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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인들이여, 고야드를 리스펙하라

[BRAND] 전지적 반려관점으로 ‘고야드’를 뜯어보다

by Eugene2022.06.17

한참 뜨겁던 7~8년 전에 비하면 내리막인 건 확실하지만, ‘고야드(GOYARD)’는 여전히 가성비 좋은 럭셔리 브랜드로서 제 효용가치를 충분히 어필하고 있다.

일명 기저귀 가방으로 통하는 생루이(Saint Louis) 토트백이나 건달끼를 쏙 뺀 세나(Senat) 클러치백 같은 시그니처 모델은 고유한 ‘Y’자 고야딘(Goyardine) 패턴만으로 무심한 듯 시크하게 사람들의 시선을 끌어 당기니까 말이다.

하지만 고야드가 유서 깊은 반려동물 액세서리 컬렉션을 갖고 있다는 걸 아는 사람은 많지 않을것이다. 1890년대부터 완성도 높은 제품들을 출시했으니, 이만한 아카이브를 갖고 있는 펫 프렌들리 브랜드가 또 있을까?

생각보다 오랜 역사를 가진 브랜드

고야드는 홈페이지에 브랜드의 기원을 1792년이라고 올려놓고 있다. 하지만 절반은 사실이고, 절반은 억지에 가깝다.

이유는 실질적인 고야드의 창업주인 프랑소와 고야드(Fran?ois Goyard)가 17살에 견습생으로 취업한 포장 전문 부티크의 전신인 ‘메종 마르탱(Maison Martin)을 브랜드의 기원이라고 자기 최면을 걸고 있는 셈이기 때문이다.

1828년 생인 프랑소와 고야드는 1952년에서야 메종 마르탱의 후신인 ‘메종 모렐’을 직접 인수하고, 이듬해인 1953년 이름을 ‘메종 고야드’로 변경한다. 이후 프랑소와 고야드는 32년간 기술적인 완성도를 높이고, 1885년 25살인 장남 에드몬드 고야드(Edmond Goyard)에게 부티크를 물려준다.

에드몬드는 브랜드 명을 ‘E_고야드’로 바꾸고, 누구나 다 아는 Y자 패턴인 ‘고야딘’을 완성해 실질적인 고야드 역사를 시작한다.

당시 유럽은 귀족 집안의 2세들이 유서깊은 프랑스와 이탈리아 도시로 심미안과 교양을 쌓기 위해 가정교사와 하인을 데리고 2~3년간 럭셔리 수학 여행을 떠나는 것이 유행이었다. 이른바 ‘그랜드 투어(Grand Tour)’ 문화는 상류 계층의 변별적 지표가 되었고, 18세기 후반에는 대중화 되면서 여행 트렁크의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1912년 타이타닉의 침몰로 그랜드 투어 문화가 역사에서 사라질 때까지 ‘루이비통(Louis Vuitton)’처럼 고야드도 이 열풍에 탑승해 큰 성장을 이루고, 명성을 얻었다.

하지만 고야드는 토털 브랜드로 사업을 확장한 루이비통과 달리 맞춤 가방이라는 오리지널리티와 가족 경영 방식을 꿋꿋이 고수했다.

고야드의 고집은 수 많은 셀럽들이 이 브랜드 트렁크를 사용함으로써 그 가치를 입증했다. 대표적으로 파블로 피카소, 자크 까르티에, 록펠러, 에스티 로더, 마담 퐁피두, 코코 샤넬, 에디트 피아프, 잔느 랑방, 칼 라거펠트 등 당대의 셀럽들이 나만의 이름을 새긴 고야드를 소유했다.

시대를 뛰어넘은 펫-시크의 절정

고야드의 2대 오너였던 에드몬드는 브랜딩과 타깃 오디언스에 대한 이해가 높은 경영인이었던 게 분명하다. 그는 오늘날의 고야딘 패턴으로 브랜드의 상징을 완성했고, 주요 고객인 귀족들의 또 다른 가족인 반려동물을 영리하게 공략했다.

당시 고야드의 가장 큰 고객은 앞서 설명한 대로 그랜드 투어를 떠나는 유럽의 부유층 자제들이었다. 이들은 수년간 떠나는 여행길에 반려동물을 동반했고, 계층에 맞는 럭셔리한 반려 용품들이 필요했다.

고야드는 귀족 가문의 반려동물을 위한 클로짓(옷장) 형태의 대형 트렁크부터 이동장과 캐리어, 가방, 밥그릇, 리드줄, 칼라 같은 제품들을 패밀리 라인으로 제작해 연계구매를 유도했다. 동물의 종류도 다양했다. 개뿐만 아니라 고양이와 원숭이를 위한 용품도 함께 구성했다.

펫 컬렉선의 인기에 힘입어 에드몬드는 과감한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 유명 일러스트레이터의 그림에 “고야드에서, 가장 시크한 반려견 패션을 만날 수 있다(les chiens les plus chics s’habillent chez Goyard)"는 카피를 넣은 광고를 파리 곳곳에 게시할 정도였다.

고야드는 이후로도 펫 컬렉션의 전통을 지켜왔고, 2008년에는 파리에 반려견만을 위한 부티크를 오픈했다.



그리고 얼마 전 공중파의 한 리얼리티 프로그램에 출연한 유명 연예인의 집안 전경에 고야드 이동장이 스치듯 노출되어 화제가 되기도 했다.

만약 쫌 무리해서 플렉스해볼 생각이라면 생루이 토트백의 디자인에 영감받은 Chien Gris bag을 추천한다. 일단 모두 다 아는 고야드 디자인을 기본으로 하고 있어 활용도가 높을 뿐 아니라 큼직한 바게뜨를 넣고 다니기에도 안성맞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