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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과 일상의 거침없는 콜라보
[BRAND] 전지적 반려 관점으로 알레시를 살펴보다
by Eugene2022.06.14
리차드 쉐퍼, 알렉산드로 멘디니, 알도 로시, 필립 스탁.
낯선 이름들이지만, 하나 같이 인더스트리, 건축, 가구 등 다양한 분야의 세계적인 디자이너들이다. 세대와 국적, 장르.. 모두 제 각각인 이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알레시(Alessi)’의 디자이너로 프로젝트에 참여해 인생의 역작들을 남겼다는 점이다.
알레시는 작은 생활 소품을 만드는 회사이지만, 디자이너들에겐 거대한 산 같은 브랜드이다. 어떤 아티스트도 그들의 콜라보레이션 제안을 거부하기는 어렵다.
100년간 알레시가 예술과 일상의 경계에 놓아온 거대 한 마일스톤들이 자신의 몫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100 YEARS
알레시의 창업주인 조반니 알레시(Giovanni Alessi)는 형제들과 1921년 이탈리아 북부 밀라노 인근의 작은 마을인 오메냐(Omegna)에서 금속 주방용품 가내수공업 공장을 열었다.
조반니 알레시는 당시 주로 문 손잡이를 만드는 판금기술자로서 명성을 얻었고, 2대 경영자인 아들 카를로 알레시(Carlo Alessi, 사진)는 대량생산방식으로 전환하고 레스토랑과 호텔의 용품을 생산하며 라이프스타일로 사업 영역을 확장했다.
그리고 마침내 4대 경영자인 알베르토 알레시(Alberto Alessi)가 1980년대로 접어들면서 세계적인 건축 디자이너들과 본격적인 콜라보이션을 통해 역사적인 디자인 제품들을 세상에 내놓으며, 글로벌 브랜드로 발돋움하는 데 성공한다.
이후 알레시는 전속 디자이너라는 개념을 버리고 전 세계의 디자이너와 자유롭게 교류하면서 셀 수 없이 많은 상상력과 영감을 알레시의 디자인으로 흡수했다.
알베르토는 알레시를 가리켜 ‘드림 팩토리(The Dream Factory)’라고 부르길 즐겼다. 꿈을 만드는 공장. 이 한 마디에 알레시의 철학이 응축되어 있다.
작은 생활 소품이지만, 세계적인 디자이너의 숨결이 녹아든 컬렉션을 누구나 마음 먹으면 가질 수 있는 현실의 꿈으로 만들어 냈기 때문이다.
SIGNATURE
알레시의 시그니처는 누가 뭐래도 알렉산드로 멘디니(Alessandro Mendini)의 작품을 빼놓을 수 없다.
당대 최고의 건축가이자 디자이너였던 그는 1983년 알레시와 ‘차와 커피를 위한 광장(Tea & Coffee Piazza)’를 기획했다. 건축가가 디자인한 테이블웨어라는 자체만으로 혁신적이었지만, 조형적으로 완벽한 아름다움을 구현해낸 제품은 예술적이란 극찬을 받았다.
또한 멘디니는 알레시의 유명한 와인 오프너인 ‘안나G’도 디자인했다. 발레리나였던 아내를 모티브로 디자인한 이 오프너는 현재까지 1천만개 이상 판매됐으며, 아직도 세계적으로 1분에 한 개씩 판매되고 있는 베스트셀러이다.
1990년대를 대표하는 산업디자인의 아이콘인 필립 스탁(Philippe Starck)도 알레시의 역사에서 빼 놓을 수 없는 슈퍼스타이다.
알레시와 함께 진행한 프로젝트 중 단연 최고는 외계에서 온 우주선을 떠올리는 레몬착즙기(Juicy Salif)이다. 조개 껍데기를 닮은 몸통에 곤충의 다리를 연상시키는 긴 세개의 다리로 구성된 이 제품은 전 세계 소비자들의 미감(美感)을 한 단계, 아니 두 세 단계는 올려 놓았다.
ANIMAL COLLECTION
알레시의 반려동물 용품은 디자이너 미리암 미리(Miriam Mirri)의 상상을 거쳐 탄생했다.
볼로냐에서 태어나 밀라노에서 활동한 미리암은 테이블 웨어, 침구, 시계, 가구 반려동물 용품 등 다양한 분야의 디자인 작업을 통해 명성을 쌓았고, ‘헹켈’ ‘세이코’ ‘하겐다즈’ ‘바세티’ ‘만다리나덕’ 등 글로벌 브랜드와 협업을 진행했다.
짝퉁이 워낙 많아 다들 한 번쯤은 봤을 하트 모양으로 된 러브 스푼이 바로 그의 작품이다.
알레시에서는 반려동물을 위한 식기와 사료통, 그리고 풉백 등을 디자인했다. 오브제로 풀어낸 사랑스런 동물들의 이미지에서 여성적인 섬세함이 디테일에서 엿보인다. 특히 뚜껑이 있는 개와 고양이 식기는 평범한 사료도 특별하게 만들어 줄 것 같은 기분이 든다.
미리암과 달리 건축가이자 산업디자이너인 마이클 부퀼론(Michel Boucquillon)은 반려동물을 위한 시크한 디자인의 침실과 식기를 디자인했다.
벨기에 브뤼셀 출신의 디자이너인 마이클은 건축물에 독특한 패턴의 디자인을 입히는 것으로 유명하다. 산업 디자인 분야에선 세계적인 조명 브랜드 ‘아르떼미데’를 비롯해 명품 욕실 용품 브랜드 ‘안토니오루피’ 패션 브랜드 ‘페레가모’ 등과 협업을 통해 그만의 디자인 감성을 선보여 왔다.
알레시에서 디자인한 개와 고양이를 위한 침실은 그의 스타일을 명확히 보여준다. 군더더기 없이 라인으로 표현한 아늑함, 그리고 레드 포인트로 위트까지 살뜰하게 챙기는 감성이 돋보인다.
마치 거대한 올림픽 주경기장을 축소해 놓은 듯한 식기 또한 미니멀하면서도 고급스런 곡선이 가치를 높여준다.