제를 생각했었어요. 여러 가지 여건 상 제품화는 포기했지만, 자연에서 얻은 신선한 재료 사용과 동물실험을 반대와 같은 아이덴티티는 푸르티바스켓에 녹아난 것 같아요.

Q. 요즘엔 친환경이라는 콘셉트가 너무 흔하잖아요. 하지만 프루티바스켓은 진정성이 느껴져요.

다희 : 함께 창업한 저희 팀원들은 모두 어릴 때부터 함께한 동네 친구들인데요. ‘지구방위대’라는 이름으로 세상에 선한 영향력을 주는 사람들이 되자고 항상 얘기했었어요.ㅎㅎ 그 중 환경에 진짜 진심인 친구가 있어요. 우영우 변호사가 늘 돌고래 얘기를 하듯이, 평소 생각지도 못했던 환경에 대한 얘기를 들려줍니다. ‘동물만 중요한 게 아니라 같이 살아가는 환경도 중요해’ 라고요.ㅎㅎ

진 : 그 친구 덕분에 저희도 몰랐던 여러 가지 환경 문제와 실험 동물에 대해서도 알게 됐어요. 그래서 늘 친환경이라는 방향성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고, 브랜드와 제품을 통해 자연스럽게 메시지를 전달해 많은 분들이 동참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Q. 비글구조네트워크에 수익금의 25%나 기부하고 실험견 구조에 앞장서고 있는 것도 그런 맥락이었군요.

다희 : 유기견에 대한 문제는 알고 있었지만, 비글구조네트워크의 비하인드스토리는 몰랐어요. 실험견으로 비글이 많이 희생되고 있고, 그 후에 입양처가 마땅치 않다는 것도 알게 됐어요. 이 문제를 더 많은 분들이 알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관심이 있어야 개선될 수 있으니까요. 동물 실험을 반대하는 브랜드 정체성과도 맞고요.


Q. 브랜드 홍보 이미지에 반려견 대신 반려인형(?)이 출연했어요.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다희 : 화보나 상세페이지 자료에 동물이 나오면 제품의 기능성을 효과적으로 보여줄 순 있을테지만, 모델을 할 친구가 하루종일 고생을 해야 하잖아요. 그렇다고 그 친구한테 동의를 구한 것도 아니고요. 그래서 양모 인형으로 촬영했어요.

Q. 프루티바스켓이 착하기만한 브랜드는 아닌 것 같아요. 아이템 리뷰에 참여한 리뷰어들의 제품의 기능성에 대한 반응이 엄청 좋았어요.

진 : 제품에 만족하셨다니 기분이 좋은데요.ㅎㅎ 브랜드의 철학과 메시지도 중요하지만, 착하기만하면 비영리단체와 다를 게 없잖아요. 고객의 불편을 해소하고 개선할 수 있는 퀄리티는 기본이라고 생각합니다.


Q. 평창 당근이 신의 한 수였던 것 같아요.

진 : 제품을 기획할 때 과채 성분 중 어떤 걸 선택할까 고민이 많았는데요. 그때 당근이 핫했어요.ㅎㅎ

다희 : 15가지 과채 성분을 고르고 골랐는데, 개가 안전하게 먹을 수 있는 과채가 몇 가지 안 되더라고요. 그 중 하나가 당근이었고, 개의 면역계와 신경계에도 좋은 재료였어요. 바나나, 딸기, 알로에처럼 상업적으로 널리 사용되지도 았았고요.


Q. 프루티바스켓의 여러 제품 중 특히 풋케어 시리즈가 무척 인상적이었어요.

다희 : 개를 키우면 물티슈를 정말 많이 쓰게 돼요. 매일 산책을 기본 두 번 나가니까 하루에 적어도 10장은 쓰게돼요. 쓰레기 양이 상당하고, 대단히 좋은 성분이 있을 것 같지도 않았어요. 저희 어머니가 가재 수건으로 발바닥 닦는 걸 좋아하셨는데, 그걸 보고 만든 게 세트 상품인 순면 손수건이에요. 쉽게 마르기도 하고 편하더라고요.


Q. 또 준비하고 있는 아이템이 있나요?

다희 : 천연 에센셜 오일로 만든 해충 퇴치제를 준비 중이에요. 작은 용기이지만, 에센셜 오일이라 적은양으로 충분히 효과를 확인할 수 있어요. 이번달(8월) 말에 와디즈 펀딩을 오픈할 계획입니다. 10월까지도 진드기나 모기 같은 해충들이 많으니까 많은 관심 가져주세요.ㅎㅎ

유진 & 유다희

친환경 반려동물 클린 뷰티 브랜드
‘프루티바스켓’을 전개 중인 유진 님과 유다희 님은
미니어쳐 푸들 호떡이와 반려생활 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